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급락이 설탕 가격 하락을 부추기다

세계 설탕 선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3월 인도계(뉴욕) 설탕 선물인 NY world sugar #11(SBH26)은 화요일 종가 기준으로 -0.13 달러(-0.87%) 하락 마감했고, 3월 런던 ICE 백설탕 선물인 white sugar #5(SWH26)-3.40 달러(-0.80%) 하락 마감했다.

2025년 12월 1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의 직접적 배경은 원유(WTI) 가격의 급락이다. 현지 시각 화요일에 WTI 원유(심볼 CLF26)4.75년 만의 저점까지 내려가면서 에탄올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이로 인해 세계 설탕 제당(제당=사탕수수로부터 설탕을 생산하는 과정) 업체들이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 쪽으로 더 많은 원당(사탕수수)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 설탕 가격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주었다.


공급 측면의 추가 악재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인도 설탕공장협회(ISMA)는 10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의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해 7.8 MMT(Million Metric Tons, 백만 미트릭톤)1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의 작황 전망도 부담이다. 브라질의 작황 예측 기관인 Conab은 11월 4일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 추정치를 종전의 44.5 MMT에서 45 MMT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서 Unica는 11월까지 집계된 중남부(Center-South)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9.904 MMT라고 보고했다. 또한 제당용 가공 비중(사탕수수 중 설탕 생산을 위해 도정된 비율)이 51.12%로 전 기간의 48.34%에서 증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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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와 민간 트레이더의 전망 변경도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설탕기구(ISO)는 11월 17일 발표에서 2025/26 마케팅 연도에 162만5천 톤(1.625 million MT)의 설탕 과잉(잉여)을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도의 291.6만 톤 적자에서 크게 전환된 수치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 등에서의 생산 증가가 잉여를 견인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8월에는 2025/26년을 23.1만 톤 적자로 예측했었다.

한편 글로벌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는 11월 5일 자로 2025/26년의 글로벌 설탕 잉여 추정치를 8.7 MMT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9월의 추정치 7.5 MMT에서 +1.2 MMT 증가한 수치다.

주요 기관별 최신 생산 전망(요약)
• ISMA(11월 11일): 인도 2025/26 생산치 31 MMT로 상향(직전 30 MMT) — 전년 대비 +18.8%
• 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인도 2025/26 생산 34.9 MMT 전망 — 전년 대비 +19%
• Conab(11월 4일): 브라질 2025/26 생산 45 MMT
• Unica(11월 집계): 브라질 Center-South 누적 생산 39.904 MMT (11월까지)
• Thai Sugar Millers Corp(10월 1일): 태국 2025/26 생산 10.5 MMT 전망 — 전년 대비 +5%
• USDA(FAS, 5월 22일): 글로벌 생산 189.318 MMT 전망, 소비 177.921 MMT, 기말재고 41.188 MMT

인도의 수출 관련 정책 변화도 단기적으로 가격에 혼재된 영향을 줬다. 인도 식품부는 11월 14일 2025/26 시즌에 대해 공장이 수출할 수 있는 설탕 물량을 1.5 MMT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이전 예상치였던 2 MMT보다 적은 수치다. 인도는 2022/23 시즌 이후로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상태로, 쿼터는 생산량과 내수 사정에 따라 변동된다.


원유-에탄올-설탕의 상호관계 설명
개념적으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에탄올(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생산되는 대체 연료)의 경쟁력이 약화된다. 에탄올 가격이 낮아지면 사탕수수 제당업체는 당초 에탄올 생산을 위해 가공하려던 원당을 설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세계 설탕 공급이 증가해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는다. 또한 에탄올은 연료 수요와 연동되므로 원유시장의 구조적 변화(수요 둔화, 공급 과잉 등)가 설탕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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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 MMT(Million Metric Tons): 백만 미트릭톤, 설탕과 같은 곡물·원자재의 국제적 표준 단위이다. 예: 1 MMT = 1,000,000 톤.
• WTI: 서부 텍사스 중질유(West Texas Intermediate)의 약자로 국제 석유시장 주요 지표 중 하나.
• ICE: International Commodity Exchange(국제상품거래소)의 약칭으로 런던 ICE는 백설탕 등 곡물·설탕 선물을 상장한다.
• ISO, ISMA, Unica, Conab, Czarnikow, USDA/FAS: 각각 국제설탕기구(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 인도설탕공장협회(Indian Sugar Mill Association), 브라질 사탕수수·에너지·바이오에너지 이사회(Unica), 브라질 농업통계기관(Conab), 글로벌 설탕트레이더(Czarnikow),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서비스(Foreign Agricultural Service)를 말한다.


향후 가격 및 경제에 미칠 영향(분석)
단기 전망: 원유 가격의 추가 약세가 지속될 경우 에탄올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제당업체의 설탕 생산 전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공급 증가로 설탕 가격은 하방 압력을 더 받을 것이며, 특히 이미 생산 확대 신호를 보인 인도·브라질·태국의 추가 증산은 국제가격 약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

중기·장기 전망: USDA와 ISO 등 주요 기관의 전망은 글로벌 생산 증가 및 기말재고 확대를 가리키고 있다. 글로벌 생산이 기록적 수준으로 상승하고 재고가 확대될 경우, 설탕의 기초적 펀더멘털은 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래 변수들은 가격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 극심한 기상 악화(예: 인도·브라질·태국의 가뭄), 주요 수출국의 수출제한·쿼터 강화, 국제 원유가격의 급반등(에탄올 수요 회복) 등이다.

시장 참가자 관점에서 보면, 설탕 선물의 추가 하락을 경계하는 한편, 농산물 관련 인풋(비료, 인건비)과 환율 변동, 물류 제약 등 비용 측면의 변화도 제당업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컨대 환율 약세로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면, 재고 과잉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출 공급은 유지되며 지역별 가격 차가 확대될 수 있다.


기사 메모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자 Barchart의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보도에 인용된 수치는 각 기관(ISO, ISMA, Conab, Unica, Czarnikow, USDA/FAS 등)의 발표·보고를 근거로 정리했다. 기사 작성 당시 필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표기됐다. 모든 수치는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