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1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이 비교적 긍정적으로 끝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된 덕분이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 상승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1.2% 올랐다. 영국 FTSE100 지수 또한 0.4% 상승 마감하며 유럽 전역이 ‘그린 스크린’을 연출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지원할 것”
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3자 대화 가능성 언급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장 방식이나 회담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1. 전쟁 장기화 속 ‘휴전 청신호’ 관측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 넘게 이어지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특히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도네츠크·루한스크(도네츠크·루한스크를 합쳐 ‘도네츠 분지(돈바스)’라고 부른다) 지역 영토 반환 문제는 협상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19일 새벽 러시아가 무인기 270대와 미사일 10기를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 들어 최대 규모 공격으로, 푸틴 대통령이 즉각적인 휴전 의지를 보이지 않는 현실을 방증한다.
2. 글로벌 중앙은행 수장, 잭슨홀로 집결
유럽 경제지표가 부재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22~24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향한다. 제롬 파월 의장은 2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패널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전 세계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최대 행사다. 연준의 기준금리 경로뿐 아니라 ECB·BOE의 긴축 지속 여부가 글로벌 자금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3. 유럽 방산주 약세·명품주는 견조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방위산업주가 매도 압력에 노출됐다. 독일 전차 부품 업체 렌크(RENK)는 장중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고, 스웨덴 사브(SAAB), 이탈리아 레오나르도(Leonardo) 역시 급락했다.
반면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럭셔리 섹터는 견조했다. 이탈리아 패션하우스 몽클레르와 영국 버버리는 각각 3% 안팎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고가 소비재 수요 탄력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4. 기업 실적: 혼조세
스위스 통신 솔루션 업체 후버앤수너(Huber+Suhner)는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 8.5% 증가를 보고했다. 항공우주·방산·데이터센터 부문 수요가 지정학 불확실성을 상쇄한 결과다.
덴마크 의료기기업체 콜로플라스트(Coloplast)는 2024/25 회계연도 9개월 누적 순이익 26% 감소를 공시했다. 자회사 케레시스(Kerecis) 관련 일회성 세금 비용이 실적을 훼손한 것으로 설명됐다.
영국 공유 사무실 업체 인터내셔널 워크플레이스 그룹(IWG)은 2025년 상반기 시스템 전사 매출 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고 밝혔다.
5. 유가 하락: 휴전 기대 반영
국제유가는 휴전 기대감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19일 11시 51분(뉴욕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5.97달러로 1% 하락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62.02달러로 1.1% 떨어졌다.
전일엔 미국 백악관 피터 나바로 무역보좌관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비판하면서 공급 불안이 부각돼 두 벤치마크 모두 1% 가까이 올랐었다. 그러나 미·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제재 해제 및 공급 정상화 기대가 우위를 점한 셈이다.
6. 용어·배경 설명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례로 개최되는 글로벌 중앙은행가 회의다. 1982년 이래 세계 각국 통화정책 수장과 학자들이 모여 거시경제·금융 이슈를 논의한다. 연준 의장 연설은 통상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직·간접 시그널을 제공해 ‘통화정책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한편 도네츠 분지(Donbas)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풍부한 석탄 매장지로, 역사적·경제적 중요성이 높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영유권 분쟁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증시에서 말하는 ‘그린 스크린’은 주가 상승 종목이 많을 때 전광판이 녹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일컫는 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