월스트리트저널: 트럼프, 제프리 에프스타인 관련 파일에 자신의 이름 다수 포함 사실 통보받아

워싱턴 D.C.—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팸 본디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성범죄자 제프리 에프스타인 관련 내부 자료에 자신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2025년 7월 23일, CNBC 뉴스에 따르면 해당 면담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본디 장관과 토드 블랑쉬 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으며, 이후 법무부가 7월 7일자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에프스타인 파일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 수 주 전에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7월 18일 백악관에서 ‘Genius Act’에 서명하는 모습

보도에 따르면 본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타 고위 인사들도 다수 언급되어 있으며 상당수 내용이 미확인 풍문에 기반해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에프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언급됐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행위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료 비공개 결정과 MAGA 지지층의 반발
법무부가 예고와 달리 자료 공개를 거부하자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은 거센 반발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본디 장관에게 에프스타인 및 기슬레인 맥스웰 연방 대배심(transcripts) 기록 공개를 법원에 요청하도록 지시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이 2025년 7월 15일 DEA 본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트럼프-에프스타인 관계
트럼프 대통령과 에프스타인은 2000년대 초까지 친분을 유지했으나, 에프스타인이 2019년 8월 아동 성매매 연방 기소 후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기 훨씬 이전에 결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프스타인은 영국 앤드루 왕자 등 세계 각국 부유층·유명 인사들과도 교류했다.

백악관 대변인 스티븐 청(Steven Cheung)은 CNBC에 “대통령은 에프스타인을 마러라고 클럽(Mar-a-Lago)에서 추방한 사실이 전부”라며 “민주당과 자유 언론이 꾸며낸 가짜 뉴스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본디·블랑쉬 두 사람도 공동 성명을 통해 “FBI와 법무부가 해당 파일을 검토한 결과 추가 수사·기소 사유가 없다는 결론이 7월 6일자 메모에 명시돼 있으며, 대배심 기록 공개를 이미 법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즉답과 음모론 제기
ABC뉴스 기자가 “장관에게서 ‘대통령 이름이 파일에 있었다’는 말을 들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간략한 브리핑만 받았다”며 “해당 파일은 전 FBI 국장 제임스 코미와 민주당 정부(버락 오바마·조 바이든)에서 만든 것”이라는 음모론적 발언을 내놨다.


법무부 내부 인사 이동
지난주 법무부는 뉴욕 남부지검 소속 모린 코미 연방검사를 해임했다. 그는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의 딸로, 과거 에프스타인·맥스웰 사건을 담당해왔다.

WSJ ‘생일 편지’ 폭로와 100억 달러대 소송
WSJ는 지난주 2003년 트럼프가 에프스타인 50세 생일에 보낸 “선정적(bawdy)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굵은 매직으로 그린 나체 여성 윤곽선 안에 활자로 입력된 메시지가 들어 있었으며, 트럼프의 서명 ‘Donald’가 여성 하체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편지는 “Happy Birthday — and may every day be another wonderful secret”라는 문구로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가짜 WSJ 기사”라며 해당 서신 작성 사실을 부인했고, 다음 날 10억 달러 이상(보상·징벌 포함 총 100억 달러)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명예훼손 소송을 루퍼트 머독과 뉴스코퍼레이션, WSJ 발행사 다우존스, 기사 작성 기자 2인을 상대로 제기했다. 다우존스 대변인은 “보도 정확성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 해설: ‘그랜드 저리’와 ‘스테이블코인’
그랜드 저리(Grand Jury)는 미국 연방 형사 절차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증거를 비공개로 심리하는 제도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법정통화와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다.

정치적 파장 및 전망
에프스타인 사건은 오랫동안 미 정치권과 대중문화 전반에서 음모론적 관심을 받아왔다. 자료 공개 여부는 트럼프 재선 캠페인, 법무부 독립성 논란, 그리고 언론 자유 쟁점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전문가들은 “대배심 기록이 실제로 공개될 경우, 익명 증언자 보호와 공정 재판권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원이 공개 요청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용어 설명
MAGA: 트럼프 전·현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지지하는 지지층을 지칭한다.
마러라고(Mar-a-Lago):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소유 리조트형 사저로, 대통령 집권 후엔 ‘겨울 백악관’이라 불렸다.

취재·번역: AI번역팀, 편집: 데이터저널리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