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애플 지분 69% 처분…4분기 연속 ‘풀 코퍼레이션’ 대거 매수

■ 핵심 포인트(Key Points)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마다 제출되는 13F 보고서는 월가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매매 동향을 추적할 수 있는 대표적 공시 자료다.
  • 워런 버핏은 지난 2년 동안(2023년 중반~2025년 6월 말) 애플 주식 6억3,556만주를 매도했다. 단순 차익실현 외 다른 이유도 거론된다.
  • 11개 분기 연속 순매도 기조 속에서도, 버핏은 경기 확장기에 수혜를 보는 업계 1위 종목을 4분기 연속 집중 매수했다.

버핏, 월가가 주목하는 ‘오마하의 현인’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BRK.B)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만큼 개인·기관 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자산운용자는 흔치 않다. 그가 60년간 S&P500 지수를 누적 5,800,000%포인트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으로 불리는 이유다.

버핏의 클래스 A 주식(BRK.A)은 연평균 약 20%의 복리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처럼 장기 성과가 탁월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13F 보고서를 통해 그의 매매를 ‘복기’하며 포트폴리오 전략에 참고한다.

워런 버핏 주주총회

13F 보고서란?

13F는 분기 종료 후 최대 45일 이내(6월 분기의 경우 8월 14일) 제출이 의무화된 공시다. 운용 자산 1억 달러 이상인 기관투자자는 보유·매도한 미 상장 주식(미국 증시 상장)을 보고해야 한다. 덕분에 일반 투자자도 월가 거물의 구체적 매매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주식 69% 처분…이유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2025년 2분기 13F에 따르면, 버핏은 최대 보유 종목인 애플(NASDAQ: AAPL)을 또다시 매도했다. 2023년 중반 9억1,556만여 주를 보유했던 애플 지분은 2025년 6월 말 현재 2억7,000만 주 수준으로 줄었다.

애플이 버핏의 투자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소비자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가격에 둔감하고, 팀 쿡 CEO는 서비스 기반 모델로 체질을 개선했다. 또한 애플은 2013년부터 자사주 매입에 7,963억 달러를 투입해 유통주식 수를 43.6% 줄였다.

그럼에도 버핏은 2년간 69%를 처분했다. 2024년 5월 주주총회에서 그는 “사상 최저 수준의 법인세율이 적용되는 지금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주주에게 이익”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단순 차익실현 외에도 몇 가지 요인이 거론된다.

첫째, 애플의 실적 모멘텀이 정체됐다. 디바이스 부문 판매가 코로나19 이후 세 차례 회계연도 동안 주춤하며, 서비스 매출만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했다. 둘째, 밸류에이션이 급등했다. 버핏이 2016년 1분기 매수에 나설 당시 애플의 최근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배수(TTM P/E)는 10~15배에 불과했지만, 2025년 8월 15일 종가는 약 35배였다.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버핏으로선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투자 결정 시계


풀 코퍼레이션(POOL): 4분기 연속 ‘사자’ 버튼

버핏은 최근 11개 분기 연속으로 순매도를 지속해 총 1,774억 달러를 현금화했지만, 풀 코퍼레이션(NASDAQ: POOL)만큼은 예외였다.

• 2024년 3분기: 40만4,057주 매수
• 2024년 4분기: 19만4,632주 매수
• 2025년 1분기: 86만5,311주 매수
• 2025년 2분기: 199만4,885주 매수 → 총 345만8,885주(지분율 9.3%)

풀 코퍼레이션은 수영장 자재·장비 유통 부문 북미 1위 업체다. 주가는 상장 이후 배당 포함 누적 수익률이 4만7,900%에 달한다.

버핏이 풀 코퍼레이션에 주목한 배경은 경기 확장 국면에서 수혜폭이 크다는 점이다. 버핏은 “경기침체와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나, 미국 경제는 수축보다 확장 국면에 더 오래 머문다”는 철학을 유지해 왔다. 주택에 수영장이 설치되면 유지·보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에 높은 반복 매출(recurring revenue)이 창출된다.

아울러 풀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적극적이다. 2025년 상반기에만 2억5,200만 달러를 주주환원에 사용했다.

다만 주가가 싸지는 않다.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선행 주가수익배수(Forward P/E)가 약 28배로, S&P500 평균을 상회한다. 업계 1위·반복 매출·주주환원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모틀리풀의 ‘톱10’과 경고성 문구

기사 말미에서 투자 자문사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풀 코퍼레이션은 당사 분석팀이 선정한 ‘지금 사야 할 10대 종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과거 동일 리스트에 올랐던 넷플릭스(2004년)와 엔비디아(2005년)의 폭발적 수익률 사례를 언급하며, 구독 서비스 Stock Advisor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또한 “‘Stock Advisor’ 포트폴리오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1,049%로 S&P500(183%)을 크게 웃돈다”는 비교 수치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 참고: 위 자료는 기사 원문에 포함된 마케팅·공시성 정보이며, 저자나 매체의 투자 조언을 의미하지 않는다.


낯선 용어 정리

▶ 13F 보고서(Form 13F): 미 SEC가 기관투자자에게 의무화한 분기별 보유 종목 공시. 100만 주식 이상의 보유 현황을 공개해 ‘슈퍼 개미’들의 투자를 추적할 수 있다.

▶ TTM(Trailing Twelve Months): 최근 12개월 실적을 의미한다. 회계연도와 무관하게 직전 4개 분기를 합산해 기업의 최신 실적을 평가할 때 사용한다.

▶ Forward P/E: 향후 12개월(또는 차기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배수. 미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 Recurring Revenue: 상품·서비스의 반복적 구매·이용에서 발생하는 매출.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사업모델에서 주로 나타난다.


*버핏 및 버크셔 해서웨이, 애플, 풀 코퍼레이션, 모틀리풀 등 고유명사는 원문의 표기를 기준으로 음역·병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