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영원한 보유’ 철학에도 예외는 있었다
미국 시가총액 10위권 기업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그가 내놓는 한마디, 한 번의 매매만으로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버핏이 보유 주식을 매도할 때는 투자 업계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라고 말해 왔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총 7개 종목을 단계적으로 처분했다.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 소비 둔화 우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 등 금융서비스 섹터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동시에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내 특정 종목의 비중이 과도하게 커진 점도 정리 배경으로 지목된다.
아래는 올해 버핏이 매도(혹은 지분을 대폭 축소)한 7개 종목과 그 세부 현황이다.
① BANK OF AMERICA(BAC)
7월 21일 주가: 47.48달러
연초 대비(YTD) 수익률: 9.35%
배당수익률: 2.20%
버핏은 2011년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를 꾸준히 사들였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 잇단 매도는 확연한 시각 변화로 볼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2025년 3월 31일 기준 해당 종목은 여전히 10.1%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지만, 버핏은 과도한 집중도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② CITIGROUP(C)
7월 21일 주가: 92.65달러
YTD 수익률: 33.60%
배당수익률: 2.63%
2024년 말 적극적인 매도로 시작해 2025년에는 완전 청산을 단행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3월 31일 기준 씨티그룹 지분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았다. 회사 자체 비중이 크지 않았던 만큼, 금융 섹터 전반 노출도를 축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③ NU HOLDINGS(NU)
7월 21일 주가: 12.89달러
YTD 수익률: 24.42%
배당 없음
남미 디지털뱅크 누 홀딩스는 미국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하다. 그럼에도 버핏은 초기 투자 이후 약 2억5,000만 달러(약 3,300억 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 업종 전반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차익 실현 목적도 깔려 있었다.
④ LIBERTY MEDIA FORMULA ONE SERIES C(FWONK)
7월 21일 주가: 102.85달러
YTD 수익률: 11.00%
배당 없음
해당 주식은 스핀오프(spinoff)※기업 분할·신주 배정 방식 형태로 버크셔 포트폴리오에 편입됐다. 버핏이 직접 매수한 종목이 아닌 데다, 포트폴리오 비중이 0.1%에 불과해 전략적 관심이 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⑤ DAVITA(DVA)
7월 21일 주가: 139.43달러
YTD 수익률: -6.77%
배당 없음
투석 전문업체 다비타는 아직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1.6%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번 매도는
“버크셔 지분이 45%를 초과할 경우, 다비타가 자사주를 되사들이기로 한 사전 계약”
에 따른 자동 거래였다.
⑥ T-MOBILE US(TMUS)
7월 21일 주가: 232.62달러
YTD 수익률: 6.13%
배당수익률: 1.48%
통신주는 버핏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번 매도로 T-모바일의 비중은 0.3% 수준으로 축소됐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업종 선호도 문제 모두 매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⑦ CAPITAL ONE FINANCIAL(COF)
7월 21일 주가: 215.88달러
YTD 수익률: 21.81%
배당수익률: 1.13%
씨티·BOA 등과 함께 2025년에 정리된 네 번째 금융서비스 종목이다. CNBC는 3월 31일 기준 캐피털원 비중이 0.5%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는 금융 섹터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점에서 앞선 매도 사례들과 맥을 같이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YTD(Year-To-Date): 연초(1월 1일) 대비 특정 날짜까지의 수익률을 의미한다.
스핀오프(Spinoff): 모기업이 자산·사업 부문을 분리해 새로운 독립 법인을 만든 뒤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포트폴리오 비중: 투자 자산 전체에서 해당 종목이 차지하는 가치 비율을 뜻한다.
버핏은 올해 금융서비스 섹터 리스크 관리와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종목별 매도량은 전체 포트폴리오 구성과 맞물려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버핏의 행보가 시사하는 바를 주목하면서도 각자 포트폴리오 상황과 목표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