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현금 3,820억달러 사상 최대…월가에 보내는 경고인가

워런 버핏이 수 주 내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 BRK.B)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날 준비를 하는 가운데, 그의 이름값에 걸맞은 마지막 메시지가 현금 3,820억달러라는 숫자로 월가에 전달되고 있다. 장기투자의 대명사로 통하는 버핏은 조언을 아끼지 않지만, 항상 마음속 생각을 전부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매매 내역을 꾸준히 추적하면, 시장 국면을 읽는 그의 전략의 맥을 상당 부분 파악할 수 있다.

2025년 11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과거 2년 동안 버크셔는 눈에 띄게 현금 비중을 키워 왔다. 버핏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해 왔고, 이번에도 그 신념을 바꾸지 않았다. 그럼에도 올 3분기에 현금 및 단기금융자산을 추가로 늘려 사상 최대 3,820억달러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신호다. 이는 그가 지금의 밸류에이션 환경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에 대해 묵직한 경고를 던진다.

Warren Buff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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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함과 신속함의 공존 — SLOW AND STEADY VS. QUICK AND DECISIVE

버핏은 매수 후 보유(buy-and-hold) 철학의 대표 주자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라고 말해 왔다. 다만 이는 선호일 뿐, 실제로 모든 종목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지는 않는다. 버핏은 절대 매도하지 않을 주식으로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애플을 꼽았지만, 실제로는 애플 보유 지분 일부를 매도한 바 있다. 버크셔의 상장주식 포트폴리오는 통상 약 45개 내외로 구성되며, 그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단기 매매를 반복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버핏과 팀은 유망 기업을 선정하기 전에 현장을 찾아가 사업의 본질과 펀더멘털을 오래 들여다본 뒤 투자에 나선다. 그리고 버크셔에 합리적인 가치의미가 있을 동안에만 보유한다. 개인투자자에게도 그는 단순하고 인내심 있는 접근을 권한다. 그는 올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수동적 투자자들이 몇 가지 단순한 투자만 해두고 평생 보유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시에 버핏은 버크셔의 막대한 성공이 극소수의 비범한 기회를 만났을 때 재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공언해 왔다. 최근 연차서한에서는 후계자 그렉 아벨의 장점으로 바로 그 점을 짚었다. 자본을 투입할 때의 원칙을 설명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개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많지 않다. 아주 드물게, 우리는 기회로 무릎까지 잠기는 순간을 맞는다. 그 시기에 행동하는 능력을 그렉은 생생하게 보여주었고, 찰리(멍거) 역시 그랬다.”


현금은 준비된 탄약 — CASH AT THE READY

이 대목에서 버핏의 메시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요즘은 눈에 들어오는 매력이 드물다는 판단이다. 버크셔의 현금 더미가 커지는 이유는, 그가 현재 시장에서 가성비 높은 기회를 많지 않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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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K.B Cash and Short Term Investments (Quarterly)
출처: YCharts — 버크셔 해서웨이(BRK.B) 현금 및 단기금융자산(분기)

둘째, 기회는 가끔 오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잡으려면 충분한 현금이 필요하다. 그는 올해 미팅에서 “시장 여건이 허락한다면 남는 현금은 500억달러 정도면 좋겠다”면서도, “시장이라는 것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말했다.

“우리는 항상 전액 투자하려 들지 않았기에 많은 돈을 벌었다. 매년 500억달러씩 투자해 남는 현금을 500억달러까지 낮추라고 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이것이 경고인가 — 시장에 보내는 신호

명백한 사실을 짚자. 만약 지금이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었다면, 버핏은 이렇게까지 현금을 쌓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지금은 매수자 우위가 아니다. 버핏은 강세장(bull market)을 사랑하는 투자자와 달리, 탐욕이 넘치는 국면을 경계해 왔다. 그의 가장 유명한 격언은 “시장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하고, 시장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라”는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 언급했다.

주식기업의 실적을 무한정 앞지를 수는 없다.”


경고를 오독하지 말 것 — 시장 이탈 권고는 아니다

버핏이 투자자들에게 시장 밖으로 나가라고 말하는 일은 결코 없다. 그는 미국 경제주식시장장기적 힘을 확고히 신뢰한다. 실제로 거대한 현금을 쌓고 있지만, 동시에 그는 매수도 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주가수익비율(P/E)이 한때 10배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사례다. 버핏이 말하는 ‘탁월한 기업의 일시적 할인’이 포착되자, 그는 신속히 움직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 과열을 고려하면, 투자자에게 필요한 태도는 조심스러움과 선별이다. 앞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제도 받아들여야 한다. 준비 방법은 분명하다. ① 안정적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② 흔들림 속에서도 성급한 매도를 자제하며, ③ 현금을 일정 부분 비축해 좋은 가격의 기회에 즉시 대응하는 것이다.


용어 설명 — 핵심 개념 간단 정리

• 매수 후 보유(buy-and-hold): 우량 자산을 장기간 보유해 복리기업 가치 성장을 함께 누리자는 전략이다. 잦은 매매로 수수료와 세금이 누적되는 단점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주가수익비율(P/E): 주가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낮을수록 이익 대비 가격이 낮게 책정됐음을 시사할 수 있으나, 산업 구조와 성장성, 회계의 일회성 요인 등을 함께 봐야 한다.

• 강세장(bull market): 주가가 광범위하게 상승하고 투자자 심리가 낙관적인 국면을 가리킨다. 버핏은 이 구간에서 과도한 탐욕을 경계하라고 조언해 왔다.

• 변동성(volatility): 가격의 등락 폭이 크다는 뜻이다. 변동성이 커지면 기회도 늘지만, 심리적 압박손실위험도 커진다. 계획된 현금 비중분할 매수는 유용한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


모틀리풀 선정 10대 종목과 성과 수치

모틀리 풀( Motley Fool )의 Stock Advisor 애널리스트 팀은 현재 지금 사기 좋은 10개 종목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으며, 그 목록에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과거 사례로, 2004년 12월 17일 이 추천 목록에 올랐던 넷플릭스에 그 시점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595,194달러가 되었고, 2005년 4월 15일 추천된 엔비디아에 같은 금액을 투자했다면 1,153,334달러가 되었을 것이라는 성과 수치를 제시한다. Stock Advisor의 총 평균 수익률1,036%로, 같은 기간 S&P 500191%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2025년 11월 3일 기준이다.


전문가 시각 — 버핏의 ‘현금 경고’를 해석하는 법

3,820억달러의 현금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가격과 질의 균형에 대한 버핏의 태도다. 이는 “싸지 않다면 기다린다”는 원칙의 재확인으로 읽힌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시사점은 선명하다. 첫째, 현금 비중성과의 적이 아니라 기회의 친구다. 시장이 모든 종목을 밀어올리는 듯 보일 때일수록, 현금의 선택권은 커진다. 둘째, 체크리스트를 준비하라. 고정된 산업/기업군에서 목표 밸류에이션행동 조건을 사전에 정해두면, ‘무릎까지 오는 기회’가 왔을 때 신속·단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셋째, 방어와 공격의 균형이다. 현금·우량 배당·현금흐름 탄탄한 종목으로 하방을 방어하되, 일시적 디스카운트가 발생한 초우량 자산에는 과감히 대응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참고 및 공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Motley Fool Money의 광고 파트너다. 제니퍼 사이빌(Jennifer Saibil)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모틀리 풀은 애플과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하고 있으며, 보유/추천하고 있다. 모틀리 풀은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을 추천한다. 모틀리 풀은 자체 공시 정책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