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월가의 대형 헤지펀드들이 3분기 동안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빅테크 일부 종목(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메타)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는 동시에,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결제 등 성장 섹터로 새 베팅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펀드들의 최신 분기 공시에 기반한 변동이다.
2025년 11월 1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포지션 조정은 연중 이어진 인공지능(AI) 주도 랠리 속에서 평가가 높아진 메가캡의 변동성 리스크와 섹터 간 수익률 분산을 의식한 리밸런싱 성격으로 해석된다. 한편 펀드들은 소프트웨어 및 결제 인프라, 전자상거래 등 구조적 성장 테마에 대한 선별적 선호를 드러냈다.
아래는 일부 대형 헤지펀드의 핵심 포지션 변화다. 수치와 보유 주식 수, 평가액은 각 사의 최신 분기 보고를 토대로 정리됐다.
BRIDGEWATER ASSOCIATES
올해 1~9월 동종 상위 경쟁사를 상회하는 성과를 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엔비디아 보유를 거의 3분의 2 축소해 250만 주로 줄였고, 알파벳은 50% 이상 감축해 265만 주로 낮췄다. 아마존닷컴은 9.6% 줄여 약 110만 주로, 브로드컴은 약 27% 감축해 845,391주를 보유했다.
반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와 페이먼트 관련 익스포저는 확대했다. 어도비, 다이나트레이스, 엣시 등의 보유를 늘리며 소프트웨어·커머스 코어 자산 비중을 높였다. 브리지워터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카렌 카르니올-탐버, 그렉 젠슨, 밥 프린스는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현 시장 안정성에 대한 누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붐의 한계도 존재한다.”
브리지워터는 1975년 달리오가 설립했으며, 그는 최근 회사의 잔여 지분을 매각했다. 현재 헤지펀드의 운용자산(AUM)은 $921억이다.
DISCOVERY CAPITAL
롭 시트론이 설립한 디스커버리 캐피털은 이번 분기에 알파벳, 철강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스, 시그나, 일러번스 헬스 등에서 신규 포지션을 구축했다. 이 헤지펀드는 지난해 52%의 수익을 기록한 이후, 미국 편중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라틴아메리카 익스포저를 늘려 왔다.
9월 30일로 끝난 분기에 디스커버리는 에너지 업종의 탐사·생산(E&P) 기업인 EQT, 앤테로 리소시스, 레인지 리소시스 등은 청산하고, 베이커휴즈에 새 베팅을 추가했다. 또한 라마코 리소시스에 대한 핵심 광물 관련 테마를 재확신하며 베팅 규모를 배로 확대했다.
시트론은 올해 초 멕시코의 아메리카 모빌을 라틴아메리카 다수 국가에의 익스포저를 이유로 최선호주로 지목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해당 종목 보유를 약 11.5% 줄여 468만 주로 낮췄다. 이 스테이크의 평가액은 $9,830만 수준이다.
BALYASNY ASSET MANAGEMENT
드미트리 발야스니가 이끄는 멀티전략 헤지펀드 발야스니 애셋 매니지먼트는 애플 보유를 수배로 확대했다. 이는 버크셔 헤서웨이 등 일부 대형 투자자들이 애플 익스포저를 축소한 흐름과 대조적이다.
동사는 아마존 보유를 약 41% 줄였으며, 보험업종의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과 올스테이트에 대한 포지션은 증가시켰다. 또한 디지털 인프라 기업 아메리칸 타워에 신규 진입했다.
TIGER GLOBAL MANAGEMENT
체이스 콜먼이 설립·운영하는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3분기 메타 플랫폼스 보유를 대폭 축소했다. 동 분기 말 기준 메타 보유는 280만 주로, 약 $21억 규모다.
타이거 글로벌은 또한 엘리 릴리(LLY.N), 노보 노디스크(NOVOb.CO),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O) 등의 고평판 종목 포지션을 해체했다. 반면 넷플릭스(NFLX.O)와 클라르나(KLAR.N)에 신규 포지션을 구축했다.
타이거 글로벌은 전설적 투자자 줄리안 로버트슨의 펌에서 갈라져 나온 오프슈트로, 이른바 ‘타이거 컵스’로 불리는 주식 선별형 펀드 집단의 일원이다.
COATUE MANAGEMENT
필리프 라퐁이 이끄는 코튜 매니지먼트는 포트폴리오 변경의 상당 부분이 대형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동사는 엔비디아 보유를 14.1% 줄여 990만 주로 낮췄다. 이는 브리지워터나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 등 일부 유명 투자자가 해당 종목 익스포저를 축소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버리는 이번 주, AI 버블 경고와 함께 헤지펀드 청산 계획을 밝혔다.
코튜는 테슬라, 아마존, 코어위브, 암 홀딩스에 대한 익스포저를 각각 15.1%, 13.9%, 62.2%, 51.2% 줄였고, 엘리 릴리와 필립 모리스 포지션은 전량 청산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에 대한 스테이크는 확대했고, 알리바바 익스포저도 늘렸다.
용어와 맥락 설명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미국 증시의 대표적 대형 기술주 집단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AI 및 클라우드, 디지털 광고·커머스 등에서 시장을 주도해 온 빅테크를 가리킨다. 본문에서 말하는 익스포저는 특정 자산이나 섹터에 대한 보유 비중·위험 노출을 의미한다. 또한 기사에 언급된 분기 공시는 헤지펀드가 보유 종목과 지분 변동을 보고하는 정기 자료로, 대형 펀드의 매매 흐름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타이거 컵스는 줄리안 로버트슨의 전 제자·출신 매니저들이 세운 펀드 집단을 일컫는 통칭이다.
해설 · 시사점
이번 분기 포지션 변화의 공통점은 고평가 논란이 커진 메가캡에 대한 부분적인 차익실현과, 소프트웨어·인프라·결제 등 수익성 높은 구조적 성장 영역으로의 회전이다. 브리지워터 CIO들의 경고처럼, AI 랠리의 확산력과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펀드들은 밸류에이션과 변동성 관리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동일 테마 내에서도 보유 종목을 선별하고, 하위 생태계(소프트웨어·인프라·서비스)로 베팅을 확장하는 전략이 관찰된다.
또한 동일 빅테크 내에서도 미시적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코튜는 엔비디아·테슬라·암을 줄이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메타는 늘렸고, 발야스니는 시장의 감축 흐름과 달리 애플을 크게 늘렸다. 이는 AI 수혜의 국면이 일률적 상승에서 실적·현금흐름, 배당·자사주, 생태계 경쟁력 같은 펀더멘털 기반 선별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포트폴리오 내 집중도 관리와 함께, 현금 창출력·가격결정력·수익 구조가 견고한 기업으로의 재배치가 진행 중임을 읽을 필요가 있다.
라틴아메리카 익스포저 확대(디스커버리)처럼 지역 다변화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이는 미국 경기·정책 변수에 대한 상관 리스크 완화와 신흥시장 내 통신·자원·소비 테마 접근을 통한 비상관 수익원 확보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신흥시장 특유의 거시·정책 변동성은 상시 점검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3분기 월가 헤지펀드의 포지션 기조는 메가캡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성장 섹터 내 선별적 확장을 병행하는 품질 중심의 리스크 관리로 요약된다. 이는 AI·빅테크가 여전히 핵심 축임에도, 보유의 질·가격·지속가능성을 엄격히 따지는 다음 단계로의 전략적 전환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