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종목 목표가·투자의견 일제히 조정

뉴욕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2025년 7월 마지막 거래일을 앞두고 대형 기술주부터 소비재, 에너지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종목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리포트는 투자은행·브로커리지 20곳 이상이 동시에 업데이트를 발표해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2025년 7월 2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의견 조정의 공통된 키워드는 ‘인공지능(AI) 도입 가속’‘소비 성장 둔화 우려’다. 기술 섹터에서는 AI 네트워킹 및 데이터센터 수혜주가, 소비재 섹터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실적 변동성이 각각 부각됐다.


1. 기술·AI 섹터: 성장 기대와 밸류에이션 논쟁

Piper Sandler팔란티어(PLTR)에 대한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리포트는 ‘팔란티어는 고평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성장률과 마진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두 개의 1조 달러 이상 총주소가능시장(TAM)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2032회계연도 매출 기준 연간 24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JP모건엔비디아(NVDA)애플(AAPL)을 모두 ‘비중 확대’로 재확인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스케일-업 네트워킹’ 수요 증가가 매출 추세를 수년간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고, 애플에 대해서는 ‘아이폰 수요 둔화 우려가 과도하며 단기 주가 환경이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UBS인텔(INTC) 실적 발표 이후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했다. USB는 ‘서버 로드맵 전환에는 시간이 걸리며, 비용 절감에도 EPS(주당순이익) 레버리지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예상보다 ‘약간 나은’ 실적’이라며 단기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했다.

또한 웨드부시(Wedbush)마이크로소프트(MSFT) 실적 발표(7월 30일)를 앞두고 ‘아웃퍼폼(Outperform)’을 재확인하며 ‘사티아 나델라 CEO가 AI 혁신 스토리를 다시 한번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2. 핀테크·결제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

미즈호(Mizuho)글로벌 페이먼츠(GPN)를 ‘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하며 ‘주가수익비율(P/E)이 역사적 평균 대비 6~7배 할인되어 있다’며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씨티그룹(Citi)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를 ‘매수(Buy)’로 재개시했다. 씨티는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로 AI·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에지컴퓨팅의 구조적 성장(연평균 7% 시장확대)을 선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 소비재·리테일: 뷰티·생활용품 온도차

JP모건에스티로더(EL)를 ‘비중 확대’로 올리고, 프록터&갬블(PG)을 ‘중립(Neutral)’으로 하향했다. JP모건은 ‘6·18 중국 쇼핑축제 판매 호조가 예상을 상회했으며 온라인 매출이 견조하다’면서 8월 예정된 에스티로더 실적을 낙관했다. 반면 프록터&갬블은 ‘카테고리 성장 정상화로 또 한 번 미지근한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루프 캐피털(Loop Capital)울타 뷰티(ULTA)를 ‘보유(Hold)’로 하향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4. 자동차·게임·엔터테인먼트

오펜하이머(Oppenheimer)카바나(CVNA)를 ‘아웃퍼폼’으로 격상하고 12~18개월 목표주가를 450달러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카바나는 디지털 중심의 독특한 자동차 유통 혁신 기업’이라며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의 구조적 수혜’를 강조했다.

같은 날 서스퀘해나(Susquehanna)드래프트킹스(DKNG)에 대해 ‘긍정적(Positive)’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60달러로 상향했다. 서스퀘해나는 ‘경쟁사 밸류에이션 상승과 자체 추정 실적 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오펜하이머로블록스(RBLX)도 ‘아웃퍼폼’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133달러로 상향했다. ‘로블록스가 제공하는 몰입형 메타버스 경험은 비디오게임 산업 평균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했다.


5. 산업·에너지·원자재

에버코어 ISI(Evercore ISI)는 석유화학 대기업 다우(DOW)를 ‘인라인(In-line)’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32달러로 낮췄다. 보고서는 ‘배당 축소가 유연성을 높였으나 회복 가시성 결여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울프 리서치(Wolfe Research)는 8년 만에 처음으로 킨더 모건(KMI)을 ‘아웃퍼폼’으로 상향하며 ‘성장 인플렉션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농축산·농기자재 소매체인 트랙터 서플라이(TSCO)를 ‘매수’로 올리고 목표가를 70달러로 제시했다. BofA는 ‘2026년 예상 EPS 2.40달러에 29배 멀티플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6. 금융서비스·거래소

UBS는 증권거래소 운영사 나스닥(NDAQ)을 ‘매수(Buy)’로 상향하며 ‘동종업계 대비 솔루션 매출 증가율(올해 9.4% 예상)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는 지수·데이터 공급사 MSCI를 ‘아웃퍼폼’으로 업그레이드하며 ‘패시브 투자 전환 장기 트렌드가 밸류에이션 매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반면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AMP)을 ‘마켓퍼폼’으로 하향하고 ‘이익 성장 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씨티그룹도이체방크(DB)를 ‘매도(Sell)’로 낮췄다. 씨티는 ‘기업·개인은행 부문의 매출 모멘텀이 제한적’이며 ‘상대적으로 평균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과하게 올랐다’고 판단했다.


7. 헬스케어·치과장비 및 온라인 유통

스티펠(Stifel)은 치과 장비·소모품 유통업체 헨리 샤인(HSIC)을 ‘보유(Hold)’로 하향하며 ‘아마존 등 온라인 벤더로의 시장 점유율 이동이 지속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 용어 해설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은 특정 제품·서비스가 이론적으로 진출 가능한 총 시장 규모를 뜻하며, 스타트업·테크 기업 성장성을 평가할 때 자주 사용된다.

P/E(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지표로, 기업 가치가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싼지 가늠할 때 활용된다.


8. 기자의 시각

이번 리포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AI 서플라이 체인 전반으로 매수·비중확대 의견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팔란티어 등 데이터센터·클라우드·네트워킹 핵심 주도주가 잇달아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반면, 생활용품·치과장비처럼 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섹터는 하향 의견이 두드러졌다.

특히 JP모건이 ‘스케일-업 네트워킹’이라는 구체적 수요 항목을 언급하며 엔비디아뿐 아니라 브로드컴·마벨·아스테라랩스를 수혜주로 지목한 대목은, AI 도입이 단일 기업이 아닌 생태계 확장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이런 관점은 사실상 △칩 설계 △서버 인터커넥트 △시스템 통합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수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반대로 프록터&갬블·울타 뷰티·헨리 샤인처럼 전통적 오프라인·소비재 기반 기업은 실적 정상화 국면에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잃고 있다는 점을 리포트가 재확인했다. 이는 금리·임금·소비심리 변수에 취약한 사업 모델의 리스크를 되새기게 한다.

종합하면, 투자자들은 AI 성장주 편중을 경계하면서도 여전히 기술 섹터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는 7월 30일 마이크로소프트, 7월 31일 애플 발표 결과가 단기 방향성을 결정지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