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 인공지능(AI)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흔들면서 투자자들이 다음 주 발표될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를 앞두고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의 표면 아래에서 진행되는 업종 간 회전(정상화)의 지속성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월마트(Walmart)의 실적과 새로운 경제 지표들이 향후 방향성을 판단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2026년 2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목요일 종가 기준으로 연중 0.2% 하락한 상태이지만, 겉으로는 작은 변동폭이더라도 시장의 일부 구간에서는 큰 폭의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주가의 하락 이후, 보험·자산운용·운송 등 다양한 산업이 새로운 AI 도구에 의해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번 주 주식을 강하게 압박했다.
아트 호건(Art Hogan), B Riley Wealth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 기술은 너무나 새로워서 인공지능이 결국 전 산업을 잠식할 것이라는 내러티브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것이 현재 심리 상태다. 사실상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 심리는 그 지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2026년 초 일부 업종에서 나타난 급락은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AI 관련 이익 기대와 자본 지출 확대 기대가 광범위한 종목 상승을 견인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단일 종목에서 AI 수혜주와 피해주의 등락 폭은 점점 더 극단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나단 크린스키(Jonathan Krinsky), BTIG 수석 마켓 테크니션은 목요일 오전 노트에서 “AI 수혜·피해 주도의 개별 주가 움직임이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약세가 강세를 압도해 광범위한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AI 압력과 업종 회전(rotation)
AI에 따른 압박은 대형 기술 섹터의 하락에도 기여했다. 이 섹터는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상승장(불마켓)을 주도해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4% 이상 하락한 상태다. 다만 기술 섹터의 부진을 상쇄하려는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은 그동안 소외됐던 분야로 자금을 이동시키며 광범위한 상승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2026년 들어 최소 10% 이상 상승한 업종으로는 에너지, 생활필수품(consumer staples), 소재(materials), 산업재(industrials)가 있으며, 중소형주(small-cap)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새로운 시장 리더십이 형성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마크 해킷(Mark Hackett), Nationwide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이제 부인할 수 없는 리더십 전환이 내재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며 “이 전환은 투자자 심리에 점차 박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 섹터는 S&P 500 지수에서 약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기술의 약세가 지수 전반을 끌어내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단일 섹터가 아닌 업종 전반에 걸친 참여 확대가 장기적으로 시장 건전성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케빈 고든(Kevin Gordon), 찰스 슈왑(Charles Schwab) 매크로 연구·전략 책임자는 “기술 주도의 부재로 인해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찍는 것이 정말 어렵다”면서도 “이것이 반드시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월마트 실적·주요 경제지표 예정
다음 주에는 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이던 기간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월마트의 분기 실적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예정이다. 월마트는 소매업계의 대표 지표로서, 이번 실적은 소비자 지출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는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 외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는 최근 데이터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한다.
월마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최근 1조달러(10억달러가 아닌 1조달러)를 웃돌았다. 생활필수품 섹터 내에서 월마트는 단연 최대 기업이며, 해당 섹터는 2026년 들어 약 15% 상승했다. 이 외에 홈디포(Home Depot), 로우스(Lowe’s), 타깃(Target) 등 다른 소매업체들도 향후 몇 주에 걸쳐 실적 발표를 이어간다.
한편, 미국 시장은 월요일 공휴일로 단축 거래 주간에 접어들며, 예정된 경제지표로는 4분기 예비 GDP(advance reading of fourth-quarter GDP), 월간 소비자심리지수, 그리고 물가의 핵심 척도인 개인소비지출(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CE) 물가지수가 포함돼 있다. 지난주 발표된 데이터에서는 1월 미국 고용이 예상과 달리 크게 증가해 노동시장의 안정 신호를 시사했다.
용어 설명
S&P 500는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형주로 구성된 주가지수로,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다.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 중 하나로, 소비자 지출에서의 가격 변동을 반영해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사용된다. 기사에서 사용된 ‘rotation(업종 회전)’은 투자자들이 한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현상으로, 시장 리더십 변화의 전조로 해석된다. ‘whack-a-mole’은 새로 부상하는 위협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의미의 비유로, 한 분야의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분야에서 유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한다는 상황을 가리킨다.
시장 영향과 전망 분석
단기적으로는 AI 관련 불확실성이 특정 섹터의 변동성을 증폭시켜 지수의 횡보 또는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섹터의 부진이 지속되면 S&P 500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으나, 현재 관찰되는 업종 간 광범위한 참여는 하방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생활필수품·소재·산업재 등 기초 실적 기반의 섹터로의 자금 이동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실질 수요가 유지될 경우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중기적으로는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PCE 물가지수, 4분기 예비 GDP 결과가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월마트 실적에서 소비가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소비 관련 섹터의 재평가와 함께 경기 민감주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반대로 월마트가 안정적이거나 견조한 소비를 시사하면, 소비 경기의 회복 기대가 강화되며 경기순환주(사이클릭) 중심의 랠리가 이어질 여지가 있다.
또한 노동시장에 대한 추가 지표와 PCE의 추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를 바꿀 수 있다. PCE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돼 성장주·고평가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반대로 물가가 안정되는 신호가 확인되면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환경은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킨다. 기술주의 단기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섹터 및 자산군 간 균형 재조정, 방어적 섹터(예: 생활필수품·헬스케어)와 경기민감 섹터의 비중을 상황에 맞춰 조절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또한 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가이던스(전망)를 면밀히 분석해 업종 내 차별화된 종목 선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론
요약하면, 투자자들은 AI 관련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변동성과 업종 간 회전의 지속 여부를 주시하는 가운데, 월마트 실적과 PCE·예비 GDP·소비자심리지수 등 다음 주 발표될 핵심 지표들을 통해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된다. 기술 섹터의 약세가 단기적으로 지수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업종별 광범위한 참여와 기초수요에 기반한 섹터들의 강세는 시장의 복원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다가오는 실적과 경제지표를 토대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업종 배분을 세밀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