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전자상거래 도약 위해 ‘AI 슈퍼 에이전트’ 도입한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의 AI 전환

미국 뉴욕 — 월마트(Walmart)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슈퍼 에이전트(Super Agents)’ 4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고도화에 돌입한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를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온라인 매출 비중을 향후 5년 안에 전체 매출의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쇼핑객·점포 직원·공급업체 및 셀러·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네 가지 AI 기반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툴들은 기존에 흩어져 있던 AI 기능을 일원화하고 앞으로 새롭게 개발될 AI 서비스의 ‘단일 관문(single entry point)’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1) 쇼핑객용 ‘스파키(Sparky)’ 확장

현재 월마트 모바일 앱에 탑재된 스파키는 대화형 생성형 AI(Gen-AI)로, 운동용품 추천·프린터 잉크 검색·상품 리뷰 요약 등 기본 기능을 제공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슈퍼 에이전트’ 버전은 재주문 자동화, 행사 기획(예: 유니콘 테마 파티), 컴퓨터 비전 기반 냉장고 분석을 통한 레시피 제안 등 고도화된 작업을 사실상 ‘인간 개입 없이’ 수행한다.

여기서 ‘에이전틱 AI(agentic AI)’란, 단순 답변을 넘어 결정·추론·실행을 스스로 수행하는 차세대 생성형 AI를 뜻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이번 주 가족 저녁 식단을 짜줘”라고 입력하면, 에이전트는 냉장고 속 재료를 인식·분석하고, 부족한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아 배달 일정을 조율하는 일련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끝낸다.


2) 점포·본사 직원용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몇 달 내 출시 예정인 어소시에이트 슈퍼 에이전트는 점포 직원부터 본사 사무직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 출산·육아휴직 신청
• 특정 카테고리 매출 실적 조회
• 재고 및 발주 현황 파악

과 같은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해, 각 부서가 개별적으로 사용해 온 복수 AI 툴을 대체할 전망이다.


3) 셀러·공급업체·광고주용 ‘마티(Marty)’

마티는 입점 등록, 주문 관리, 광고 캠페인 제작 등 사업자 전 주기를 지원한다. 월마트는 마티를 통해 입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상품·광고 수를 폭발적으로 늘려 아마존(AMZN)과의 경쟁력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4) 개발자용 ‘디벨로퍼(Developer)’

디벨로퍼 슈퍼 에이전트는 월마트 내부·외부 개발진이 향후 AI 기능을 테스트·배포·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월마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수레시 쿠마르(Suresh Kumar)는 “고객은 이미 생활 전반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에이전트는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을 자동화·단순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일자리 줄일까? — 월마트의 입장

월마트는 현재 신규 에이전트가 일자리를 대체할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데이브 글릭(Dave Glick)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시스템 수석부사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소매업계가 대규모 AI 해고를 겪지 않은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는 지난 6월 “생성형 AI와 에이전트가 향후 수년간 아마존 본사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구글(GOOGL) 역시 생산성 향상을 내세우며 수천 명을 감원했다.


조직 개편 및 인재 확보

월마트는 AI 전략 가속화를 위해 7월 23일, 전 인스타카트(Instacart) 최고제품책임자(CPO) 다니엘 댄커(Daniel Danker)AI 가속화·제품·디자인 담당 부사장(EVP)으로 영입했다. 동시에 ‘EVP, AI’라는 새로운 직책을 신설해 추가 임원 채용에 나섰다.


전망과 함의

① 전자상거래 성장 시나리오
월마트는 전년 매출 6,480억 달러 가운데 온라인 비중이 약 18%로 추정된다. 5년 내 50% 달성은 연평균 20% 이상의 복합성장률(CAGR)을 요하는 과감한 목표다. AI 슈퍼 에이전트가 구매 전환율과 고객 충성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최대 변수다.

② AI 투자 회수 기간
현 시점에서 AI의 단기 재무효과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배송 속도 개선·반품 처리 간소화·재고 예측 정확도 향상을 통해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만 개선돼도, 월마트 규모에서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이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외부 추정치를 인용하지 않고 일반적 시뮬레이션

③ 산업 파급력
오프라인 유통망온라인 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월마트가 AI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전통 소매기업은 물론 빅테크·스타트업까지 경쟁 양상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해설: ‘에이전틱 AI’란 무엇인가?

일반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에이전틱 AI는 행동(action)까지 수행한다. 예컨대 티켓 예약·재무 보고서 작성·물류 최적화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인간 대신 자동으로 실행한다. 이는 ‘자동화된 디지털 직원’과 유사한 개념으로, 향후 서비스 산업 전반에서 높은 파급력을 보일 전망이다.


결론

월마트의 AI 슈퍼 에이전트 전략은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닌 ‘사업 모델 전환’에 가깝다. 기존 대량 구매·가격 경쟁력 프레임을 유지하면서도, 맞춤형 서비스·운영 자동화·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새 축을 더해 아마존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다. 업계·투자자·소비자 모두가 해당 전략의 성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