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가 23일(현지시각) 개장 전부터 약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경계 모드에 들어가면서, 주요 지수 선물이 일제히 빨간불을 켠 상황이다.
2025년 10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미 동부시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83.00포인트 하락했고, S&P500 선물은 -10.00포인트, 나스닥100 선물은 -25.50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물가 지표와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동시 공개되는 일정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전날 뉴욕증시는 기술주 랠리를 앞세워 강세를 보였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18.16포인트(+1.2%) 급등한 18,647.45에 마감했고, 다우지수는 429.39포인트(+1.1%) 오른 39,721.36을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56.93포인트(+1.0%) 상승하며 5,633.91에 안착했다. 그러나 선물 시장의 약세는 낙관론이 하루 만에 뒤집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 6월 CPI·주간 실업수당, 투자자 시선 집중
미국 노동부는 이날 동부시간 오전 8시 30분에 6월 CPI를 발표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1% 상승으로, 5월(0.0%)보다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시각 공개될 주간 실업수당(Initial Jobless Claims) 예상치는 23만9,000건으로, 직전 주 23만8,000건 대비 소폭 증가가 전망된다.
오전 10시 30분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천연가스 재고 보고서를 내놓는다. 직전주 재고는 +32 bcf(십억입방피트)였다. 이어 오후 11시에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 결과가 발표되고, 오후 4시 30분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대차대조표가 공개된다.
“물가·고용·재고·연준 자산 규모가 하루에 몰려 발표되는 드문 일정”이라며 “모든 지표가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확인시켜 줄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한 뉴욕 채권 트레이더의 평가가 귀를 사로잡는다.
🌏 아시아 증시, 기술·소비주 주도 ‘사상 최고치’
같은 날 아시아 시장은 기록적인 랠리를 연출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1% 오른 2,970.39를 기록했고, 홍콩 항셍지수(Hang Seng)는 2.1% 급등한 17,832.33까지 뛰어올랐다. 일본 Nikkei 225는 사상 처음으로 4만2,000선을 돌파하며 0.9% 상승한 42,224.02에 마감했다. 토픽스(TOPIX)도 0.7% 오른 2,929.17을 기록했다. 호주 S&P/ASX200은 0.9% 오른 7,889.60으로 두 달 만에 최고치에 복귀했다.
TIPS, 즉 ‘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물가연동국채)’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에 연동해 원금이 조정되는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이다. 입찰 결과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간접적인 열쇠’로 통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략가들은 “5월 CPI가 전월 대비 ‘0’(동결)을 기록했던 만큼, 6월에도 예상치를 밑돌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예상치 이상의 물가 반등이 확인되면, 최근의 주식 강세 랠리와 과열된 밸류에이션이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꾸준히 상승한다면 노동시장의 냉각 신호로 해석돼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치를 밑도는 경우엔 임금 상승 압력이 재차 부각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기술·인공지능(AI) 관련 주도주가 전날 지수를 끌어올렸으나, 밸류에이션 부담과 거시 변수(물가·고용)에 따라 차익 실현 매물이 빠르게 출회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다수 리서치 기관의 공통된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나스닥 100선물이 개장 전 25포인트 이상 밀린 것은 ‘조용한 경고’”라는 표현을 썼다.
📌 용어 설명 및 투자 팁
①CPI(Consumer Price Index)는 미국 노동부 산하 통계국(BLS)이 발표하는 대표적 인플레이션 지표다. 식품·에너지 등 8개 대분류, 200여 가지 세부 품목 가격 변동을 집계한다.
②Initial Jobless Claims는 매주 목요일 발표되며,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를 통해 고용시장의 체온을 측정한다.
③TIPS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원금이 자동 조정돼 실질가치를 방어하는 국채로, 금리·물가 기대 심리를 확인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실전 투자 팁: 이벤트(지표 발표) 전후에는 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 간 가격 차)가 넓어지고 변동성이 확대되기 쉽다. 개인투자자는 공시 직후 급격한 가격 변동보다 지표가 시장에 ‘소화’된 뒤 진입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기자의 시선
지난해부터 지속된 ‘골디락스’(경기 과열도 침체도 아닌 이상적 상황) 기대가 5월 CPI 제로(0) 행보로 정점을 찍었다면, 6월 수치가 0.1%라도 상회한다는 시그널만으로도 논조가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data-dependent)’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번 CPI·실업수당 결과는 12월 FOMC의 금리 결정에서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 물가 0.1%가 열 달간 이어진 증시 랠리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은 과장이 아니다. 향후 발표될 7월 고용·임금·소매판매 지표가 빈틈없는 ‘퍼즐’처럼 맞물리느냐에 따라 4분기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