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0.24% 하락…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시그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DXY00 달러 인덱스는 19일(현지시간) -0.24% 하락하며 103선 중반까지 밀렸다. 이는 전날 저녁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7월 29~30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7월 20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했고 상방 위험이 제한된 만큼, 고용시장이 악화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은 미묘했던 연준의 스탠스를 비둘기파(dovish)로 재해석하며 달러 매도세를 강화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7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5~10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6%로 내려오며 금리인하 명분을 더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와 기업의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로,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 주택 지표 개선…달러 낙폭 일부 상쇄
달러 하락세는 미국의 견조한 주택지표 탓에 제한됐다. 6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 1000건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130만 건)를 상회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도 0.2% 늘어난 139만 7000건으로, 감소 전망(-0.5%)을 뒤집었다.
또한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는 61.8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 소비자의 체감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제지표 호조는 연준의 즉각적 대규모 부양 가능성을 낮춰 달러 추가 약세를 막았다.
유로·엔 등 주요 통화 동향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20% 상승했다. 다만 유로존 5월 건설생산이 -1.7%(전월 대비)로 2년 반 만의 최대폭 감소했고, 독일 6월 생산자물가(PPI)도 전년 대비 -1.3% 떨어지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엔화는 장 초반 달러 대비 오르다가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둔 정치·재정 불확실성 속에 약세(-0.11%)로 돌아섰다. 일본 6월 근원 CPI(신선식품·에너지 제외)는 전년 대비 3.4% 올라 1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선거 공약으로 제시된 현금 지원과 감세 공약이 재정 악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엔화 매수 모멘텀을 상쇄했다.
금·은 등 귀금속 상승…안전자산 수요 확대
8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13달러(+0.39%) 오른 1670달러선에서 마감했다. 9월물 은 선물도 0.42% 상승했다. 달러 약세와 미 국채 수익률 하락, 그리고 월러 이사의 금리인하 지지 발언이 인플레이션 헤지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
“연준 인하 가능성이 커질수록 금리 부담이 줄어 금·은 가격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다만 주택·소비지표 호조로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지면서 귀금속 상승폭은 제한됐다.
연준·ECB·시장 전망
연방기금선물(FF) 금리 선물시장은 7월 FOMC에서 0.25%p 인하 확률을 5%, 9월 회의에서 58%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스와프시장은 7월 24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1%로 평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150개국 이상에 최소 10~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예고했다. 글로벌 무역긴장이 다시 부각되자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져 금·은 등 안전자산을 지지했다.
용어 설명
DXY : 미 달러 가치를 6개 주요 통화(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 대비 지수화한 것.
FOMC : 연준 산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 8회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
연방기금선물 :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연방기금금리(미국 기준금리)를 지수화한 파생상품.
비둘기파(Dovish) : 물가보다 성장·고용을 중시하며 완화정책을 선호하는 통화정책 기조.
PPI : 생산자물가. 제조·도소매 단계에서 형성되는 물가로 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 역할.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선물·통화에 대한 투자 판단은 독자의 몫이며, 바차트 및 필자는 어떠한 투자 손실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