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 주요 증권·투자은행(IB)들이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애플·엔비디아·넷플릭스·델·시스코·타깃·버켄스탁·테슬라·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부터 소비·리테일·산업재까지 폭넓은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이 업데이트됐다.
2025년 8월 1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리포트는 기업별 핵심 이슈와 밸류에이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전망을 일제히 조망했다. 1)대다수 IB들은 ‘매수(Overweight·Buy·Outperform)’ 의견을 유지하거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으나,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사이클 둔화 우려를 이유로 ‘중립(Neutral·Hold)’ 혹은 ‘비중 축소(Underperform)’로 낮추기도 했다.
다음은 주요 종목별로 살펴본 투자 포인트와 변동 내역이다.
① 애플(Apple) – 모건스탠리: ‘비중 확대’(Overweight) 유지
모건스탠리는 애플에 대해 “주가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기존 ‘비중 확대’ 의견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iPhone 출하량 및 매출 증가율 전망이 여전히 보수적이지만, 2024년 7월 당시를 돌아보면 당사를 낙관적으로 만들었던 요소들이 대부분 유효하며 관세(타리프) 리스크도 고점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세대 제품 주기, 서비스 매출 가속화, 하반기 신제품 발표 효과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는 유지했다.
② 엔비디아(Nvidia) – 모건스탠리: ‘비중 확대’ 유지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Rubin)’ 개발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칩과 시스템 설계는 2026년 3월까지 완료되고, 2분기 대량 양산, 3분기 서버 랙 장착이 예정돼 있다. 모건스탠리는 “일부 투자자의 우려와 달리 일정 지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③ 시스코(Cisco) – HSBC: ‘매수(Buy) → 보유(Hold)’ 하향
HSBC는 14일 실적 발표 직후 시스코 주가가 2024년 8월 16일 이후 42% 급등하며 나스닥 대비 19%p 초과 수익을 거둔 점을 언급했다. “현 주가는 적정 가치에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라 등급을 ‘보유’로 내렸다.
④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 JP모건: ‘비중 확대’ 유지 / 뱅크오브아메리카: ‘매수 → 중립’ 하향
전일 실적 발표 이후 JP모건은 “설비투자(Spending) 타이밍 이슈일 뿐, 장기 구조적 성장 동력은 견조하다”고 판단해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성숙 공정(legacy node) 의존도와 고객사(특히 인텔) 수요 둔화를 이유로 ‘중립’으로 한 단계 낮췄다.
⑤ 테이프스트리(Tapestry) – 웰스파고: ‘비중 확대’ 유지
코치(Coach) 브랜드를 보유한 테이프스트리에 대해 웰스파고는 “평균판매단가(AUR)가 유지되고 있으며, 주가 조정 시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⑥ 버켄스탁(Birkenstock) – 뱅크오브아메리카: ‘매수’ 유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버켄스탁의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매출 및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고성장이 지속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⑦ 테슬라(Tesla) – 뱅크오브아메리카: ‘중립’ 유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테슬라가 로보택시(Robotaxi) 네트워크 확장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피닉스·마이애미·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네바다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단계에 진입했으나, “연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 커버” 목표는 규제 장벽을 고려할 때 다소 야심차다고 진단했다.
⑧ 윙스톱(Wingstop) – 레이먼드제임스: ‘아웃퍼폼 → 스트롱바이’ 상향
레이먼드제임스는 “같은 점포 매출(Comps)이 9월부터 개선되고 4분기에 가속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 하향 조정 없이 투자의견을 ‘스트롱바이’로 격상했다.
⑨ 오라클(Oracle) – 미즈호: ‘아웃퍼폼’ 유지, 목표주가 300달러 상향
미즈호는 “기업용 AI 시장에서 다음 장을 펼치고 있는 오라클은 톱픽”이라며 목표주가를 245달러에서 300달러로 대폭 올렸다.
⑩ 넷플릭스(Netflix) – 번스타인: ‘아웃퍼폼’ 유지
번스타인은 넷플릭스가 “다각화된 콘텐츠 조달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로드맵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자체 제작만 고집하지 않고 외부 라이선스·공동 제작·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혼합해 ‘히트작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⑪ 파커-하니핀(Parker-Hannifin) – 서스케한나: 신규 ‘포지티브’ 개시
서스케한나는 파커-하니핀에 대해 “모션 & 컨트롤 분야 글로벌 선두 업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⑫ 델 테크놀로지스(Dell) – 에버코어 ISI: ‘아웃퍼폼’ 유지, 목표주가 160달러 상향
에버코어는 공급망 체크 결과를 인용해 “업사이드가 더 있다”며 목표주가를 150달러에서 160달러로 올렸다.
⑬ BJ’s 홀세일(BJ’s) – 고든해스켓: ‘매수 → 보유’ 하향
고든해스켓은 지난 2년간 주가가 70% 급등해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에 도달했다며 중립 입장을 택했다.
⑭ 타깃(Target) – 뱅크오브아메리카: ‘중립 → 언더퍼폼’ 하향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디지털 매출 둔화, 광고·3자(3P) 마켓플레이스 규모 부족, 관세·가격·머천다이징 압박, 월마트·아마존과의 경쟁 격화를 부정적 요인으로 열거하며 ‘언더퍼폼’으로 두 단계 낮췄다.
⑮ GE 에어로스페이스 – 번스타인: ‘아웃퍼폼’ 유지, 목표주가 343달러 상향
번스타인은 7월 17일 실적 업데이트 이후 2025년 전망 및 장기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고평가에 대한 우려보다 긍정 요인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⑯ 세일즈포스(Salesforce) – DA 데이비슨: ‘언더퍼폼 → 중립’ 상향
DA 데이비슨은 “도전 과제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올리고, 목표주가는 225달러를 유지했다.
■ 용어 풀이 및 투자자 유의 사항
• Overweight(비중 확대): 벤치마크 지수를 기준으로 해당 종목 비중을 늘리라는 뜻이다.
• Neutral/Hold(중립·보유): 시장수익률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될 때 제시한다.
• Underperform(언더퍼폼):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률이 예상되므로 비중을 줄이라는 권고다.
• Outperform/Strong Buy(아웃퍼폼·스트롱바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가 기대될 때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하루 동안 발표된 방대한 리포트를 단편적 사안이 아니라 종목별 펀더멘털, 밸류에이션, 업황 사이클 등 복합 요소로 해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반도체·AI 인프라 분야는 중장기적 수요 강세가 견조하다는 공감대가 여전하지만, 개별 회사의 제품 믹스·고객사 포트폴리오·공급망 리스크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장주와 소비 관련주의 경우 즉각적인 실적 모멘텀보다는 거시환경 변화, 소비 심리, 경쟁 구도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일부 IB들이 타깃·BJ’s와 같은 리테일 주식의 위험 요인을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결론적으로 이날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메시지는 “‘옥석 가리기’ 국면에서 종목별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AI·반도체·클라우드처럼 구조적 성장이 뚜렷한 섹터라도 밸류에이션이 과열됐다고 판단되는 구간에서는 매수 의견이 중립으로 하향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반면 근본 체질 개선이 확인되거나 대규모 신성장 스토리가 부각되는 기업에는 목표주가 상향 및 ‘스트롱바이’가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