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와 금융권이 조흐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 유력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불안감을 드러내면서도, 향후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월가는 맘다니 후보가 추진하는 고소득층·법인 증세, 임대료 동결, 공공주택 확대 등 급진적인 정책이 뉴욕시의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금융기관은 그와의 실용적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 채널’ 구축에 착수한 상태다.
맘다니 후보는 뉴욕시 최상위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인상과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렌트 안정(Rent-Stabilized)’ 주택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공공 보조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해 부동산·금융업계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업 환경 악화 땐 인재·기업 유출 불가피”
맨해튼에 본사를 둔 시장·거래 데이터 플랫폼 OTC 마켓츠 그룹(OTC Markets Group)의 최고경영자 크롬웰 콜슨은 “맘다니 후보가 보여준 열정은 인정하지만, 도시가 반(反)기업적으로 비치면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1일 차에 벌어지진 않겠지만, 채용 전략·지사 확대 등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 크롬웰 콜슨 CEO
콜슨 CEO는 결국 맘다니 후보의 최대 경쟁자인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전 뉴욕주지사(중도 성향 민주당)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4일 실시되는 본선에는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Curtis Sliwa)도 출마한다.
월가 거물들의 ‘반(反)맘다니’ 모금 러시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인사 6여 명과의 인터뷰에서 “대세는 기울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만은 피하고 싶다”는 업계 정서를 확인했다.
라자드(Lazard) 최고경영자 피터 오르자그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설문조사 결과가 현실이 되더라도, 새 시장이 비즈니스 생태계의 중요성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르자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낸 바 있다.
빌 애크먼(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설립자)은 X(옛 트위터)에 “맘다니의 반(反)기업 정책은 뉴욕시 일자리를 죽이고 기업 탈출을 초래할 것”이라며 맘다니 저지 단체 ‘디펜드 NYC(Defend NYC)’에 100만 달러, 쿠오모를 지지하는 ‘픽스 더 시티(Fix the City)’에 75만 달러를 기부했다.
댄 로엡(써드포인트 창업자)도 ‘픽스 더 시티’에 60만 달러, ‘디펜드 NYC’에 10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뉴욕시 선거자금위원회(CFB) 공시에 나타났다. 두 투자자는 모두 언론 논평을 거부했다.
95% 당선 확률…워치 오브 월가, ‘협력 모드’ 전환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맘다니의 당선 확률은 9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월가 수장들은 ‘포스트 맘다니 시대’에 대비한 협력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실제 맘다니는 뉴욕시 파트너십(Partnership for New York City)이 주관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은행·사모펀드·로펌 최고경영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는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간체이스 CEO와도 전화통화를 갖고 “당선 후 지원을 받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맘다니 지지 독립지출위원회(슈퍼PAC) 원뉴욕시(OneNYC) 최고경영자 야세르 살렘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비즈니스 리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신뢰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기업 커뮤니티와의 구체적 신뢰 사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야세르 살렘 OneNYC CEO
맘다니·쿠오모 캠프 모두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뉴욕시장, 직접 규제권 없지만 ‘기류’ 좌우
뉴욕시장은 월가를 직접 감독하지는 않지만, 세계 금융 중심지인 도시의 친(親)기업 이미지를 좌우한다.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주지사는 9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맘다니를 지지하며 “뉴욕을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포드햄대학교 정치학과 크리스티나 그리어 교수는 “시세 인상은 앨버니(주 의회)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속도가 매우 느려질 수 있고, 부유층에게 실질적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동결 추진, 부동산·대출시장 ‘우려 확산’
맘다니는 과거 빌 더블라지오 전 시장이 시행했다가 에릭 애덤스 현 시장이 되돌린 ‘임대료 안정주택 동결’ 정책의 부활을 공약했다. 이는 주택 소유주와 대출기관을 긴장시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기반 부동산 대출사 파크뷰 파이낸셜의 폴 라히미안 CEO는 “선거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뉴욕 부동산 프로젝트 신규 대출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은커녕 유지비만 나가는 건물주가 늘어나고 있다.” ― 폴 라히미안 CEO
마이애미의 부동산 투자사 BH 그룹 창립자 아이작 톨레다노는 “2026년께 맘다니 당선 효과가 본격화되면 플로리다 이주가 급증할 것”이라며 “맘다니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용어 해설
폴리마켓(Polymarket)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예측 시장(퍼디션 마켓)이다. 이용자들은 특정 사건이 발생할 확률에 돈을 걸며, 거래 가격이 곧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 기대치를 나타낸다.
임대료 안정주택(Rent-Stabilized Apartments)은 뉴욕시 법령에 따라 일정 조건의 건물에 적용되는 임대료 상승률 상한 제도다. 주택 품귀를 막기 위한 장치이나, 집주인 수익성 악화 논란이 이어져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