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비싸다’며 포기한 팔란티어, 개인투자자들은 열광하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antar Technologies, 이하 ‘팔란티어’)가 2025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거센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방위·데이터 소프트웨어 사업과 인공지능(AI) 관련 기대감이 결합되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2025년 12월 25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마케터 Kyle Dijamco(31세)는 팔란티어 주식에 대규모로 투자해 현재 약 $25,000 상당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딜잼코는 올해 초 가격 급락 구간에서도 매수 비중을 늘렸으며 “흥미로운 종목”이라는 취지로 CNBC에 밝혔다.

Alex K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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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와 흐름 수치를 보면 개인투자자의 유입 규모는 현저하다. VandaTrack 자료(2025년 12월 8일 기준)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2025년에 순매수 기준으로 거의 $80억(약 8 billion 달러)에 달하는 팔란티어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2023년과 비교하면 400% 이상 확대된 규모다.

Vanda의 Viraj Patel(연구부 부책임자)는 이 종목이 AI·테크 대표주군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Vanda 자료는 팔란티어가 2025년 순매수 기준으로 연간 다섯 번째로 많이 매수된 종목으로 집계되며, 이는 테슬라(Tesla), 엔비디아(Nvidia), 그리고 SPDR S&P 500 ETF Trust(SPY) 등 메가캡과 인기 ETF에 이어지는 순위라고 밝혔다.


주가 흐름과 사업 특성

팔란티어의 주가는 2025년 들어 150% 이상 급등약 3,000% 상승해 같은 기간 S&P 500의 약 80% 상승, 나스닥 종합지수의 120% 이상 상승을 크게 상회했다. 2020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팔란티어는 정부 및 민간 대기업의 데이터 통합·분석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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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 팔란티어는 정부와 대기업이 데이터를 정리·분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AI 도입 가속화의 수혜주로 평가받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 시절 연방 정부의 효율성 강화와 국방부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업체로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팔란티어는 미 육군 관련 $100억(기사 원문: 10 billion) 규모의 소프트웨어·데이터 계약을 수주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계기로 일부는 규제 보고서와 공개 자료를 직접 분석한 결과 사업의 다각화와 민간 고객 확보를 확인한 경우도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Paxton Earl(23세)은 규제보고서를 검토한 뒤 “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팔란티어가 페라리(Ferrari)와 웬디스(Wendy’s)와 같은 소비자 지향 브랜드와도 협력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개별 투자자 대상으로의 소통 전략

팔란티어 경영진은 개인투자자에 우호적인 소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실적발표 시 질의응답(Q&A)을 기관 애널리스트나 언론에 제한하는 반면, 팔란티어는 개인투자자의 질문도 수용한다. CEO Alex Karp는 지난해 스키 트레일에서 촬영한 연례 영상에서 개인주주들을 공개적으로 치하하며 감사 인사를 전한 바 있다.

Exceedingly grateful to all of you individual investors who took the time and opportunity, and had the courage to look past conventional, rusty, crusty platitudes.” — Alex Karp

소셜 미디어에서도 팔란티어는 화제의 중심이다. Reddit의 유명 커뮤니티인 WallStreetBets에서는 2025년 여러 날에 걸쳐 최다 언급 종목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밈 주식 추적업체 Breakout Point의 매니징 디렉터 Ivan Ćosović는 “팔란티어는 오래된 WallStreetBets의 로맨스”라며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애정을 전했다.

다만 일부 투자 관련 크리에이터들은 팔란티어의 전시·전쟁 관련 기술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협력 관계 등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보유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의 태도와 밸류에이션 논쟁

그러나 월가의 기관투자자들은 비교적 신중하다. LSEG(Refinitiv) 집계에서 평균 애널리스트의 권고는 ‘보유(Hold)’ 등급이며, 다수 애널리스트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우려 요인으로 지적한다. D.A. Davidson의 기술 리서치 책임자 Gil Luria는 팔란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R, trailing earnings multiple)이 약 450배에 달한다고 지적했고, 이는 S&P 500의 평균 약 28배와 큰 격차를 보이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Luria는 팔란티어가 미국 방위 관련 기여와 CEO의 비전 제시 능력으로 개인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트라일링 수익 기준의 고배수가 기관에게는 투자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테슬라가 10년 전 전기차 미래상을 제시하며 급등했던 사례와 팔란티어를 비교하기도 했다.

한편, Scion Asset Management — ‘빅 쇼트’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운영하던 펀드(현재는 비활동 상태)—는 3분기에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Karp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리의 결정을 “bats— crazy”라고 표현했다.


변동성과 향후 전망(분석)

팔란티어는 2025년 중에도 개별 거래일에 10% 이상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11월에는 AI 관련 밸류에이션 우려로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해당 월에만 주가가 16% 급락하며 최근 2년 내 최악의 한 달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Vanda의 분석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는 주로 상반기(처음 9개월)에 집중됐고, AI 버블 우려가 확산되며 하반기에는 매수세가 다소 둔화됐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볼 때, 팔란티어의 향후 주가는 다음 세 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실적의 지속성—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고배수를 정당화할 정도로 견조하게 이어지느냐. 둘째, AI·국방 수요의 현실화—대형 계약 실현과 정부 수요 확대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 셋째, 시장 금리·리스크 선호—금리 상승기에는 고밸류 종목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조정 압력이 클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매수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나 기관의 비중 확대가 동반되지 않으면 가격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지표(매출, 잉여현금흐름, 대형 계약 이행 여부)가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Trailing earnings(트레일링 이익)은 최근 12개월의 실제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익 지표를 의미하며,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PER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에 대해 높은 기대를 품고 있다는 의미이나, 실제 실적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주가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SPY는 미국 전체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대표 ETF(상장지수펀드)로, 시장 전체 흐름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종합

요약하면, 팔란티어는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지지 속에서 2025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으나, 월가의 기관투자자들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변동성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주가는 실적의 지속성, 대형 계약의 실현 여부, 전반적인 시장 리스크 선호 변화에 크게 의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