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3일(현지시간) S&P500 지수 0.32% 상승,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0.18% 상승, 나스닥100 지수 0.33% 상승으로 강세를 보였다. 12월물 E-mini S&P 선물과 E-mini 나스닥 선물도 각각 0.35%씩 올랐다.
2025년 10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생산업체 주가가 장을 견인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 PJSC)와 루코일(Lukoil PJSC)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 이상 급등하며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다우(Dow Inc.)가 3분기 조정 영업이익(Ebitda)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11% 급등했고, 하니웰 인터내셔널(Honeywell International) 역시 매출 호조로 5% 이상 상승했다.
반면, 헬스케어업체 몰리나 헬스케어(Molina Healthcare)는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14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20% 이상 급락했다.
국제 정세와 무역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러시아의 진정성 부족”을 이유로 두 대형 러시아 석유기업을 제재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거래 제한과 국제 금융망 차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에서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월 1일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인상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4주째 지속돼 경기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노동부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및 9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총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 휴업이 실업률을 4.7%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적 시즌도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보고를 마친 S&P500 기업의 85%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해 2021년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2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시장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25bp(0.25%p)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99%로 반영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12월물 10년 만기 재무부채권(T-note) 가격이 8틱 하락하며 금리가 3.984%로 3.4bp 상승했다. WTI 급등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1주 만에 2.309%로 높아진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재무부는 이날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260억 달러를 발행해 공급 압력도 가중됐다.
유럽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는 1.6bp 오른 2.579%, 영국 길트채는 0.8bp 오른 4.425%를 기록했다. 파생시장은 10월 30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1%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0.17% 상승,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2% 상승 마감했으나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35% 하락했다.
개별 종목 동향에서는 에너지·서비스주가 강세를 보였다. APA(+6%), 발레로에너지(+5%), 다이아몬드백에너지·데본에너지(+4% 이상), 옥시덴털·코노코필립스(+3% 이상), 그리고 서비스업체 할리버턴·필립스66·베이커휴스(+2% 이상) 등이 크게 올랐다.
양자컴퓨팅 섹터도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련 기업이 미 상무부 지분 참여와 맞바꿔 연방 자금을 수혈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IonQ, Rigetti, D-Wave, Quantum Computing 등이 6% 넘게 뛴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테슬라는 3분기 EPS가 0.50달러로 예상치(0.54달러)를 밑돌아 3% 하락했다. IBM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이 14%로 시장 예상(16%)을 하회해 4% 이상 밀렸다.
전망 하향·실적 부진 종목으로는 로퍼 테크놀로지스(-7%), 사우스웨스트항공(-3%대), 트랙터서플라이(-3%대), 모더나(-4% 이상) 등이 꼽혔다. 모더나는 거대 선천성 감염병인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이 3상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의견·목표가 변화도 잇따랐다. 도이체방크는 CME 그룹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제시하자 1%대 상승했다.
※ 용어 해설 ▷ E-mini 선물: 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만든 소형 주가지수선물로, 표준 계약의 5분의 1 규모다. ▷ T-note: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10년 만기 중기채권. ▷ bp(베이시스포인트): 0.01%p를 의미한다.
이날 실적을 발표하거나 발표 예정인 기업으로는 알래스카에어, 어메리칸항공, 포드, 인텔, 뉴몬트, 유니언퍼시픽, 발레로에너지 등 40여 개가 넘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들은 “기업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으나 매출 성장세 둔화와 정부 셧다운 장기화가 변수”라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이어질 경우 연준의 추가 완화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 Barchart, Bloomberg, Nasdaq.com, U.S. Treasu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