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선물지수 보합세…미국 CPI 발표 앞두고 관망세

뉴욕증시 지수선물12일(화) 새벽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를 핵심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S&P 500·나스닥100·다우존스 E-미니 선물은 각각 0.05% 이내의 미미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같은 날 미 동부시간(ET) 오전 8시 30분 공개될 노동부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11월 10일까지 관세 휴전을 연장하며 세 자릿수(100% 이상) 관세 부과를 일단 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무역 갈등 완화에 대한 안도감도 일부 반영됐다. 다만 무역 불확실성이 인플레이션 흐름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Fed의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노동부가 발표할 7월 CPI는 전월 대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 관측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다. 투자자들은 이번 지표가 실제로 그렇게 나올 경우 Fed의 긴축 기조가 재차 강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로이터가 집계한 LSEG(구 리피니티브)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선물 트레이더들은 9월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도이치뱅크 글로벌 매크로·테마리서치 총괄 짐 리드(Jim Reid)는 “이달 초 예상을 밑돈 고용지표 이후, 오늘 CPI는 Fed에 특히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만약 CPI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지만, 예상에 부합하거나 상회한다면 향후 추가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데이터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전격 해임한 뒤 이전 몇 개월치 비농업부문 고용(NFP) 수치가 하향 조정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BLS 수장의 공석이 경제 통계 품질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미니 선물은 정규장 대비 규모를 1/5 수준으로 줄여 24시간 거래되는 전산 매매용 상품으로, 현물지수 방향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개인투자자 모두가 즐겨 활용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트리플 디지트 관세’는 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의미한다.

오전 5시 37분(ET) 기준 다우 E-미니는 54포인트(0.12%) 상승, S&P 500 E-미니는 3.5포인트(0.05%) 상승, 나스닥 100 E-미니는 5.25포인트(0.02%) 상승했다.

낙관론과 경계심이 교차하고 있다. 최근 기술 대형주의 예상치 상회 실적,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 간 긴장 완화, 그리고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뉴욕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 근접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시장은 이번 CPI가 랠리에 제동을 걸 것인지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정책 라인업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통계국장에 E. J. 안토니를 지명했으며, Fed 차기 의장 후보군을 둘러싼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주요 개별 종목 동향

· 인텔(NASDAQ:INTC)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3.3%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퇴를 요구했던 립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를 월요일 면담한 뒤 “뛰어난 리더”라고 치켜세운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 팔로알토네트웍스(NASDAQ:PANW)는 Piper Sandler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한 덕분에 1.8% 올랐다.

· 헤인즈브랜즈(NYSE:HBI)는 캐나다 의류업체 길던 액티브웨어(NYSE:GIL)가 부채를 포함해 약 50억 달러에 인수 협상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27.3% 급등했다.

· 스위스 스포츠웨어 업체 온 홀딩(ON)의 미국 상장주도 10.7% 상승했다. 회사가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이 밖에 벤처글로벌, 서클 인터넷 등의 실적 발표가 개장 전 예정돼 있다.

시장 전망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Fed가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CPI·고용·소비·공급망 지표가 모두 중요하다”면서 “특히 오늘 CPI는 성장세와 물가 압력을 동시에 점검할 수 있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향 및 시사점

1) CPI가 예상 이하로 나오면 미국 국채금리가 추가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성장주신흥시장 자산에 우호적이다.

2) 반대로 물가가 강세를 지속하면 Fed가 연내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어, 채권 금리 상승(고평가된) 기술주 밸류에이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3) 노동통계국·Fed 인사 교체가 데이터 신뢰도 및 정책 연속성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오늘 CPI 발표 직후 채권·통화·주식 시장 전반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