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주간 EIA 재고 급증에 하락 압력 — 혼재된 유가 움직임 지속

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주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 보고서 발표로 등락을 거듭하며 혼재된 흐름을 보였다.

2026년 2월물 WTI 선물(CLJ26)은 수요일 장 마감 기준으로 -0.21달러(-0.32%) 하락했고, 4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J26)은 +0.0152달러(+0.68%) 상승했다.

2026년 2월 25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수요일 발표된 EIA 주간 재고 보고서는 원유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다만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손실 폭은 제한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 관료들이 “다시 그들의 불길한 핵 야망을 추구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미국이 향후 며칠 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유가의 급락을 억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협상이 계속될 수 있는 최대 기간으로 “10~15일이 대체로 최대치”라고 언급하며 제한적 군사행동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배경과 지정학적 요인

원유 가격은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월요일 한때 6.5개월 최고까지 올랐다. 미국은 레바논 주재 대사관에서 “수십 명의 직원”을 예방 차원에서 대피시켰고, 미국 교통부는 미 국적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멀리 항해할 것을 권고하는 해사(海事)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란은 OPEC 내에서 네 번째로 큰 산유국이며, 이 국가에 대한 군사적 타격은 일일 약 330만 배럴(bpd)의 생산 차질을 야기하거나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국 중재 회의는 조기 종료됐고,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장기적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지속시키고 이는 원유 가격에 대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저장·수송·공급 측면의 변화

공급 측면에서는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 재고의 증가는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Vortexa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를 포함한 유조선 내 부유(浮遊) 저장은 현재 약 2억9천만 배럴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다만 Vortexa는 2월 20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 내 저장 원유가 전주 대비 -8.1% 감소해 8,473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12월의 일평균 498,000배럴에서 1월 800,000배럴로 늘어나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로이터 보도, 2월 9일).

EIA·IEA·OPEC+의 전망 및 정책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추정치를 전월 13.59백만 bpd에서 13.60백만 bpd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추정치는 95.37에서 96.00(쿼드릴리언 Btu)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량 추정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OPEC+는 2026년 1분기까지 생산 증가 중단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2월 1일 밝힌 바 있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의 생산을 늘렸고 이후 2026년 1분기 동안 추가 증산을 유예하기로 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일 220만 배럴 감산의 전량 복구를 노리고 있으나 현재까지 120만 bpd는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30,000 bpd 감소해 5개월 최저인 28.83백만 bpd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공격과 제재 영향

지난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유 및 수출 능력을 제약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탱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 발트해에서 적어도 6척의 탱커가 드론·미사일을 맞았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對)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제재가 더해져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량이 줄어들었다.

주간 EIA 보고서 세부 수치

수요일 발표된 EIA 보고서는 원유 및 정제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약세 신호를 보였다. 주요 수치로는 원유 재고가 +15.99백만 배럴 증가해 8.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 기대치인 +1.925백만 배럴을 크게 상회했다. 휘발유 재고는 -1.01백만 배럴 감소했으나 기대치인 -1.5백만 배럴보다 적은 감소폭이었다. 디스틸레이트(중유류) 재고는 예상된 -2.0백만 배럴 감소와 달리 +252,000배럴 증가했다. 또한 WTI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 재고는 +881,000배럴 증가했다.

보고서는 또한 (1) 2월 20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2.5%로 5년 평균의 계절적 수준보다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3.2%로 5년 평균보다 높으며, (3)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3%로 5년 평균보다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0.2% 감소해 13.702백만 bpd를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간의 기록적 수치 13.862백만 bpd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시추(리깅) 활동 동향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는 2월 20일 종료 주간에 활동 중인 미국 원유 시추 장비 수가 409대로 전주와 동일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24년 12월 19일 주의 406대(과거 4.25년 최저)에 비해 소폭 높은 수준이며,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최고)와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대폭 하락한 수치다.


용어 설명(비전문가를 위한 안내)

본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 기준의 원유선물이다. RBOB은 휘발유 연료의 정제·수출 형태인 ‘리포머블 블렌디드 휘발유(시보호 기준)’ 선물이다. bpd는 하루 평균 배럴(바렐·barrel) 단위로 유량을 표시하는 단위이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은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를 의미하며, 재고가 대량으로 부유 저장에 머물 경우 단기적으로 현물(physical) 시장에 공급 압박이 될 수 있다. 커싱(Cushing)은 오클라호마 주의 저장 및 배달 허브로서 WTI 선물의 물리적 인도지점이다. EIA·IEA·OPEC+는 각각 미국 에너지정보청, 국제에너지기구, 산유국 협의체인 OPEC와 비OPEC 동맹(플러스)을 의미한다.

향후 유가에 대한 구조적·단기적 시사점

종합적으로 볼 때, 단기적으로는 EIA의 예상보다 훨씬 큰 원유 재고 증가와 디스틸레이트 재고의 반전으로 즉각적인 하방 압력이 나타났다. 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특히 이란 관련 긴장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리스크), 러시아 공급 제약, OPEC+의 증산 중단 기조 등은 중장기적으로 유가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부유 저장의 증가와 베네수엘라의 수출 회복, 미국 내 생산의 완만한 증가세(2026년 EIA 전망 상향) 등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거래 참여자 관점에서는 재고 데이터와 지정학적 뉴스의 상호작용, 달러 흐름, 계절적 수요(예: 북반구의 난방유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재고가 추가로 쌓이거나 디스틸레이트 재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단기 하락 압력이 확대될 수 있고, 반대로 지정학적 긴장이 현실화되거나 러시아·이란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 급등 가능성도 상존한다.

결론

2월 25일 발표된 EIA 주간 재고 보고서는 원유 및 제품 시장에 단기적 약세 신호를 줬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제약, 국제기구들의 정책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유가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시장은 재고 통계와 지정학적 사건, 정책 결정 모두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며, 향후 가격 추세는 이러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에 언급된 수치와 날짜는 Barchart의 보도 및 EIA·IEA·Vortexa·Baker Hughes·로이터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