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직 사임 준비…투자자에게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워런 버핏이 60년에 걸친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경영을 정리하는 가운데, 그의 최근 포트폴리오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025년 12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자신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관리와 현금 보유 정책에 변화 징후가 관찰된다. 투자자들은 2026년 새 경영진인 그렉 에이블(Greg Abel)의 취임을 앞두고 버크셔의 매매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Warren Buffett spe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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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주요 매매 내용

버크셔의 최신 13F 제출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동안 버핏(또는 버크셔 운용팀)은 기존 포지션에서 가장 크게 늘린 종목으로 손해보험 중개업체 Chubb의 지분을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버크셔는 Chubb 주식 430만 주를 추가 매수해 보유 지분을 약 16% 늘렸다.

이 밖에도 버크셔는 미국 소비재(consumer) 관련 기업들에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도미노 피자(Domino’s Pizza)Sirius XM 주식을 매수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매수로는 야외 광고업체 Lamar Advertising와 주택건설사 Lennar에 대한 추가 매입이 있었다.

또한 가장 주목할 만한 신규 진입은 알파벳(Alphabet)의 지분 취득이다. 버크셔는 알파벳 주식 1,780만 주를 매입했으며, 해당 지분의 가치는 현재 약 $43억(43억 달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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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진행된 포지션 축소와 매도

그러나 3분기 전반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흐름은 ‘현금 비중 유지 및 필요시 유동성 확보’로 요약된다. 버크셔는 핵심 포지션들인 애플(Apple)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 대한 보유 비중을 일부 축소했고, 올 들어서는 시티그룹(Citigroup)티모바일 US(T-Mobile US) 지분은 완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BRK.B Cash and Short Term Investments chart

이와 같은 매매 전략의 결과로, 버크셔의 대차대조표는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단기투자(Short-term investments) 잔액은 $3817억(3817억 달러)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기투자에는 주로 미국 국채 단기물(미국 재무부 단기채권, Treasury Bills) 매입이 포함되어 있다.


버핏의 투자 철학과 이번 분기 행보의 연관성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은 수십 년간 몇 가지 핵심 원칙에 기반해 왔다. 첫째, 그는 일반적으로 시장의 과열을 추종하지 않는 컨트래리언(contrarian) 성향을 보인다. 둘째, 배당 재투자와 현금의 이자수익을 통해 자본을 장기적으로 증식시키는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를 중시한다. 셋째, 실적과 가치가 뒷받침되는 기업, 특히 보험·소비 관련 사업에 일관되게 투자해 왔다.

요약하면, 3분기 버크셔의 행보는 기존 전략의 연속선상에 있다: 핵심 포지션의 이익 실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신규·추가 투자, 그리고 높은 수준의 현금 보유.

이번 분기의 매매 패턴은 투자자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긴다. 우선, 현금 비중을 높여 기회를 대기하되, 가치가 확인되는 곳에는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상승 잠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포지션은 부분적으로 축소해 이익을 실현하는 보수적 운영을 지속한다는 점이다.


전문적 분석: 향후 시장과 버크셔에 미칠 영향

버크셔의 현금 사재기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3817억이라는 막대한 현금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비상시 자금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부여한다. 둘째, 현금을 장기 국채와 유사한 안전자산에 배치하는 구조는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추는 한편,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좋은 매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재무적 유연성을 의미한다.

다만 단점도 존재한다. 높은 현금 보유 자체가 곧바로 주주총이익률의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특히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 현금의 실질수익률은 제한적이며, 자본을 적절한 시점에 투자하지 못하면 주식시장의 장기수익률을 하회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새 경영진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자본 배분을 공격적으로 전환할지는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이다.

마지막으로, 버핏의 60년 누적 연평균 수익률 약 20%이라는 역사적 성과는 그의 방식이 오랜 기간 유효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향후 시장 환경은 과거와 다를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버크셔의 자본배분 전략 변화와 그렉 에이블의 의사결정 스타일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보충 설명: 전문용어와 제도적 배경

다음은 기사에서 언급된 일부 용어에 대한 설명이다. 13F 보고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되는 보고서로, 기관투자자의 분기별 주식 보유내역을 공개한다. 단기투자(Short-term investments)는 통상 1년 이내 만기를 갖는 금융자산을 의미하며, 버크셔의 경우 미 국채 단기물(Treasury Bills) 매입이 포함된다. 스노우볼 효과는 배당과 이자 및 재투자를 통해 복리로 자산이 증가하는 현상을 비유한 표현이다.


결론

워런 버핏의 CEO직 사임 준비와 맞물린 3분기 포트폴리오 운용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면서도 기회 포착형이었다. 핵심은 현금성 자산의 대규모 축적과 기존 핵심 포지션에서의 선별적 이익 실현, 그리고 알파벳 등 가치가 확인되는 성장주에 대한 진입이었다. 향후 버크셔의 주가 및 장기 성과는 현금 운용의 타이밍과, 그렉 에이블 체제하에서의 자본배분 정책 변화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 본문 수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제출자료와 2025년 3분기 재무 보고를 기반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