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선물이 혼조세를 보이며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하는 한편,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추가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2025년 11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월요일(현지시간) 새벽부터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은 정책과 데이터 신호를 동시에 해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정책 완화 기대와 실물 경기 우려가 엇갈리며 단기 방향성은 범위 내 등락의 성격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증시는 변동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관련 랠리가 잠재적 버블로 비화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장기화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의 체력을 판단할 공신력 있는 공식 통계 입수가 지연된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완화적(비둘기파) 발언이 지난주 정책 기대에 일시적 숨통을 틔웠으나, 동시에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정책위원들 간의 의견 차이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됐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은 CME 그룹의 FedWatchTM 도구에 따르면 다음 달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75%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일주일 전 42%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동부시간(ET) 오전 5시 46분 기준, 다우 E-미니는 7포인트(-0.02%) 하락, S&P 500 E-미니는 17포인트(+0.26%) 상승, 나스닥 100 E-미니는 115.25포인트(+0.47%) 상승했다.
소비 탄력성 점검: 추수감사절로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
이번 주 시장의 초점은 미국 소비자의 체력에 맞춰져 있다. 9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지표가 주 중에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목요일 추수감사절로 시작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 심리와 지출 흐름을 가늠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가 점검대에 오른 가운데, 다수 기업의 감원 발표와 공식 통계 지연에 따른 실업 증가 신호, 그리고 미국 관세의 심리 위축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National Retail Federal은 미국의 연말 휴일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는 지난주 연간 가이던스 상향으로 연말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시사했으며, 프리마켓에서 0.2% 상승했다(N:WMT).
이와 함께 Dick’s Sporting Goods, Best Buy, Abercrombie, Kohl’s 등 소비재·리테일 중심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 후반 예정돼 있어 가격 인하·프로모션 전략, 재고 회전, 옴니채널 트래픽 등 세부 지표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기술주 밸류에이션 경계 지속
AI 대표주 엔비디아가 지난주 견조한 가이던스를 제시했음에도,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급등이 이달 내내 시장에 부담을 줬다. 일부 인기 투자자들이 해당 섹터 보유 비중을 축소했고, 다른 일부는 베어(하락) 포지션을 취하는 등 경계 심리가 감지됐다.
월가 3대 지수는 11월 들어 월간 하락이 유력해졌으며, 벤치마크 S&P 500과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미국 관세 인상 기대가 촉발한 3월 매도세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종목별로는 브리스톨 마이어스(Bristol-Myers)가 3.8% 상승했다. 유럽 경쟁사인 바이엘(Bayer)이 심혈관 치료제의 후기 임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공개한 것이 촉매로 작용했다.
암호화폐 채굴주인 Cipher Mining과 CleanSpark는 각각 4% 상승했다. J.P.모건이 해당 업종에 대해 상향(강세) 의견을 제시한 영향이다.
지정학 측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계획과 관련한 전개도 시장의 모니터링 대상에 올랐다.
핵심 용어·지표 간단 해설
E-미니(E-mini) 선물은 S&P 500, 나스닥 100, 다우 등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소형 지수선물로, 야간·프리마켓 거래에서 현물 개장 전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정규장 개장(미 동부 기준 오전 9시 30분) 전에 선물 움직임이 현물 가격 갭과 초기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CME FedWatchTM는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 내재된 확률을 계산해 차기 FOMC의 금리 결정 시나리오를 확률 값으로 제시하는 도구다. 여기서 말하는 25bp* 인하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는 뜻이다.
* 주: bp(basis point)는 금리 단위를 뜻하며 1bp = 0.01%를 의미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기준금리, 자산매입·감축 등 핵심 정책을 표결한다. 시장은 회의 전후로 점도표, 성명, 의장 기자회견의 표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소매판매는 가계의 실제 지출 흐름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기업 출하물가를 보여준다. 연말 성수기에는 프로모션 강도, 재고 관리, 배송·물류 비용이 소비 여력 및 마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또한 관세는 수입 원가와 소비자 가격에 파급돼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베어 포지션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 또는 풋옵션 매수 등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기술주 고평가 논쟁이 심화되면 변동성 지표(VIX)와 옵션시장의 풋·콜 스큐 변화가 커질 수 있다. 다만 본 기사에서 언급된 전략은 특정 종목·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관전 포인트
현재 시장은 정책(연준의 금리 경로)과 펀더멘털(소비·물가 데이터) 간의 줄다리기 국면에 있다. 12월 FOMC 전으로 갈수록 단일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수 있으며, 연말 쇼핑 시즌의 판매 추정치와 기업 가이던스 업데이트는 기술주 중심의 밸류에이션 논쟁과 맞물려 지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러-우 전쟁 관련 전개와 같은 지정학 변수는 리스크 프리미엄 경로를 통해 시장 변동성에 간헐적 충격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