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월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 현지 시간 화요일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 조흐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승리할 가능성이 부각되며, 세계 금융의 심장부로 통하는 뉴욕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과 매력에 대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동시에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경합은 내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에 대해 세(勢)를 회복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초기 신호로 간주되고 있다다.
맘다니는 민주당 경선을 통과한 34세 주(州) 하원의원으로, 여론조사와 베팅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며 미국 금융수도 뉴욕을 이끌 차기 시장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다.
세금·규제 리스크에 대한 월가의 경계
금융권 전반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맘다니의 시장 당선 가능성에 광범위한 불안감을 표출해 왔다. 그는 대기업·고소득층 증세를 공개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에 따라 뉴욕시의 기업 환경과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정책의 현실화 과정에서 온건화가 이뤄지거나, 제도적·정치적 견제장치가 작동해 일부 공약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기대도 공존한다다.
“맘다니 승리는 2026년에 내가 주시하는 리스크다.” (딘 룰킨, 샌디에이고 소재 사모투자·중소기업 대출사 카디프(Cardiff) CEO)
룰킨은 이어 “실제 정책은 대개 선거 유세 수사보다 훨씬 온건하게 귀결된다”면서도, “다른 주요 도시들이 같은 흐름을 따를 경우, 시장이 세금·규제 리스크 확대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
맘다니의 주요 경쟁자는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전 뉴욕주지사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공화당 후보인 커티스 슬리와(Curtis Sliwa)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3위로 나타난다다.
맘다니의 공약은 생활비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대료 동결, 버스 무료화, 보편적 보육, 시 운영 식료품점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뉴욕시 최상위 소득층 증세와 법인세 인상 계획도 제시돼, 금융커뮤니티 내부에서는 도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다.
뉴욕시장이 월가에 대한 직접 관할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기업 친화성에 대한 시그널을 발신하는 ‘도시의 톤’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성향과 메시지는 투자 심리와 기업 의사결정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다.
금융권의 일부 거물들은 맘다니의 낙선을 목표로 자금 지원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빌 애크먼(Bill Ackman)과 댄 로엡(Dan Loeb) 같은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해당 노력에 자금을 댔다고 전해진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오모의 선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남아 있다. 뉴욕의 스파르탄 캐피털 시큐리티스의 수석 시장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딜로는 맘다니 당선 우려가 “다소 과장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쿠오모가 여론조사보다 선전할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 설사 맘다니가 당선되더라도 정책 이행에는 다수의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다.
“그가 이기더라도, 그가 제시한 급진적 프로그램이 곧바로 실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피터 카딜로)
스티펠(Stifel)의 브라이언 가드너 수석 워싱턴 정책전략가도, 맘다니 승리가 뉴욕을 넘어서는 정치적 함의로 과도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다.
“그가 승리하면 민주당의 좌클릭에 대한 논평이 쏟아질 것이다. 하지만 맘다니는 과반이 아닌 다수득표(plurality)용어로 이길 가능성이 커 보이며, 야권이 단일 대안 후보로 결집하지 못한 덕을 보고 있다.” (브라이언 가드너, 메모)
전국 주목 선거: 버지니아·뉴저지,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민투표
월가는 뉴욕 외에도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두 경합의 결과는 내년 미 의회 권력구도(어느 정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는지)를 가늠할 조기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번 결과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셧다운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느 정당에 책임을 묻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다.
F/m 인베스트먼츠의 최고투자책임자 알렉스 모리스는 “만약 공화당이 ‘매우 큰 패배’를 당하면 시장에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다.
반면, 화요일 민주당의 전국적 선전이 내년 중간선거에서의 우세 신호로 읽힐 경우, 워싱턴의 정쟁 교착상태(gridlock)를 선호하는 일부 투자자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대통령직과 상·하원 모두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다.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 소속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하원의원이, 공화당 소속이자 현 주 부지사인 윈섬 얼-시어즈와 맞붙는다. 뉴저지에서는 민주당의 미키 쉐릴 연방하원의원과 공화당의 잭 치아타렐리(사업가·전 주의원)가 경쟁한다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캘리포니아 주민투표 결과는 연방 하원 선거구 재획정으로 이어져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2026년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다.
“버지니아와 뉴저지 경합은 현재 유권자 지형에 대한 스냅샷을 제공할 것이다. 민주당에 ‘좋은 밤’이 되면, 내년에 하원을 되찾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크리스 그리산티, 뉴욕의 MAI 캐피털 매니지먼트 수석 시장전략가)
용어·맥락 해설
중간선거정치는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연방의회 선거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현 정권에 대한 국정 심판 성격을 띠며, 결과에 따라 법안 처리와 정책 추진의 동력이 크게 변한다다.
그리드락(gridlock)정치은 대통령과 의회의 다수당이 서로 달라 정책이 쉽게 통과되지 않는 정치적 교착상태를 의미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급격한 정책 변화 리스크가 낮아지는 점을 들어 선호하기도 한다다.
다수득표(plurality)선거는 과반50%+이 아니라도 가장 많은 득표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다자구도에서 흔히 발생하며, 승자의 정치적 정당성 논란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다.
베팅 시장시장은 선거·스포츠 등 사건의 발생 확률에 돈을 거는 시장으로, 투표 전 기대를 수치화해 보여준다. 그러나 유동성·참여자 편향에 취약할 수 있어 참고 지표로만 활용된다다.
시장 시사점: 불확실성, 가격에 반영될까
현재 구도에서 월가가 가장 신경 쓰는 변수는 세제·규제의 변동성과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다. 맘다니의 공약 상당수는 예산 제약, 시의회·주정부·법원 등 제도적 견제, 그리고 실행 인프라 부족 같은 현실적 장벽을 만나게 된다. 이는 급진적 메시지와 실제 정책 사이의 간극을 지적한 시장 참여자들의 경계와 안도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다다.
한편, 버지니아·뉴저지 결과와 캘리포니아 재획정 이슈는 연방 권력 지형의 윤곽을 가늠케 한다. 특히 셧다운 국면에서의 유권자 책임론은 내년 의회 권력 균형과 재정·규제 어젠다의 향배를 예고할 수 있다. 공화당이 ‘큰 패배’를 본다면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교착 상태 심화 전망은 급격한 정책 리스크를 누그러뜨리는 방향으로 위험 프리미엄 재산정을 유도할 여지도 있다다.
결국, 뉴욕시장 선거는 도시 정책의 방향성을, 주지사 선거는 연방 정치 구도의 초읽기를 제시한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헤드라인 민감해질 수 있으나, 정책의 제도화 과정과 예산 현실이 실제 가격에 반영되는 주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