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CEO 이임 임박…버크셔해서웨이 주주 불안 고조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창업자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회장이 두 달 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권력 승계가 가시화되면서 회사 주가와 투자자 심리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2025년 11월 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올해 말 CEO 직을 그레그 에이블(Greg Abel) 부회장에게 공식 이양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버핏 프리미엄’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에 포지션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 5월 4일 오마하 주주총회에서 전격적으로 퇴임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전날인 5월 2일 B주는 장중 54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현재 주가는 11.5%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S&P500 대비 초과 수익률도 22.4% 포인트에서 마이너스 10.9% 포인트로 급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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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W “많은 지표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증권사 케이프, 브뤼엣 & 우즈(Keefe, Bruyette & Woods·KBW)는 10월 26일 보고서에서 버크셔 A주 목표가를 74만 달러에서 70만 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언더퍼폼(매도)’으로 강등했다. 애널리스트 마이어 실즈(Meyer Shields)와 징리(Jing Li)는 보고서 제목을 아예 “여러 지표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로 붙였다.

보고서는 ① GEICO 손해율 정점 도달 가능성 ② 재보험 요율 하락 ③ 단기금리 하락 ④ 철도 부문 관세 압박 ⑤ 친환경세액공제 축소 등을 향후 12개월 실적 리스크로 제시했다. 또 “버핏 개인의 ‘압도적 신뢰감’과 부족한 공시 관행이 맞물려, 승계 이후 월가가 버크셔에 예전만큼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핏에게 막대한 신뢰를 쌓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논리는 거기서 시작해서 거기서 끝난다.” — KBW 애널리스트 마이어 실즈

반면 세퍼 어거스터스 인베스트먼트(Chris Bloomstran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5월 직전 버크셔는 고평가됐고, 연초 대비 5%대 상승은 GEICO 경쟁사 프로그레시브(-14%) 대비 양호하다”며 매수 기회를 언급했다. 그는 “‘버핏 공백’이 주가를 떨어뜨린다기보다 단기 과열 해소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노스스타 그룹의 헨리 애셔(Henry Asher)도 “설령 에이블의 종목 발굴 능력이 버핏보다 떨어져도 현장 계열사들은 변함없이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장기 가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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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버핏 레터’의 저자 교체

WSJ는 내년부터 연례 주주서한의 저자가 버핏에서 에이블로 교체된다고 확인했다. 버핏은 올해 서한에서도 “머지않아 그레그 에이블이 CEO이자 서한 작성자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내년 5월 주주총회 무대에도 오르지 않는다.

다만 버핏은 11월 10일 세 자녀와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연례 추수감사절 기부 전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3. 다비타 지분 45% 유지 위한 ‘기술적 매도’

버크셔는 이번 주 다비타(DaVita) 주식 40만1514주(5,400만 달러)를 매도했다. 다비타는 3분기 실적 부진과 투석 건수 감소로 주가가 주간 8% 급락했지만, 버크셔의 매도는 주가 하락 대응이 아닌 지분율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2024년 체결된 계약에 따라 버크셔는 다비타 지분을 4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다비타가 자사주 490만 주를 소각하면서 버크셔 보유 비중이 45.6%로 상승했고, 이를 45.0%로 맞추기 위해 매도한 것이다. 현재 버크셔는 다비타 3,180만 주(38억 달러 상당)를 보유한다.


4. 버핏이 두려워하는 것: 화폐가치 하락

‘할로윈 특집’으로 다시 주목받은 2025년 주주총회 영상에서 버핏은 “정부는 본질적으로 통화를 평가절하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치가 급락할 통화를 보유하고 싶지 않다”며 미국의 ‘과도한 재정 지출’이 달러 가치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정부가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향독재 국가든 민주 국가든 예외가 없다.” — 워런 버핏


5. 배경 설명: 클래스 A·B주, 언더라이팅 마진, 13F 보고서란?

A·B주 차이 버크셔 클래스 A(BRK.A)는 1주당 70만 달러가 넘는 ‘골드롱’ 주식이며 분할 이력이 없다. 개인 투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1996년 클래스 B(BRK.B)가 신설됐고, 현재 약 500달러 내외에서 거래된다.

언더라이팅 마진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에서 지급 손해액·사업비를 뺀 영업이익률로, GEICO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다.

13F 보고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분기마다 자산 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자에게 의무화한 보유종목 공시 서류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Tracker’ 자료가 여기서 나온다.


6. 전문가 시각

전문가들은 ‘버핏 시대의 막’이 내리면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자회사 내재가치·현금흐름·보험 float(보험료 선수금) 등 펀더멘털의 변함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에너지·철도·보험 등 방어적 사업 포트폴리오와 1,47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보유액이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워런 버핏 영상 캡처

다만 ▲금리 변화에 따른 보험 float 수익률 ▲철도 부문의 물동량 감소 ▲재생에너지 세제 혜택 축소는 주가 할인 요인이 될 수 있어, ‘버핏 이후 리스크 프리미엄’이 어느 수준에서 안착할지가 관건이다.


7. 결론

결국 시장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었던 버핏이 무대 뒤로 물러남에 따라 버크셔해서웨이는 ‘보통의 대형 지주회사’로 평가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방대한 현금·다각화된 사업군·보험 Float 구조가 건재한 한, ‘버핏 프리미엄’이 전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론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힘을 얻는다.

지금까지 워런 버핏의 은퇴 시계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그의 후계자인 그레그 에이블의 경영 성과와 시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후 버크셔 가치 재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