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급등 덕에 국제 설탕 선물 이틀 연속 상승

국제 원당(원설탕) 선물 가격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9일(현지시간) 뉴욕 ICE 10월물 원당 #11은 전장 대비 0.16센트(0.97%) 오른 파운드(lb)당 16.66센트에, 런던 ICE 10월물 백설탕 #5는 0.50달러(0.11%) 상승한 톤당 455.3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뉴욕 원당 선물 차트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장 원유 급등이 설탕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은 3% 넘게 뛰어 2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에탄올 가격을 끌어올려 전 세계 설탕 제분업체들이 사탕수수 압착 물량을 에탄올 생산으로 돌릴 유인을 강화했다.

사탕수수에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하면 설탕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생산국은 원유·에탄올 가격이 유리할 경우 공장 가동 비율을 조정해 수익성을 극대화해 왔다.

수요 회복 신호도 가격을 지지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서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의 연간 설탕 소비를 1,100만 톤에서 1,150만 톤으로 4.4% 확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인도발 공급 확대 가능성은 하방 압력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440.1mm로 평년 대비 8% 많아 풍작이 예상된다.

브라질의 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현지 제당소들이 압착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Covrig는 이달 상반기 브라질 제당소가 가용 사탕수수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해 320만 톤의 추가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2위 생산국 인도 역시 증산 전망이 이어진다. 전인도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년도 인도 설탕 생산이 3,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설탕공사(ISMA)는 2024/25년도 생산량을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톤으로 추산했으나, 10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누계 생산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간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 또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시장이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 톤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브라질의 실제 생산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6월까지 누적 2025/26년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든 1,224만 9,000톤이라고 발표했다. 정부 기관 Conab도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을 가뭄과 폭염에 따른 수확량 감소로 4,411만 8,000톤으로 제시하며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주목된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설탕 생산이 14% 늘어난 1,000만 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를 통해 2024/25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기존 –488만 톤에서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적자를 예고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4/25년 생산 전망치는 1억 7,480만 톤으로 하향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인류 소비는 1.4% 늘어난 1억 7,792만 1,000톤으로 각각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브라질은 4,470만 톤, 인도는 3,530만 톤, 태국은 1,030만 톤 생산 전망이 제시됐다.

주요 용어 해설

  • WTI: 미국 텍사스주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중질유로, 국제 유가의 기준가 역할을 한다.
  • 에탄올: 사탕수수, 옥수수 등을 발효·증류해 만드는 바이오 연료로, 브라질 등에서는 자동차 연료로도 쓰인다.
  •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옥수수를 가공해 만든 감미료로, 설탕보다 저렴해 음료에 널리 사용돼 왔다.

자료 출처: 바차트(Barchart), 블룸버그, USDA, ISO, Unica, Conab 등. 본 기사 작성에 언급된 증권을 기자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보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