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글로벌 투자 리서치 업체 발리디아(Validea)가 공개한 워런 버핏 ‘인내심 있는 투자자(Patient Investor)’ 모델에 따르면, 애플(Apple Inc., 종목코드 AAPL)은 총 22개 ‘구루 전략’ 가운데 해당 모델에서 100% 만점을 획득하며 ‘최고 등급’을 받았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 모델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강조해 온 ▲예측 가능한 장기 수익성 ▲낮은 부채 구조 ▲합리적 밸류에이션이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종목을 평가한다. 애플은 통신장비 업종의 대표적 대형 성장주로 분류되지만, 이번 평가에서 부채 상환 능력,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본수익률(ROTC), 잉여현금흐름(FCF) 등 모든 항목을 무난히 통과했다.
특히 ‘이익 예측 가능성(Earnings Predictability)’ 지표가 핵심이다. 이 지표는 지난 10년 이상의 실적 추이를 기반으로 사업 구조의 안정성과 경기 민감도를 동시에 측정한다. 버핏은 실적 변동성이 작은 회사를 고수익·저위험 투자 대상으로 선호해 왔다. 애플은 아이폰·맥·아이패드·웨어러블 등 하드웨어 판매뿐 아니라 서비스 부문(앱스토어, 애플뮤직, iCloud 등)의 고마진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연 평균 순이익 성장률 안정성이 동종업계 대비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버핏 전략에서 90% 이상은 ‘강력 매수’ 대상을 의미한다. 100% 만점은 찾기 쉽지 않은데, 애플이 그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은 기업 체질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방증한다.” — 발리디아 보고서
아울러 ‘초기 투자수익률(Initial Rate of Return)’과 ‘예상 수익(Expected Return)’ 항목도 무사 통과했다. 이는 현 주가 대비 예상되는 장기 현금흐름 할인 가치를 토대로 산출되며, 고평가 여부를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보고서는 “애플의 밸류에이션은 성장주 평균보다 높지만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만큼 현금창출력이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버핏이 중시하는 핵심 지표
Earnings Predictability: 기업의 과거 수익이 얼마나 일관성 있게 증가했는지를 통계적으로 측정한 값이다. 표준편차가 낮을수록 예측 가능성이 높다.
Free Cash Flow(FCF):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설비투자 등 필수 지출 후에도 얼마만큼 보유하는지를 나타낸다. 자유롭게 배당·자사주 매입·부채 상환에 활용할 수 있어 ‘기업의 현금 벌이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Use of Retained Earnings: 사내유보금을 재투자해 얼마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를 분석한다. 높은 수치는 ‘경영진의 자본배분 능력’이 우수함을 암시한다.
● 버핏과 애플의 인연
버크셔 해서웨이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버핏은 2016년 처음으로 애플 지분을 대규모로 매입했다. 당시 “애플은 소비자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 제품을 넘어선 ‘생태계’”라며 강한 확신을 보였다. 이후 여러 차례 일부 차익 실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버크셔 포트폴리오 최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버핏식 가치평가 모델은 ‘낮은 부채비율’을 강조한다. 애플의 순현금(Net Cash) 포지션은 최근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플러스(+)
인 점이 확인됐다. 이는 제조업 기반 하드웨어 기업의 전통적 특성과 달리, 애플이 소프트웨어·서비스 비즈니스로 체질을 바꾼 결과라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다.
● 자사주 매입 효과와 주주환원 정책
보고서는 ‘주당 가치 향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Share Repurchase) 항목을 높게 평가했다. 애플은 2023 회계연도에만 약 77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2013년 이후 누적 매입액은 6,000억 달러 이상이다. 이러한 공격적 소각 전략 덕분에 유통주식수 감소 → 주당순이익(EPS) 확대 → 주가 지지력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주주환원을 통해 잉여현금을 분배하면서도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을 유지한다는 점이 애플의 차별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애플은 2024 회계연도 R&D에 최대 300억 달러를 투입했다.
● 전문가 시각과 향후 변수
발리디아 측은 “80% 이상이면 관심(Watch List), 90% 이상이면 강한 매수 의향”이라고 해석하면서, “100% 만점은 장기·예측 가능성·성장성 세 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사례”라고 부연했다.
다만 보고서는 잠재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 ▲규제 이슈(특히 반독점·앱스토어 수수료) ▲AI·XR(확장현실) 분야의 경쟁 격화 등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월가에서는 “서비스 부문 비중 확대가 규제 리스크 완충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하드웨어 교체 수요 둔화가 향후 1~2년 실적 가이던스를 압박할 것”이라는 관점이 병존한다.
결론적으로, 버핏 모델이 강조하는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과 ‘탄탄한 재무구조’라는 두 가지 요건을 애플이 모두 충족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장기 성장 스토리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라면 향후 가격 변동성을 감수하더라도 전략적 포지션을 고려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본 기사는 투자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다. 투자 결정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