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수십 년간 주주 서한, 인터뷰, 연례 총회 등에서 숱한 투자 조언을 남겼다. 그중 핵심만 추려 두 단어로 요약하자면 “Fat Pitch”다. 야구에서 타자가 절호의 공을 기다리듯, 투자자도 확신이 클 때만 과감히 베팅하라는 의미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이 Fat Pitch 원칙을 통해 높은 수익과 낮은 위험을 동시에 추구해 왔다. 그는 자신이 잘 아는 영역, 즉 ‘Circle of Competence’(능력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며, 그 범위를 벗어나는 투자는 최대한 자제한다.
‘Fat Pitch’가 담고 있는 두 가지 핵심
첫째,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 버핏은 소비재, 금융, 에너지 같은 분야를 꿰뚫고 있으며,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상위권은 대부분 이들 업종으로 채워져 있다. 둘째,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고 시장이 공포에 빠졌을 때만 공격적으로 매수한다. 이는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라는 그의 유명한 조언과 맞닿아 있다.
“좋은 투자는 홈런보다 삼진을 피하는 일에 가깝다. 기회가 오면 크게 휘두르되, 그 전까지는 인내하라.”
야구 비유에서 Fat Pitch는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느리게 들어오는 공을 말한다. 투자에서도 이런 기회를 기다리면 업사이드(상승 여력)가 크면서 다운사이드(하방 위험)는 제한적이다.
최근 사례: UnitedHealth Group(UNH) 매수
올해 초 버핏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주식을 저가에 사들였다. 보험업을 꿰뚫고 있는 버핏에게 헬스케어 보험은 능력 범위 안의 산업이다. 당시 주가는 최고경영자(CEO) 교체, 청구 관행 조사, 비용 증가 등의 악재로 급락했다. 버핏은 이를 일시적 역풍으로 판단해 ‘뚱뚱한 공’이라 간주하고 과감히 방망이를 돌렸다.
실적·재무 체력이 견조한 기업이 시장 공포로 급락할 때 매입하면, 향후 악재 해소 시 큰 폭의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유나이티드헬스 역시 구조적 성장 동력에는 변함이 없어 장기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 전 스스로 던져야 할 질문
주식을 사기 전 ‘이 종목이 내게 Fat Pitch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 사업 모델을 완전히 이해하고,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으며, 리스크가 관리 가능하다고 느낀다면 비로소 방망이를 크게 휘둘러도 된다는 것이 버핏의 조언이다.
모든 Fat Pitch가 홈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기회를 꾸준히 모아 가면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용어 해설: Fat Pitch & Circle of Competence
Fat Pitch: 야구에서 느리고 중심부로 들어오는 ‘너무 치기 쉬운 공’을 의미한다. 투자 맥락에서는 위험 대비 수익 잠재력이 월등히 큰 기회를 가리킨다.
Circle of Competence: 투자자가 깊이 이해하는 산업·비즈니스 영역. 이 범위를 벗어나면 정보 비대칭과 분석 부족으로 손실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
참고: 모틀리풀 공시
기사 출처인 모틀리풀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보유하고 추천한다. 또한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밝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