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분석, 아마존 식료품 당일 배송 시장 점유율 확대 ‘점진적’ 전망

뉴욕 월가 주요 투자은행 웰스파고(Wells Fargo)아마존(AMZN)의 당일 식료품 배송 서비스에 대한 초기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아마존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시장 점유율 확대가 즉각적이기보다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최근 메모에서 “아마존의 프라임(Prime) 당일 식료품 배송이 전통 식료품 체인에 위협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파급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을 과소평가하는 일은 현명하지 않지만, 점유율 흡수 속도는 더딜 수 있다” — 웰스파고 보고서 중

은행이 미국 5개 도시에서 실시한 가격 비교 조사 결과, 아마존은 동일 품목 기준으로 월마트(WMT) 대비 7% 저렴했으며, 크로거(KR) 대비 16% 저렴, 앨버트슨스(ACI) 대비 24% 저렴했다. 이는 온라인·모바일 주문이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이 여전히 핵심 동인임을 시사한다.

반면 유기농(organic) 제품 영역에서는 스프라우츠 팜스 마켓(Sprouts Farmers Market)보다 3%, 월마트보다 11%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앨버트슨스와 크로거보다는 5~8% 낮았다. 보고서는 “다수 품목이 할인 행사 중이었으며, 이는 아마존이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브랜드 인지도 및 이용률 제고에 투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품목 구색·사용 경험의 한계

웰스파고는 “프라임 당일 배송 카탈로그가 지역별로 상이하며 구색(Selection)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도시에서 아마존은 전통·유기농 장바구니에 포함된 항목의 평균 약 50% 수준의 SKU만 확보하고 있었다. *SKU(Stock Keeping Unit)는 재고 관리용 단일 품목 단위를 뜻한다.

주문 과정에서 대체품(Substitution)이 빈번히 제시됐으며, 사용자 경험이 “다소 투박하고(clunky) 절차가 길다”는 평가도 나왔다.

배송 ‘편의성’ 경쟁도 과제

배송과 관련해 보고서는 “4~5시간에 달하는 상대적으로 넓은 배송 시간대가 고객 편의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월마트·크로거·앨버트슨스, 인스타카트(Shipt)·홀푸드(Whole Foods) 등 주요 경쟁 서비스는 평균 두 시간 내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 기반과 로지스틱스 인프라를 감안하면 향후 해당 약점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전통 식료품 소매 업체 투자 논리를 뒤흔들 만큼의 결정적 변수(thesis-changing)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해설: ‘Shipt’와 ‘Sprouts’는 무엇인가?

Shipt는 미국 타깃(Target)이 보유한 라스트마일(Last-mile) 배송 플랫폼으로, 배달 파트너(쇼퍼)가 직접 매장에서 물품을 구매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Sprouts Farmers Market은 신선·유기농 식품에 특화된 중견 체인으로, 미국 서부·남부 지역에 매장을 집중하고 있다.


기자의 시각

아마존은 이미 전자상거래·클라우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와 데이터 기반 운영 효율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 왔다. 식료품은 온라인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나, 저마진·고회전 구조 탓에 물류 효율이 결정적이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기반 수요 예측과 로봇·자동화 물류센터를 접목한다면 가격·배송 시간 두 축 모두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웰스파고 지적처럼 SKU 다양성과 즉시성은 소비자 충성도에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향후 콜드체인(Cold Chain) 강화와 지역 밀착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확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국 아마존이 단기적으로 기존 식료품 체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협상력 약화·가격 압박 등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주가에 이 같은 리스크가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는 투자자들이 면밀히 살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