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조직 단순화 위해 수백 개 매장 지원 직무 감축

캘리포니아 오션사이드 월마트 매장 전경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기업 월마트(Walmart Inc.)수백 개의 매장 지원 직무를 없애고 조직 구조를 더욱 간소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5년 7월 17일, 블룸버그 통신이 확보한 사내 메모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매장 관리자들을 지원하던 ‘마켓 코디네이터’(market coordinator) 직군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소매거인의 연속적인 구조조정 흐름의 일환이다.


마켓 코디네이터는 약 12개 매장을 총괄하는 마켓 매니저(market manager)를 돕는 본사급 직무다. 해당 인력은 제품 진열·가격 정책·재고 관리 등 현장의 운영 데이터를 취합·보고하며, 각 매장의 전략적 실행을 지원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이 직무가 완전히 사라짐에 따라, 수백 명의 코디네이터가 매장 단위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회사는 또한 직원·관리자 교육을 담당하는 ‘월마트 아카데미(Walmart Academy)’ 소속 코치(coach)·코디네이터 일부도 감축한다. 월마트 측은 해당 인원에게 지역 내 ‘스토어 코치’(store-level coach) 직무를 보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토어 코치는 현장 직원 교육·동기부여·직무 배치를 관리하는 매장 기반 관리자급 역할이다.

“이번 조치는 매장 운영 체계를 단순화해 의사결정 속도와 현장 실행력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사내 메모는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는 외부 질의에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에도 즉각적인 답변은 없었다.


이번 감원은 월마트가 최근 1년 새 거듭해온 ‘슬림 조직’ 전략을 재차 확인시킨다. 월마트는 지난 5월에도 글로벌 기술 운영, 미국 내 전자상거래 물류, 광고 사업부(월마트 커넥트)를 포함한 부문에서 약 1,500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피스를 폐쇄하고, 직원들을 캘리포니아·아칸소 주요 허브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추가 감원을 단행했다. “핵심 거점 통합을 통한 협업 시너지”가 명분이었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 내 160만 명, 전 세계적으로 약 210만 명을 고용해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정비 부담과 전자상거래 경쟁 심화로, 지난 수년간 꾸준히 ‘인원 재배치+기술 투자’ 모델을 추구해 왔다.


가격 인상 압박과 관세 비용

5월,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고율 관세로 인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고물가·환율 변동·글로벌 공급망 구조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통업 전반에 비용 절감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어 해설
마켓 코디네이터는 본사 소속으로, 여러 매장을 통합 관리하는 마켓 매니저를 지원하는 중간 관리자급 직무다.
월마트 아카데미 코치는 교육 프로그램 설계·진행을 담당하며, 주로 신규 관리자 육성을 맡는다.
스토어 코치는 개별 매장에서 인력·서비스·재고·고객경험을 담당하는 현장 관리자다.


업계 반응

월마트의 지속적 구조조정은 Target·Costco·Amazon 등 경쟁사들의 효율화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은 현장 직원의 민첩한 의사결정”이라며, 직무 간소화가 고객 경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노동조합 단체는 “안정적 고용을 담보하지 못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전망 및 시사점

이번 인력 재편은 월마트가 인공지능 기반 재고·물류 시스템, 자동화 계산대(Self-Checkout), 로봇 픽킹(Robot Picking) 등 테크 드라이브 전략을 앞세워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수순으로 읽힌다. 월마트는 앞으로도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고급 기술 인력을 확충하면서, 현장 조직을 보다 ‘가볍고 빠르게’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월마트의 마진 개선 효과장기 성장 로드맵을 주목하고 있다. 반대로 지역사회 고용 안정성과 노동시장 영향은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