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의 급락이 설탕 선물가를 압박하면서 5월물 뉴욕 월드 설탕 #11(SBK26)은 -0.18달러(-1.15%) 하락으로 마감했고, 5월물 런던 ICE 화이트 설탕 #5(SWK26)은 -2.70달러(-0.60%)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설탕 약세의 촉발 요인은 월요일 원유 선물의 급락이다.
2026년 3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월요일에 원유(CLK26) 가격이 9% 이상 급락하면서 설탕선물에서 롱 포지션 청산(롱 리퀴데이션)이 촉발됐다. 원유 가격 약세는 에탄올(ethanol)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전 세계 설탕 제분업체들이 에탄올 생산을 축소하고 설탕 생산을 늘리는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설탕 공급 증가로 이어져 가격을 추가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의 제약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콘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봉쇄로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가 제약되어 정제 설탕(white/refined sugar) 생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설탕 가격에는 어느 정도의 지지 요인이 남아 있다.
시장 전망과 주요 기관들의 수급 전망
올해 초부터 이어진 전망들은 대체로 글로벌 설탕 공급 잉여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설탕 트레이더인 Czarnikow는 2026/27년 작물연도에 글로벌 설탕 잉여 3.4 MMT(백만 톤)을 예상하며, 이는 2025/26년의 8.3 MMT 잉여에 이은 수치라고 2월 11일 밝혔다. Green Pool Commodity Specialists는 2025/26년 2.74 MMT의 잉여와 2026/27년 156,000 MT의 잉여를 1월 29일 제시했다. StoneX는 2월 13일 기준으로 2025/26년 2.9 MMT의 잉여 전망을 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2월 27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1.22 MMT의 설탕 잉여를 전망했으며, 이는 2024/25년의 -3.46 MMT 적자 이후의 전환이라고 밝혔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의 생산 증가가 잉여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0% 증가해 181.3 MM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별 생산 동향
브라질의 경우 혼조 신호가 관찰된다. 브라질 사탕수수·에탄올 협회 유니카(Unica)는 2월 18일 센트럴-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1월 하반기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해 단지 5,000 MT에 그쳤다고 보고했으나, 2025/26년 누적 센트럴-사우스 설탕 생산량(1월 말까지)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40.24 MMT로 집계됐다.
인도의 경우 인도 설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업자 협회(ISMA)는 10월 1일부터 3월 15일까지의 2025/26년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해 26.2 MMT에 달했다고 지난 화요일 발표했다. ISMA는 3월 11일 기준으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을 29.3 MMT(전년 대비 +12%)로 전망했는데, 이는 이전의 30.95 MMT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수치다. 또한 ISMA는 인도의 에탄올용 설탕 사용량 전망을 기존 7월 전망치 5 MMT에서 3.4 MMT로 낮춰 발표했으며, 이는 인도의 수출 여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판단된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다.
수출·정책 변수
설탕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은 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다. 인도 정부는 2월 13일 2025/26 시즌에 추가로 500,000 MT의 설탕 수출을 승인했으며, 이는 11월에 승인한 1.5 MMT에 더해진 물량이다. 인도는 2022/23년 이후 수출 할당(quota)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6% 증가해 189.318 MMT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USDA는 같은 기간 인간 소비량(human consumption)을 전년 대비 +1.4% 증가한 177.921 MMT로 봤고, 2025/26년 세계 기말 재고(ending stocks)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8 MMT로 예상했다. USDA의 해외농업서비스(FAS)는 브라질 생산을 44.7 MMT, 인도를 35.25 MMT(+25%), 태국을 10.25 MMT(+2%)로 각각 예측했다.
전문용어 및 메커니즘 설명
설탕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용어를 설명한다. 에탄올(ethanol)은 사탕수수·옥수수 등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로, 원유 가격과 대체재 관계에 있다. 원유 가격이 낮아지면 에탄올의 경제성이 떨어져 제분업체가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으로 전환할 유인이 생기며, 이는 설탕 공급을 증가시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선물(futures)은 미래 특정 시점에 거래하기로 약정한 상품으로, 선물가의 하락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현물 공급과 수요를 반영해 매도 또는 롱 포지션 청산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MMT는 million metric tons(백만 톤)을 뜻하며, MT는 metric tons(톤)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에서 유럽·아시아로의 원유·곡물·사료 등 해상 수송의 요충지로서, 봉쇄나 항로 차질은 물류 전반에 걸쳐 즉각적 영향을 미친다.
향후 가격 및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단기적으로는 원유의 급락이 에탄올 가격을 더 낮춰 설탕 공급 측면에서 상방 리스크를 증가시키므로 설탕 가격의 추가 하락 압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기적·구조적 관점에서는 몇 가지 변수에 의해 방향성이 갈릴 수 있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여부와 해상 운송 차질이 계속되면 정제 설탕의 공급 병목은 가격의 하단을 제한할 수 있다. 둘째, 인도가 에탄올용 설탕 사용량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수출 물량을 늘릴 경우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심화되어 가격 하락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셋째, 브라질의 생산 회복이 가속화되면 세계 공급량이 추가로 늘어나 당분간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원유-에탄올-설탕의 연계성(크로스커머더티 상관관계)이 높은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설탕 선물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헤지(헷지) 수요, 통화(달러) 가치 변화, 물류비 상승 등 부수 요인들도 가격을 흔드는 요인이다. 투자자와 무역업체는 단기적으로는 원유의 향방과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주시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계절적 생산 사이클, 각국의 수출정책, 에탄올 소비 구조 변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참고: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전망은 Czarnikow, Green Pool, StoneX, ISO, USDA, Unica, ISMA, Covrig Analytics 등의 공개 자료와 시장 종합 데이터를 근거로 정리한 것이다. 기사 작성 시점의 포지션 공시로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요약 및 전망: 원유의 급락은 에탄올 가격 약세를 통해 설탕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있어 선물 가격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제약과 일부 지역의 생산 감소는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기적으로는 인도의 수출 확대 및 브라질·태국 등 주요 산지의 생산 추이가 가격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