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강세에 힘입은 국제 설탕 선물 가격 상승

뉴욕 원당 10월물(SBV25)과 런던 백설탕 10월물(SWV25)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WTI 10월물(CLV25) 가격이 2% 이상 급등하면서, 에탄올 가격이 동반 상승해 글로벌 설탕 공장들이 사탕수수를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에 더 많이 투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2025년 9월 10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ICE 원당 10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0.12센트(0.76%) 오른 파운드당 15.89센트,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은 6.90달러(1.43%) 상승한 톤당 489.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8일(월요일)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2주 반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이는 브라질의 설탕 공급 증가 전망이 배경이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에 따르면, 8월 상반기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만 5,000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의 55.00%가 설탕 생산용으로 투입돼 지난해(49.15%)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다만 2025/26년 누적 생산량은 4.7% 감소한 2,288만 6,000톤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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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제당업체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건조한 날씨로 사탕수수 당도가 높아지면서 수확 최성기에도 설탕 생산 비중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수급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ISO는 해당 시즌 공급 부족 규모를 23만 1,000톤으로 추산했으며, 생산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 8,060만 톤, 소비량은 0.3% 늘어난 1억 8,080만 톤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8월 19일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종전 4,590만 톤에서 4,450만 톤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이는 7월 발표한 2024/25년 생산량 4,411만 8,000톤(전년 대비 3.4% 감소) 추정치를 반영한 것이다. Conab는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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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세계적 곡물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시장이 8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 톤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를 통해 2025/26년 글로벌 설탕 생산이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재고는 7.5% 증가한 4,118만 8,000톤에 이를 전망이다.

인도의 수출 가능성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풍부한 몬순 강우로 대규모 수확이 기대되면서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9월 4일까지 누적 몬순 강우는 791.8mm로 평년 대비 9% 많았다. 인도 사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2025/26 시즌 설탕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은 6월 2일,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4/25년 생산량(2,620만 톤)이 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큰 폭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에서도 공급 확대가 이어진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SCB)는 5월 2일 2024/25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각국 생산 전망치로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을 제시했다. 또 2025/26년 전 세계 인류 소비량은 1억 7,792만 1,000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봤다.

시장 영향 및 해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의 선물 기준물로, 국제 유가 지표 역할을 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바이오에탄올의 채산성이 높아져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 원당 #11과 백설탕 #5는 각각 뉴욕 ICE와 런던 ICE에 상장된 국제 설탕 선물 계약 코드로, 조당(정제 전)과 백설탕(정제 후) 차이를 나타낸다.

이처럼 복합적인 수급 변수로 설탕 가격은 단기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 흐름과 주요 생산국 작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