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이사회,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1,084억 달러 규모 적대적 인수 제안 거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이사회가 파라마운트(Paramount)와 스카이댄스(Skydance)가 제시한 $108.40 billion(미화 1,084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PSKY 제안)을 거부했다. 이사회는 해당 제안이 충분한 자금조달 보증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2025년 12월 17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이사회는 규제 서류에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파라마운트가 제안한 주당 현금 30달러 제안이 억만장자이자 오라클(Oracle)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이 이끄는 엘리슨 가족에 의해 완전히 보장(backstopped)된 것처럼 일관되게 오도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서한에서 파라마운트의 보장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으며, 결코 그러하지 않았다(It does not, and never has)“고 명시했다. 또한 해당 제안이 “수많은 중대한 위험(numerous, significant risks)”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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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넷플릭스(Netflix)와의 합병 계약보다 열등(inferior)하다고 판단했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 라이브러리, HBO 맥스(HBO Max)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당 27.75달러에 인수하는 구속력 있는 합병 계약을 제시했으며, 해당 계약은 주식 금융(equity financing)을 필요로 하지 않고 견고한 채무 약정(debt commitments)을 포함한다고 이사회는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지난주 주주들에게 직접 호소하며 자신들이 “빈틈없는 자금조달(air-tight financing)”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파라마운트는 엘리슨 가족과 레드버드 캐피탈(RedBird Capital)이 보장한 410억 달러의 신규 주식 공모 및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시티그룹(Citi), 애폴로(Apollo)로부터 약 540억 달러의 채무 약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최근 제안에 포함된 주식(commitment)이 엘리슨 가족의 어떠한 직접적인 약정도 포함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신 워너브라더스는 해당 제안의 주식 약정이 공개적으로 자산과 부채가 공시되지 않고 변경될 수 있는 “알 수 없고 불투명한Lawrence J. Ellison Revocable Trust(엘리슨 취소가능 신탁)의 지원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워너브라더스가 엘리슨 가족의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자금 지원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슨 가족은 PSKY 제안을 보강(backstop)하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취소 가능한 신탁(revocable trust)은 지배주주의 확보된 약정(secured commitment)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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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의 신용도 및 구조적 위험 제기

워너브라더스는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 전체를 인수하기 위해 총 6차례에 걸쳐 입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엘리슨 가족 신탁이 약 2,5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라클 주식 약 11.6억 주를 포함한다고 주장해 왔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라더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가 돈을 낼 능력이 없다고 또는 우리의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사기를 저지를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터무니없다(To suggest that we are not ‘good for the money’ (or might commit fraud to try to escape our obligations), as certain reports have speculated, is absurd)”고 반박했다. 또한 파라마운트는 채무 약정이 파라마운트의 재무 상태에 달려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워너브라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존재하는 구조적 위험을 지적하며 파라마운트의 재무 상태와 신용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워너브라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자금조달 구조가 7개 당사자에 걸쳐 교차 조건(cross-conditional)을 가진 복합 구조이며 엘리슨 취소가능 신탁이 요구되는 주식(commitment)의 단지 32%만을 제공하고 그 책임을 28억 달러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탁의 자산은 언제든지 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제안의 상대적 안정성 강조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넷플릭스 제안은 시가총액 4,000억 달러를 초과하는 상장기업의 투자등급(investment grade) 대차대조표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계속 개봉하겠다고 밝혀, 이 거래가 다른 스튜디오와 주요 상업영화의 원천을 제거할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파라마운트의 시가총액은 약 150억 달러이며, 워너브라더스는 파라마운트의 신용등급이 ‘정크 바로 위(a notch above ‘junk’)’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면 파라마운트의 부채비율은 영업이익 대비 6.8배에 달할 것이며 “사실상 현재 자유현금흐름이 거의 없다(virtually no current free cash flow)”고 워너브라더스는 경고했다.

또한 워너브라더스는 서명과 종결 사이에 길어질 수 있는 기간 동안 파라마운트가 회사에 부과할 것으로 보이는 “가혹한 운영 제한(onerous operating restrictions)“을 우려했다. 여기에는 새로운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에 대한 제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파라마운트가 양사 간 통합을 통해 달성하겠다고 제시한 90억 달러의 시너지(synergies)는 운영 측면에서 ‘야심적(ambitious)’이며, 이는 또 다른 구조조정과 감원을 초래해 “할리우드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이사회는 평가했다.


절차적 공정성과 대화 과정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이사회는 파라마운트가 제기한 불공정성 주장에 대해 수차례의 통화와 회의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이사회는 “수십 건(dozens)의 통화와 회의를 가졌으며,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CEO와 파라마운트의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 CEO 또는 그의 아버지 래리 엘리슨과 네 차례의 대면 회의 및 식사를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각 입찰 후 우리는 PSKY에 중대한 결함(material deficiencies)을 통보하고 잠재적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PSKY는 넷플릭스와의 합병 계약을 능가하는 제안을 제출한 적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파라마운트는 이미 미국에서 규제승인을 신청했으며 유럽 규제기관에도 통보했다고 밝혀 규제 승인 절차를 단축하려 했다고 전해졌다.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제안을 평가함에 있어 규제리스크를 고려했으며, 양 거래 모두 필요한 미국 및 해외 규제 승인을 얻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또한 파라마운트의 50억 달러 규모의 해약(파산) 수수료(break-up fee)보다 높은 58억 달러의 해약 수수료를 제시했다.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환상적(illusory)”이라고 표현하며 해당 제안이 거래 종결 이전 언제든지 종료되거나 수정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구속력 있는 합병 계약(binding merger agreement)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이사회는 밝혔다.

이사회는 결론적으로 “PSKY 제안은 WBD 주주들에게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과 잠재적 하방을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저작 및 보도 다운 치밀레브스키(Dawn Chmielewski)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밀라나 빈(Milana Vinn)은 뉴욕에서 보도했으며 기사 편집은 사얀타니 고쉬(Sayantani Ghosh)와 라주 고팔라크리슈난(Raju Gopalakrishnan)이 담당했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부연)

취소가능 신탁(Revocable Trust): 설정자가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신탁으로, 자산의 소유권과 통제권이 상대적으로 유동적이다. 워너브라더스는 이 점을 들어 엘리슨 신탁의 약정이 실질적인 보증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장(Backstop) 및 주식 약정(Equity Commitment): 인수 거래에서 특정 주주나 투자자가 인수금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책임지고 인수자금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구속력 있는 보장은 거래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며, 반대로 불명확한 약정은 거래 성사 가능성을 낮춘다.

해약 수수료(Break-up Fee): 합병계약이 해제될 경우 인수자 또는 매수자에게 지급되는 위약금으로, 거래의 확실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넷플릭스는 58억 달러, 파라마운트는 50억 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분석)

첫째, 이사회 결정은 워너브라더스 주가에 단기적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넷플릭스의 구속력 있는 합병 계약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넷플릭스의 가격(주당 27.75달러)은 파라마운트의 현금 30달러 제안보다 낮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일부 주주들은 더 높은 현금 제안을 선호할 수 있어 주가의 상하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

둘째, 파라마운트의 자금구조에 대한 워너브라더스의 우려는 파라마운트의 신용 스프레드와 주가에 압박을 줄 수 있다. 파라마운트의 시가총액과 예상 거래 후 부채비율(영업이익 대비 6.8배) 및 제한적 자유현금흐름은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규제 측면에서는 양 거래가 모두 미·외 규제 승인을 얻을 것으로 양측이 판단하고 있으나, 실제 심사과정에서 독점·경쟁 문제 및 문화산업 보호 관점에서 추가 요구사항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운영 제한이나 콘텐츠 라이선싱 제한은 규제 당국의 심사를 자극할 소지가 있다.

넷째, 할리우드 및 콘텐츠 산업 전반에는 구조조정 우려가 남아 있다.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90억 달러의 시너지는 대규모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을 수반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콘텐츠 생산능력과 창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워너브라더스 이사회의 거부는 단기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나, 넷플릭스의 구속력 있는 합병 계약과 높은 해약 수수료, 그리고 파라마운트 제안의 구조적 불확실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를 보호하려는 이사회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투자자와 시장참여자들은 향후 규제 심사 진행 상황, 파라마운트의 추가 자금조달 명확화 여부, 그리고 넷플릭스와의 합병 조건 세부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