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로 상승…3주 만에 최고치 기록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은 급등했다. 5월물 WTI(상품코드 CLK26)는 +3.05달러(+3.06%) 상승했고, 5월 RBOB 휘발유(RBK26)는 +0.0791달러(+2.48%) 상승했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원유는 3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2026년 3월 3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급등은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이 배경이다. 미 대통령의 발언과 미군 증원 소식,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에서 매수세가 강화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펜타곤이 이란 내 지상작전을 수주간 준비하고 있으며 약 3,500명의 해군 및 해병대 병력이 중동 지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

take the oil in Iran

“(이란의 석유를 빼앗고 싶다)라고 발언했고, 수출 거점인 카르그 섬(Kharg Island)을 미군이 점령할 수 있다고 언급해 분쟁의 대규모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 우려도 원유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에 킹파드(King Fahd) 공군기지 사용을 허용했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 소유의 병원과 클럽을 폐쇄하는 등 지역 국가들의 움직임이 잇따랐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인접 국가의 표적을 타격해왔고, 인근 국가들의 불만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월요일 보고서에서 중동 9개국에서 40개 이상의 에너지 설비가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게’ 손상돼 전쟁 종료 이후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사실상 폐쇄 상태에 가깝고,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저장용량 한계로 인해 생산을 약 6%가량 감축해야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20%)을 운송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골드만삭스는 이 해협을 통한 수송이 3월까지 저조할 경우 원유 가격이 2008년 기록치에 근접한 배럴당 약 150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3월 1일 발표에서 4월에 일일 206,000배럴(bpd)을 증산하겠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약 137,000 bpd)를 상회한 바 있다. 하지만 중동 산유국들이 실제로는 전쟁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고 있어 이 증산 계획은 현실화가 불투명하다. OPEC+는 당초 2024년 초에 시행한 220만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는 목표를 세웠으며 현재 약 추가로 복원해야 할 물량은 약 100만 bpd 남아 있다. OPEC의 2월 원유생산은 +640,000 bpd 증가해 29.52백만 bpd(3.25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약세 요인은 부유(해상) 저장(floating storage)의 증가다. 데이터업체 Vortexa에 따르면,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약 2.9억 배럴(290 million bbl)이 현재 유조선에 부유 저장 중이며 이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제재와 봉쇄로 인해 즉시 출하되지 못한 물량이 해상에 머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Vortexa는 또 최근 한 주(3월 27일 종료 주)에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의 저장 원유가 전주 대비 +47% 증가한 136.13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2월 10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전월의 13.59백만 bpd에서 13.60백만 bpd로 소폭 상향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도 95.37쿼드리온BTU에서 96.00쿼드리온BTU로 올려잡았다. 한편 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전망을 전월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소폭 하향했다.

유럽·러시아 관련 리스크도 여전하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재 회담(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결을 위한 회담)은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영토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지속시켜 시장에는 추가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지난 7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 삼아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저하시켰고, 11월 이후에는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EU의 신규 제재 조치는 러시아의 석유회사·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제약해 공급 감소 압력을 가중시켰다.

시장 관련 최신 통계로는, 지난주 수요일 공개된 EIA 보고서에서 3월 20일 기준 미국 원유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0.6% 높음, 휘발유 재고는 +3.3% 높음, 증류유 재고는 -0.6% 낮음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생산은 주간 기준 -0.1% 하락한 13.657백만 bpd로, 11월 7일 기록한 주간 최고치 13.862백만 bpd보다 소폭 낮다.

장기적 생산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Baker Hughes는 3월 27일 종료 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리그) 수가 -5개 감소해 409대로 집계됐고, 이는 지난해 12월 19일 기록한 4.25년 최저치 406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인 627대와 비교하면 지난 2년 반 동안 가동 리그 수가 크게 축소되었다.


용어 설명:
RBOB 휘발유는 미국 내 거래 기준의 휘발유 선물(Refin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로, 휘발유의 주요 가격 지표 중 하나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은 생산된 원유가 제재·시장 불확실성·물류 문제 등으로 즉시 거래되지 못하고 유조선에 장시간 적재되어 해상에 보관되는 상태를 말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협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중요한 관문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는 한 원유·정유 제품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류 흐름이 제한되는 상황은 즉각적인 공급 차질로 연결되며,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가격 경고처럼 공급 차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는 역사적 고점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할 위험이 있다. 반면 OPEC+의 증산 계획, 해상에 머무는 대규모 재고(부유 저장)의 존재, 그리고 미국 내 생산의 소폭 증가 등은 가격 상승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정책적·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기업은 공급 리스크(중동의 군사적 확전, 제재 확대), 수요 변동(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 상향 등), 그리고 인프라 손상(IEA의 시설 피해 보고)을 종합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융·실물 시장의 교차효과를 고려해 헤지 전략과 물리적 재고 관리를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론: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원유 시장은 당분간 높은 불안정성과 함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해상 저장 확대와 일부 생산 증대는 상방 압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는 단기적 대응과 중장기적 공급망 복원 시나리오를 동시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