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WBD)가 2026년 중반 단행될 기업 분할을 앞두고 두 개 신설 법인의 명칭과 최고경영진 인선을 공식화했다. 이번 결정으로 스트리밍·영화 스튜디오 사업은 ‘워너 브라더스’로,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은 ‘디스커버리 글로벌’로 각각 독립한다.
2025년 7월 2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WBD는 뉴욕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두 사업 부문의 법인명을 확정하고, 각 부문별 리더십 명단을 공개했다. 이로써 WBD는 2022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단일 회사 체제를 약 4년 만에 다시 복수 법인 구조로 전환하게 된다.
새로운 워너 브라더스는 DC 스튜디오, HBO 맥스(스트리밍 서비스) 등 영화·드라마 지식재산(IP)을 전담한다. 반면 디스커버리 글로벌은 CNN, 미국 내 TNT 스포츠, 디스커버리 채널, 디스커버리+(디스커버리 플러스) 스트리밍 서비스, 그리고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블리처 리포트(Bleacher Report)를 포괄한다.
리더십 인선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수익성 있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확대했고, 스튜디오 역량을 강화해 업계 선도 위치를 되찾았다.” — 데이비드 재슬라브 WBD 사장 겸 CEO
재슬라브는 향후 워너 브라더스를 직접 총괄한다. 현 WBD 최고재무책임자(CFO) 군나르 비덴펠스(Gunnar Wiedenfels)는 디스커버리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회사는 ⓘ워너 브라더스에 13명, 디스커버리 글로벌에 16명의 최고경영진을 배치해 ‘공격적 성장 전략’을 예고했다.
이번 분할은 전통 케이블 시청에서 스트리밍 중심 소비로 이동하는 업계 흐름에 대한 대응 전략이다. 앞서 2025년 6월 WBD가 분할 계획을 처음 발표했고, 이는 컴캐스트(Comcast)가 CNBC 등 케이블 자산을 분사하기로 한 결정과 유사한 수순으로 평가된다.
신설 법인명은 합병 이전에 존재했던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Inc.’를 연상시킨다. 2022년 합병에서는 콘텐츠 확장과 비용 효율화를 목표로 했으나, 급변한 시장 환경이 다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용어 해설
스핀오프(spin-off)는 기업이 특정 사업 부문을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상장·운영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투자자에게는 각 사업의 실적과 가치가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장점이 있으며, 신규 법인은 독립적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실시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전통 케이블보다 맞춤형 시청 경험을 제공하며, HBO 맥스·디스커버리+는 WBD 산하 대표 스트리밍 브랜드다.
시장·산업적 함의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WBD의 분할은 ‘콘텐츠 제작(스튜디오)’과 ‘글로벌 유통(네트워크)’을 구분함으로써 각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워너 브라더스는 프랜차이즈 IP로 장기적 캐시플로를 창출할 수 있고, 디스커버리 글로벌은 라이브 스포츠·뉴스의 실시간성에 주력해 광고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넷플릭스, 디즈니, 파라마운트 등 동종 업계가 추진 중인 ‘슬림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또한 WBD의 데이터 기반 채널 운영 경험과, 분할 법인 간 콘텐츠 라이선스 교차 계약 가능성은 주주 가치 제고로 직결될 수 있다. 다만, 분할 과정에서 구조조정 비용과 시너지 저하 위험이 제기돼 단기 주가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Comcast NBCUniversal이 CNBC를 포함한 케이블 자산을 별도 상장하기로 한 상황과 맞물려, 미국 미디어·통신 업계 전반에 ‘포트폴리오 재편’의 도미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Disclosure: Comcast NBCUniversal은 CNBC의 모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