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보유주 크래프트 하인즈, 200억 달러 규모 사업 분할 검토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의 대표 소비재 기업 크래프트 하인즈(티커: KHC)가 대규모 구조 재편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주가가 17% 하락하며 고전해 온 이 종목이 사업부 분할(스핀오프)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생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2025년 7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래프트 하인즈가 시가총액 340억 달러 중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사업부를 분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소스·스프레드(케첩, 마요네즈 등) 부문과 가공육·치즈 등 코어 식품 부문을 두 개의 독립 법인으로 나누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usiness meeting

최종 의사결정까지는 수 주가 걸릴 전망이며, 내부 논의 단계에서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실적과 주가가 모두 부진했던 만큼, 체질 개선을 위한 ‘빅뱅’이 필요하다는 데 경영진도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왜 분할인가? – 성장성과 포트폴리오 리스크의 분리

크래프트 하인즈의 연간 매출은 260억 달러 안팎으로 정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가공 식품’ 이미지가 강한 제품군이 건강 트렌드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스·스프레드 사업은 글로벌 가정 식탁에서 필수적으로 소비되는 데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비교적 견고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지만, 가공육·치즈 부문은 ‘고지방·고나트륨’ 논란으로 수요 위축 리스크가 크다.

시장조사업체들의 거시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클린 라벨(clean label)헬시 스낵 카테고리가 연 8% 이상 성장하는 반면, 가공육 시장은 1%대 저성장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성장 사이클이 다른 사업부를 ‘한 울타리’에 묶어둘 경우, 저성장 부문이 고성장 부문의 기업가치(Valuation)를 희석한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즉, 분할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소스·스프레드 법인이 프리미엄 멀티플을 적용받아 주주가치가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 반대로 가공육·치즈 법인은 특유의 현금창출력과 고배당 정책을 통해 ‘배당주’ 성격을 강화할 수 있어, 각기 다른 투자자층을 정교하게 타깃팅할 수 있게 된다.


■ 고배당의 명과 암

크래프트 하인즈 주식은 현재 배당수익률 5.5%로 매력적인 현금을 제공한다. 그러나 동일 업종 평균(3% 내외)을 크게 웃도는 수치는 ‘성장 부진의 반작용’으로도 읽힌다. 배당은 순이익과 현금흐름에 의존하기 때문에, 미래 실적이 둔화되면 배당 지속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 기업 분할은 고배당 전략을 유지할지, 혹은 성장 투자를 확대할지를 두 법인이 별도 전략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주주 보호 장치가 될 수 있다.

“투자자는 분할 이후 각 법인의 비즈니스 모델과 재무 전략을 면밀히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주식만 선별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 월가 익명 애널리스트


■ 스핀오프(spin-off)란?

스핀오프는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주주에게 현물배당 형태로 분리·상장해 완전 독립시킨 뒤, 양사가 개별 주식으로 거래되도록 하는 구조를 말한다. 분할 대상 자산과 부채가 명확히 분리되고, 기존 주주는 통상 양사 주식을 모두 받기 때문에 세금효율성 측면에서도 선호된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분사, 미국의 존슨앤드존슨 소비자부문 분사(케노뷰) 등이 대표 사례다.

KHC revenue chart

하지만 스핀오프가 항상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설 법인의 규모, 시장 포지셔닝, 부채 배분 방식이 불리하게 책정될 경우 가치 훼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분할 공시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선매수’하기보다, 세부 구조·자산 리스트·부채 안배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 현 시점 투자 판단

현재 KHC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13배로 S&P 500 평균(약 20배)을 크게 밑돈다. 이는 ‘저평가’가 아니라 구조적 성장 둔화 리스크를 반영한 ‘리스크 프리미엄’에 가깝다. 분할이 현실화되면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여유가 있지만, 구체적 로드맵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배당투자자라면 분할 이후 배당정책 변경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통상 신설 법인은 재투자를 우선시해 초기에는 배당성향을 낮추거나 무배당 정책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배당을 안정적으로 원하는 투자자는 ‘모회사·신설법인의 배당 공약’을 확인한 뒤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 버크셔 해서웨이와의 연결고리

크래프트 하인즈는 워런 버핏 회장이 총괄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핵심 소비재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버핏 특유의 ‘브랜드 파워·가격 결정력’ 선호 기준에 부합해 2015년 3G캐피털과 공동 인수했으나, 이후 시장 환경 변화로 실적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버크셔 지분율은 약 26%로 추정되며, 이번 분할은 버크셔 회계 처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버크셔는 역사적으로 분할 이후 주주가치 상승을 다수 경험해 왔지만, 동시에 ‘가치는 있지만 성장 모멘텀이 부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 리엔지니어링을 요구해 왔다. 이번 크래프트의 고민은 버크셔의 주의 깊은 관전 아래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 전문적 시각: 분할 성공 열쇠는 ‘브랜드 배치’

필자는 소스·스프레드 법인에 Heinz Ketchup, Kraft Mayo, Bull’s-Eye BBQ Sauce 등 글로벌 브랜드가 집중될 경우, 비교적 고성장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반면 가공육·치즈 법인은 Oscar Mayer, Velveeta 등 북미 중심 브랜드가 주축이어서 성장보다는 현금창출–배당 역할이 부각될 것이다. 결국 브랜드 포트폴리오 배치가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 정책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다.

또한 부채 배분 문제도 중요하다. 2024년 말 기준 크래프트 하인즈의 순차입금은 190억 달러 수준인데, 현금창출력이 높은 코어 식품 부문에 과도하게 부채를 몰아줄 경우, 소스·스프레드 법인이 성장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두 법인의 신용등급·조달비용 차이로 이어져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결론

크래프트 하인즈 분할은 ‘저성장 올드푸드’‘브랜드 기반 글로벌 소스’를 분리함으로써 복합 할인(conglomerate discount)을 해소하고, 각각의 투자 매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고, 분할 구조에 따라 배당·부채·성장 모멘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세부 계획이 공개될 때까지 ‘관망 전략’이 합리적이며, 분할 완료 후 각 법인의 펀더멘털을 면밀히 검토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 리스크 대비 보상을 극대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 2025년 7월 26일, 기사 원문은 미국 나스닥닷컴에 게재되었으며, 본 번역은 원문의 사실관계를 유지하되 한국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 설명을 포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