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지난해 중반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BAC) 주식 4억2,758만4,631주를 처분하며 보유 비중을 41%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같은 기간에도 도미노피자(Domino’s Pizza·DPZ)와 풀 코퍼레이션(Pool Corp·POOL) 지분을 각각 7.8%, 9.3%까지 늘리며 4분기 연속 ‘사자(買)’ 행진을 이어갔다.
버크셔, BAC에 대한 대규모 차익 실현…배경은?
버핏이 2011년 우선주·워런트 패키지 형태로 처음 투자했을 당시 BAC는 장부가 대비 62%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지금은 장부가 대비 36% 프리미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점 밴드에 근접했다.
“가치투자자에게는 ‘싼 가격’이 핵심이다. 프리미엄 국면에서는 매도할 이유가 충분하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 변화에 가장 민감한 머니센터 은행 BAC의 순이자수익(NII) 축소 우려도 매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도미노피자: 혁신·충성도 프로그램으로 성장 견인
버핏은 지난 1년간 도미노피자 주식 263만3,868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7.8%로 끌어올렸다. 도미노는 과거 ‘피자 품질’ 논란을 투명한 광고 캠페인·레시피 개선·AI 기반 공급망 혁신 프로그램 ‘Hungry for MORE’ 등으로 돌파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했다.
특히 연속 10년 이상 배당 증가와 잦은 자사주 매입으로 EPS를 끌어올리는 자본환원 정책이 버핏의 투자 성향과 맞아떨어진다. 회사는 상장 이후 유통주식의 절반 이상을 소각했다.
풀 코퍼레이션: 4만7000% 수익률 기록한 ‘숨은 강자’
버핏은 2024년 3분기 이후 풀 코퍼레이션 주식 345만8,885주를 쓸어 담아 지분 9.3%를 확보했다. 풀은 수영장·스파·온수 욕조용 화학제품과 부품을 유통하는 세계 최대 도매업체다.
주택 소유자가 풀을 설치하면 정기적 유지·보수 수요가 발생해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창출된다. 이는 경기변동의 불균형(경기 확장기는 평균 5년, 침체는 평균 10개월)에서 수혜를 보는 구조다.
풀은 2025년 상반기 1억6,060만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했다. 배당도 20년 동안 꾸준히 올렸다.
전문가 시각: ‘현금이 왕’인 버핏의 포트폴리오 재편
필자는 지난 3년간 1,774억 달러의 순매도를 단행한 버핏이 여전히 ‘방어적 현금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도미노·풀처럼 가격 결정력·브랜드 충성도·현금흐름 예측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는 과감히 베팅한다는 점이 이번 13F에서도 확인된다.
투자자 관점에서, BAC 매도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금리 하향 리스크를 반영한 합리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반면 도미노·풀 매수는 소비자 지출 회복·주주환원 확대·경기 확장 국면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용어 풀이
1Form 13F는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 기관이 분기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하는 보유 주식 공시 보고서다. 일반 투자자도 이를 통해 대형 펀드의 매매 동향을 추적할 수 있다.
2Price-to-Book Ratio(주가순자산비율·P/B)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장부가치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저평가’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본 기사는 원문 ‘Billionaire Warren Buffett Sold 41% of Berkshire’s Stake in Bank of America and Is Piling Into 2 Magnificent Stocks for a 4th Straight Quarter’를 번역·가공한 것이다. 모든 수치·사실은 원문 기준이며, 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