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평화 추진 소식에 유럽 방산주, 9월 초 이후 최저로 하락

유럽 방위산업주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구상과 관련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9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고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전쟁의 향방과 방위비 지출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단기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11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전쟁 종식 계획에 대해 ‘정직한(honest) 작업’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직후 방산 섹터가 동반 하락했다. 로이터는 해당 발언이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며 위험 프리미엄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방위(Aerospace & Defence) 업종 지수장 막바지 기준 2.6%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누적 200% 이상 급등해 온 상향 추세의 대표적 수혜 섹터로 꼽혀 왔으나, 이번 주 들어서는 10월 중순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에 직면했다.

주목

개별 종목도 약세가 두드러졌다. 독일 렌크(Renk) 주가는 약 6% 하락하며 연속 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헨솔트(Hensoldt)라인메탈(Rheinmetall)은 각각 약 4% 내외 하락했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Leonardo)스웨덴 사브(Saab)2~3% 사이의 낙폭을 보였다. 업종 전반의 동조화 하락은 섹터 펀더멘털 변화에 대한 해석 차이보다, 단기 이벤트 리스크에 따른 포지션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핵심 발언과 시장 반응

젤렌스키 대통령: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전쟁 종식 구상에 대해 ‘정직한’ 작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해당 발언은 전쟁 지속 기간 및 전황의 불확실성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간 전쟁 장기화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던 방산주의 평가(밸류에이션)에 대한 단기적 디스카운트로 연결되었다. 다만, 발언의 구체적 이행 계획이나 합의 구조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방산 섹터 실적과 수주 전망의 기초 체력까지 훼손되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월가 시각: JP모건의 해석

주목

JP모건 애널리스트: “해당 구상은 우크라이나나 유럽 동맹국들이 수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방산주 매도세는 섹터에 대한 ‘매력적인 진입 시점(compelling entry point)’으로 판단한다.”

“만약(우리 보기에는 가능성이 낮지만) 미국이 이 계획을 강제로 이행하게 된다면, 그것은 러시아의 ‘사실상(de facto)’ 승리에 해당할 것이다. 이 경우 유럽의 방위비 지출은 현재 계획보다 더 높고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의 코멘트는 단기 이벤트로 인한 주가 조정과 장기 방위비 추세의 분리를 강조한다. 즉, 정치·외교 이벤트가 단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나, 안보 환경이 구조적으로 경직된 상황에서는 중장기 수요가 유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는 틀이다. 이는 ‘가격 조정 = 펀더멘털 훼손’은 아니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용어와 맥락 해설

항공우주·방위 지수: 항공우주, 무기체계, 방산 전자 등 관련 기업들을 묶은 업종 지수로, 전쟁·지정학 리스크의 강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 이번에 전해진 2.6% 하락은 하루 단위로도 비교적 큰 조정으로 평가된다.

‘정직한(honest) 작업’: 협상·실무 논의에 성실히 임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외교적 표현이다. 다만 구체적 조건, 로드맵, 보장 메커니즘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장 해석이 분산되기 쉽다.

de facto(사실상) 승리: 법적·형식적 선언 없이도 결과적으로 승자에게 유리한 질서가 굳어지는 상황을 지칭하는 국제정치 용어다. JP모건은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낮다’고 보면서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유럽 방위비의 추가적·가속적 확대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진입 시점(Entry Point): 가격 조정 이후 장기 투자 관점에서 매수 메리트를 검토하는 구간을 뜻한다. JP모건은 최근 매도세를 ‘매력적인 진입 시점’으로 간주했다.


종목별 흐름과 투자 시사점

렌크(Renk)약 6% 급락과 6거래일 연속 하락은 단기 심리 위축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헨솔트라인메탈의 약 4% 하락, 레오나르도사브2~3% 하락 역시 섹터 전반에 걸친 동조적 매도임을 시사한다. 특히 방산주는 수주 공시·정부 예산·정치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헤드라인 리스크가 확대될 때 변동성이 과도해지는 경향이 있다.

한편, 업종 지수는 2022년 2월 이후 200% 이상 상승한 누적 수익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구조적 심화와 유럽 각국의 방위 역량 강화 논의가 주가와 밸류에이션을 장기간 지지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기 조정이 장기 추세 반전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장은 향후 협상 진전, 미국·유럽의 정책 스탠스, 우크라이나의 수용 가능성 등에 반응하며 가격 재평가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무엇을 주시할 것인가

협상 구체화 여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방향성을 시사하지만, 실제 세부 조건이 공개되어야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미국의 역할과 유럽 동맹국의 입장: JP모건은 해당 구상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에 수용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간극이 좁혀지는지 여부가 핵심 변수다.

유럽 방위비 경로: 결과와 무관하게, 방위비 지출의 수준과 속도는 섹터 펀더멘털의 핵심 동인이다. ‘평화 구상’이 단기 조정 요인일 수 있으나, 장기 수요에 대한 해석은 시나리오별로 달라질 수 있다.


종합

유럽 방산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직한 작업’ 의사 표명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업종 지수는 2.6% 하락, 일부 대형주는 2~6%대 약세를 기록했다. 10월 중순 이후 최대 주간 낙폭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매도 압력이 강화된 가운데, JP모건은 이번 조정을 ‘진입 기회’로 해석했다. 시장은 당분간 협상 구체화정책 스탠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며, 장기 방위비 트렌드가 다시 한번 핵심 논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