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광고 파트너십 조건 변경…더 트레이드 데스크 독점권 상실 우려에 주가 6% 급락

[뉴욕 = Investing.com] 미국 광고기술(애드테크) 기업 더 트레이드 데스크(Trade Desk, 나스닥: TTD)의 주가가 15일(현지시간) 장중 6% 하락하며 투심이 크게 흔들렸다. 이는 The Information월마트(Walmart, NYSE: WMT)와의 광고 독점 조항이 사실상 폐지됐다고 보도한 데 따른 즉각적인 시장 반응이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지난 4년간 유지해온 ‘월마트 쇼퍼 데이터 독점 사용 조건’을 삭제했다. 그동안 월마트 광고주가 자사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반드시 더 트레이드 데스크의 플랫폼을 써야 했지만, 이제는 경쟁 애드테크 업체에도 데이터 접근 권한이 열릴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규모와 퍼스트 파티 데이터가 핵심 경쟁력인 리테일 미디어 생태계에서 TTD의 차별적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독점 해지 배경과 업계 파장

월마트는 전 세계 최대 오프라인·온라인 리테일러로, 방대한 결제·구매 정보를 활용한 ‘리테일 미디어’ 부문 성장에 힘써 왔다. 리테일 미디어란 소매업체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타기팅 효율을 극대화하는 사업 모델로, 최근 디지털 광고 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힌다.

더 트레이드 데스크는 스트리밍 TV·디지털 옥외광고·모바일 광고 등에서 프로그래매틱(자동화 매체 거래) 역량을 앞세워 아마존·구글·메타 등 빅테크와 차별화해 왔다. 그러나 월마트 독점이 깨지면 그동안 확보해 온 리테일 미디어 핵심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경쟁사가 진입할 수 있어, 수익성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퍼스트 파티 데이터(First-Party Data)는 기업이 직접 수집한 고객 정보로, 광고 효율·타기팅 정밀도·개인정보 규제 대응 측면에서 최고 가치를 인정받는다. 예컨대 쿠키(브라우저 추적 파일)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퍼스트 파티 데이터는 광고주 생존에 필수 자원으로 꼽힌다.


더 트레이드 데스크, 실적·주가 ‘이중 악재’

이번 악재는 잇따른 실적 둔화로 이미 주가 충격을 겪고 있는 TTD에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회사는 8월 9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 성장률 둔화를 예고하며 다음 날 주가가 35% 폭락한 바 있다. 제프 그린(Jeff Green) CEO는 “지속되는 관세 불확실성이 대형 광고주 지출을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TTD 주가는 지난해 대비 약 50% 떨어졌으며, 이번 월마트 독점 해지 이슈가 겹치면서 연중 최저치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성보다 리테일 미디어 내 전략적 위상이 약화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경쟁 지형 변화: 아마존·구글 ‘기회’ vs. TTD ‘위기’

아마존(Amazon)은 최근 광고주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 전략을 강화하며 TTD 고객을 빼앗기 위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 크리테오(Criteo) 등도 대형 리테일러 데이터와의 연동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월마트 방침이 완화될 경우 다양한 플랫폼 간 고객 접점 쟁탈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더 트레이드 데스크는 “월마트와의 파트너십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으며, 협력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독점’이 ‘비독점’으로 전환됐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 지형 변화를 불러올 구조적 변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 해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데이터 개방 범위: 월마트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자사 데이터를 외부 플랫폼에 제공할지, 구체적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과금 모델 공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② 광고주 이동 속도: 글로벌 브랜드·소규모 판매자 등이 TTD에서 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데는 기술 적응·학습 기간이 필요하다. 단기간 대규모 이탈이 발생할 확률은 낮지만, 인센티브·수수료 조건이 뒷받침되면 이동 가속 가능성이 있다.

③ 수익모델 다변화: TTD는 기존 오픈 인터넷(OTT·CTV 포함) 광고 네트워크 중심에서, 자체 아이덴티티 솔루션 ‘UID2.0’ 확장으로 차별화를 모색 중이다. 일부 전문가는 “월마트 의존도를 낮추고, 스트리밍 TV·해외 리테일러 파트너십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어∙개념 설명

프로그램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실시간 경매(RTB)를 이용해 광고 인벤토리를 자동으로 사고파는 방식.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실시간 최적화가 가능해 대규모 예산 운용 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대형 유통사가 자체 사이트·앱·오프라인 매장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슬롯을 판매하는 플랫폼. 대표적 사례로 월마트 커넥트, 아마존 ADS, 크로거 프리시전을 들 수 있다.


향후 주가 전망

TTD 주가가 기술·심리적 지지선으로 거론돼 온 50달러 초중반을 하회할 경우, 숏 포지션 확대와 추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는 “독점 해지에도 불구하고 월마트와의 계약 구조 자체가 유지되는 만큼, 실제 매출 타격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저가 매수 기회를 언급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독점이 사라지는 추세 속에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파트너 풀 확장 여부가 TTD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