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 선물가격, 2개월 최고치 이후 연속 하락세 지속

뉴욕 ICE 원당 #11 10월물(SBV25)과 런던 ICE 백설탕 #5 10월물(SWV25)이 2개월 만의 최고치에서 후퇴하며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뉴욕 원당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0.84% 하락한 -0.14센트로, 런던 백설탕 선물은 -1.53% 하락한 -7.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화요일 기록한 2개월 최고가 이후 사흘 연속 이어진 롱 포지션 청산(long-liquidation) 영향으로 풀이된다.

NY Sugar #11 Chart

긍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7월 하순 원당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61만4,000톤을 기록했으며, 2025/26 재배연도 누적 생산량 역시 전년 대비 -7.8% 줄어든 1,926만8,000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설탕 제조용 사탕수수 투입 비율은 54.10%로 작년 50.32%에서 다소 상승했다.


▶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주간 보고서(8월 5일 마감 기준)에 따르면 펀드 순숏 포지션은 15만1,004계약으로 6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한 주 만에 2만5,923계약 늘었다.

이처럼 누적된 숏 포지션은 단기 가격 급등 시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London White Sugar #5 Chart

▶ 인도산 수출 재개 가능성
반면 인도의 대규모 증산·수출 가능성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새 재배연도(2025/26)에 현지 제당사들의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풍부한 몬순 강우로 인해 작황이 대풍(豐)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500.8mm로 평년 대비 4% 많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 역시 지난주 2025/26연도 설탕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했다.

▶ 인도·세계 증산 전망
올 6월 2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사연합(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연도 생산량이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톤으로 -17.5% 급감한 이후 반등을 예고하는 수치다.

원당 가격은 7월 초까지 약세를 지속하며 뉴욕시장에서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런던시장에서 4년 만의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상사인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발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잉여량이 750만 톤으로 8년 만에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브라질·태국·ISO·USDA 최신 데이터

1) 브라질 – Unica는 7월 중순까지 누적 2025/26 중남부 생산량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만5,000톤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3.4% 줄어든 4,411만8,000톤이라고 발표하며, 고온·가뭄에 따른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2) 태국 – 태국 제당위원회(OFC)는 5월 2일 2024/25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3) 국제설탕기구(ISO) – 5월 15일, ISO는 2024/25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디피싯) 전망치를 547만 톤으로 9년 만의 최대치로 상향했다. 동시에 생산 전망치를 1억7,48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4) USDA – 미 농무부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1억8,931만8,000톤(전년 대비 +4.7%)으로 사상 최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같은 기간 소비는 1억7,792만1,000톤(+1.4%), 기말 재고는 4,118만8,000톤(+7.5%)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을 제시했다.


〈용어 해설〉
NY 원당 #11은 뉴욕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가공 전 설탕) 선물로, 주로 브라질·태국산 원당을 대상으로 한다. 런던 백설탕 #5는 정제된 백설탕 선물을 의미한다. #11과 #5는 각각 계약 사양을 구분하는 코드이며,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국제 설탕 현물 가격 흐름을 가늠한다.

롱 포지션 청산은 매수로 보유하던 계약을 매도해 이익을 실현하거나 손실을 줄이는 행위를 말한다. 반대로 쇼트 커버링은 공매도한 계약을 되사들이는 과정으로, 가격 급등 시 숏 포지션 보유자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발생한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현재 원당 시장은 단기 공급 감소(브라질)중기 공급 증가(인도·태국·글로벌↑)라는 상충 요인 속에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펀드 순숏 포지션이 6년 만의 최고치라는 점은 가격 반등 시 급격한 변동성 확대를 유발할 개연성을 높인다. 반면 USDA와 ISO가 전망한 대로 세계 생산이 재차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가격 반락(reversal)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시장은 9~10월 인도 몬순 강우 추이, 브라질 수확 속도, 글로벌 재고 수준 등 농업·기후 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원당 시장은 구조적 잉여(surplus)에 진입할 것인가, 아니면 기상이변으로 인한 단기 공급 차질이 시장을 좁힐 것인가”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공존한다.

투자자들은 선물 가격뿐 아니라 ETF·ETN과 같은 파생 상품, 그리고 설탕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음료·식품기업 주가 동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본 기사에서 언급된 수치와 전망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