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보합세 유지 ─ 유조선 운항 교란이 지속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2월물은 12월 24일(수) 거래 마감 기준으로 -0.03달러(-0.05%) 하락 마감했고, 2월 RBOB 휘발유 선물은 같은 날 +0.0040달러(+0.23%) 상승 마감했다. 이번 주 초에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관련 리스크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2025년 12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가는 유조선 운항 교란과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계속된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금요일 베이커 휴즈(Baker Hughe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가동 중인 석유 시추 장비 수가 4.25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번 주에는 소폭 +3대 증가한 409대로 집계되었다는 점이 단기적인 하방을 제한했다.


지정학적·해상 운송 리스크 요약

주목

베네수엘라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기사 원문 표현 기준)이 지난주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완전하고 총체적인 봉쇄(complete blockade)”를 명령했다고 전해지며, 미 해안경비대는 지난 토요일 카리브해에서 비제재 선박 ‘Centuries’에 대해 승선 조치를 취했다. 또한 미국 병력이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Bella 1’ 유조선을 추적한 사실이 보고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금요일 지중해에서 러시아의 그림자(회색선) 유조선을 드론으로 타격한 사례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지난 3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더불어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트해 등지에서 적어도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해상 운송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Vortexa의 자료에 따르면 12월 19일로 끝나는 주간에 한 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은 전주 대비 -7% 감소한 1억7,150만 배럴(107.15 million bbl)로 집계됐다.


공급·수요 측 지표와 정책

OPEC+는 11월 30일 발표에서 2026년 1분기(Q1) 생산량 증산 일시 중단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배럴/일(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이후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 신호가 나타나자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에 기록적인 4.0백만 bpd의 공급 과잉을 전망한 바 있다.

주목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백만 bpd 규모의 감산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1.2백만 bpd의 생산 회복분이 남아 있다. OPEC의 11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10,000 bpd 감소한 29.09백만 bpd를 기록했다.

또한 OPEC은 지난달 글로벌 3분기(Q3) 시장 전망을 수급적자에서 공급과잉으로 수정했다. 구체적으로 Q3에 대해 이전 달의 -400,000 bpd 적자 전망에서 +500,000 bpd 잉여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13.59백만 bpd로 전월의 13.53백만 bpd에서 상향했다.


미국 재고 및 생산 지표

지난 수요일 공개된 EIA 주간 보고서는 12월 12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4.0%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0.4% 낮으며, (3) 중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7%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으로 -0.1% 하락한 13.843백만 bpd로 집계돼 11월 7일 주의 최고치인 13.862백만 bpd를 약간 밑돌았다.

베이커 휴즈는 12월 26일 기준 미국의 가동 중인 석유 시추 장비 수가 409대로 집계되어 전주(12월 19일)의 406대(4.25년 최저치)에서 다소 회복했다고 보고했다. 최근 2년 반(약 2.5년) 동안 미국 시추 장비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최고)에서 급감했다.


시장 해석 및 향후 전망(분석)

이상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최근 유가는 유조선 운항 교란·정유시설 공격·제재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OPEC+의 정책과 국제기구의 성장 둔화·공급 전망 상향으로 인한 구조적 공급 증가는 하방 압력으로 상존한다. 단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 관련 봉쇄 조치와 우크라이나의 해상 타격 사례, 그리고 미국의 해상 압력 강화가 물류상의 제약을 심화시켜 원유 가격의 상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OPEC+가 2026년 1분기에 증산을 보류한 결정이 단기적인 가격 지지 요인이 되지만, IEA가 전망한 2026년 4.0백만 bpd 공급 과잉 시나리오와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2025년 전망치 상향)는 잉여 물량으로 인해 가격이 장기적으로는 상방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시추 장비 수의 감소(Baker Hughes 지수)는 장기적으로 미국 셰일 오일의 성장 속도를 둔화시켜 중기적으로는 공급 측면에서 완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재고와 생산 지표, 그리고 지정학적 사건들 사이의 상충되는 신호가 혼재되어 있다. 따라서 트레이더와 정책 담당자들은 단기 이벤트 리스크(유조선 공격·봉쇄·제재 등)와 구조적 공급 전망(IEA·OPEC·EIA의 전망)을 병행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 지원)

RBOB 휘발유는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서, 정유 공장에서 출하되는 휘발유의 표준 규격을 의미한다. 주로 미국 동부 해안 기준의 물량과 가격을 반영한다. 베이커 휴즈 시추 장비 수(Baker Hughes rig count)는 석유·가스 시추 활동의 활발함을 가늠하는 지표로, 시추 장비 수가 많을수록 향후 생산 증가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Vortexa는 유조선과 해상에 저장된 원유량을 추적하는 민간 데이터 제공업체로, 해상에 정체된 원유량의 증감은 실제 즉시 인도 가능한 공급량에 영향을 준다.


주요 사실 및 출처 관련 공지

기사에 인용된 통계와 발표는 베이커 휴즈, EIA(미 에너지정보청), OPEC+, IEA, Vortexa 및 나스닥닷컴(원문 게시 매체)의 보도 자료와 주간 리포트를 기반으로 정리했으며, 원문 작성자 Rich Asplund는 해당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문의 분석은 공개된 데이터와 시장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해석으로 제시되며, 특정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