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에너지 수요에 대한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3월 인도분 WTI 원유 선물은 전일 대비 -0.40달러(-0.62%) 하락 마감했고, 3월 RBOB(휘발유) 선물은 -0.0263달러(-1.32%)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가격 조정은 소비자 지출의 약화 신호로 해석되는 미국 소매판매 지표의 부진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2026년 2월 1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집계되어 시장 예상치인 월간 상승률보다 낮게 나왔다. 이는 경제 성장률과 연관된 에너지 수요 전망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다만 달러 지수가 한 주 저점까지 하락하면서 원유 손실폭은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고, 동시에 미·이란간 긴장 고조로 인해 원유 가격에 일정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해상 항로 경계
미국 교통부는 최근 해상 주의보를 발령해 미국 국적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관할 해역에서 가능한 한 멀리 항해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미·이란 협상에서 이란의 핵물질 농축 중단에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군사행동을 검토할 가능성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군사 충돌이나 제재 및 보복이 발생할 경우 중요 해상 노선이 차단되거나 이란의 하루 생산량 약 330만 배럴이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유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고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전 세계의 약 20%에 달한다.
공급 측면의 변화
한편, 공급 증가 요인도 관찰된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최근 증가해 1월 수출이 80만 배럴/일로 집계돼 12월의 49.8만 배럴/일에서 크게 늘어난 점은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공급 확대는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기타 공급·수요 지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 전망치를 기존 추정치에서 하향 조정해 약 370만 배럴/일 수준으로 제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량 전망을 1,360만 배럴/일로 상향 조정했고, 동일 기관은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을 96.00 쿼드리션 Btu로 상향했다(전월 추정치 95.37쾨드리션). 이러한 조정은 장기적 수급 전망에 대한 재평가를 반영한다.
유동탱커(플로팅 스토리지)·재고·시추 현황
시장 자료를 토대로 보면, Vortexa는 2월 6일로 끝난 주간에 7일 이상 정체한 채 탱커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8% 감소해 1억 1만5천500만 배럴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EIA의 주간 통계에 따르면 전문가 컨센서스는 이번 주 원유 재고가 소폭 감소하고 휘발유 재고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EIA의 이전 보고서에서는 1월 30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보다 약 4.2% 낮다고 나타났고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러시아 측이 평화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는 발언을 한 이후, 장기적 분쟁 지속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한 장기적 종전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28개 이상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제한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올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등 해상 운송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산 원유의 국제 수출은 계속해서 제약을 받고 있다.
OPEC+의 정책 방향
OPEC+는 2월 1일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며 2026년 1분기까지 증산 중단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하루 13만7천 배럴 증산을 실시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새로 형성된 글로벌 원유 잉여를 고려한 조치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했던 약 220만 배럴/일의 감산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여전히 약 120만 배럴/일의 복원 여지가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3만 배럴/일 감소해 약 2,883만 배럴/일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추활동과 생산성 지표
Baker Hughes의 자료에 따르면 2월 6일로 끝난 주간 미국 내 활동 중인 유정 수는 전주 대비 +1대 증가한 412기로 집계됐다. 이는 연말에 기록된 연평균 저점 수준에서 소폭 회복한 수치이나 여전히 2022년 12월 기록된 고점 대비 크게 축소된 상태다. 또한 EIA가 보고한 최근 주간 기준 미국 원유 생산은 1월 30일 기준 약 1,321.5만 배럴/일로 14개월 만의 저점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존재한다.
용어 설명(시장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 설명)
WTI는 서부텍사스산원유(West Texas Intermediate)를 의미하며 미국 시장의 벤치마크 원유이다. RBOB는 휘발유 선물(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을 의미한다. bpd는 바럴퍼데이(barrels per day, 일일 배럴)를 나타내는 단위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IEA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를 뜻한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주요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를 일컫는다.
단기·중기적 시장 영향 분석
시장 환경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지표(예: 미국 소매판매)의 약화가 수요 측면의 하방 압력을 제공해 원유·정유 제품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예: 미·이란 긴장 고조)과 러시아 공급 제약 요인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하락폭을 제한하거나 반등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수출 증가와 OPEC+의 완만한 증산 정책이 글로벌 공급을 늘려 가격 상방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유동탱커 감소와 일부 지역의 재고 하락은 단기적 긴축 신호로 작용해 가격 하방을 방어할 수 있다.
금융시장·환율 연동성
달러 지수의 약세는 통상적으로 달러 기준 자산인 원유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주 달러 지수의 하락은 원유 가격의 추가 하락을 일부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달러 약세가 지속되더라도 수요 측면의 체감 경기 약화가 심화되면 전반적인 가격 하락 압력은 계속될 수 있다.
향후 전망(시나리오별)
상승 시나리오: 미·이란 협상 결렬 후 군사적 충돌 또는 해상 운항 차질이 발생할 경우 단기간 내에 원유 가격은 급등할 여지가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현실화하면 단기간에 글로벌 공급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하락 시나리오: 미국 및 주요국의 소비 둔화가 지속되고 베네수엘라 등 비정상 공급이 정상화되며 OPEC+가 추가 증산을 고려하면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기본 시나리오: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요 둔화 요인이 교차하면서 변동성은 확대되지만 즉각적인 대규모 추세 전환보다는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실무적 시사점
원유 및 정유 관련 기업, 수송·물류 회사, 정유소 및 석유제품 트레이더는 재고관리와 헤지정책을 정밀하게 운영해야 한다. 금융투자자는 달러·금리·실물 재고 지표·지정학적 뉴스 흐름을 통합적으로 관찰하며 포지션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리스크를 재점검하고 비상 상황 대비 계획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공개·투명성 고지: 이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내용은 Barchart의 보도 및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기사 필자는 기사에서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 이해관계를 보유하지 않았다(발표일 기준).
참고: 본 기사는 원문 보도를 번역·정리한 것으로, 시장 데이터는 발표 시점의 집계치를 반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