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평화안 협상, 모스크바로 이동…관건은 푸틴의 참여 여부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 협상의 새로운 무대로 급부상했다.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가 월요일 러시아로 향해 미국이 후원하는 19개 조항 평화안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 밝힌 가운데, 전장의 향배와 외교적 계산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이번 일정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군사·경제적 비용이 누적되는 가운데, 정전과 포괄적 합의를 병행해 모색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2025년 12월 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초기 단계인 이 평화안 골격에 대해 원칙적·잠정적 지지를 표하며 공을 다시 러시아 측으로 넘겼다. 협상 테이블이 모스크바로 이동하면서 핵심 쟁점은 푸틴 대통령이 과연 ‘공을 받는지’, 곧 협상 프레임에 실질적으로 참여해 타협의 공간을 인정할지 여부로 좁혀졌다. 크렘린은 화요일 위트코프 특사와 푸틴 대통령의 회동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19개 조항 안은 몇 주 전 보도된 초기 28개 조항 구상을 수정한 버전이다. 당시 초안은 우크라이나의 직접 참여 없이 워싱턴과 모스크바 간에 구상돼 러시아에 보다 유리한 측면을 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주 미·우크라 당국자 간 잇단 외교 접촉일요일 플로리다에서의 회담을 거치며 안건은 손질되었고, 러시아는 이달 들어 수정안에 대한 자국 입장을 본격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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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화 의사’ 표명했지만 전장 우위 강조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 고위 관계자들은 수정된 평화안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대화 준비는 되어 있으나 전쟁의 조기 종식은 단정할 수 없다는 기류를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 방문 중 “전반적으로 (이번 안은) 향후 합의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히고, “미국이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에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위트코프 특사와의 ‘심도 있는 논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대체로, 이는 향후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평화정착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에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위트코프와 진지한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 블라디미르 푸틴, 키르기스스탄 방문 중

그러나 그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러시아군 진전을 치하하며, 우크라이나군이 ‘핵심 지역’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전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군은 무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해,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라는 러시아의 핵심 목표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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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여론과 군사 블로거들의 회의론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ISW)는 일요일 분석에서,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이 ‘영토 요구’에서 푸틴이 후퇴할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ISW는 “러시아 정보공간의 유력 목소리들은 크렘린이 정전이나 미국 제안 평화안의 어떤 변형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러한 시도가 우크라이나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러시아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된다고 보는 시각을 전했다.

“러시아 정보공간의 다수 목소리는 크렘린이 정전 또는 미국 발의 평화안의 어떤 이행안도 무의미하며 방해물로 간주해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ISW

미국 내 ‘출구 전략’ 탐색과 트럼프 변수


이번 외교전은 백악관의 엇갈린 신호 이후 재정렬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입장을 오락가락하며, 때로는 우크라이나가 점령지를 러시아에 양도하는 방안을 시사하기도 했다가, 다시 “키이우가 영토 전부를 탈환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향후 평화정착의 경로와 종착점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에 혼선을 야기해 왔다.

한편 러시아는 전장에서의 우위와 더불어, 향후 평화안의 윤곽과 조건을 둘러싼 논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얻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분위기다. 이는 모스크바가 협상장에서 보다 공세적 레버리지를 행사하려는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 크렘린은 위트코프-푸틴 회동이 화요일에 열릴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플로리다 회담: ‘섬세한(delicate)’ 과정과 남은 과제


일요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우크라 당국자 간 협의 후,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평화 합의로 가는 절차가 “섬세한(delicate)” 과정이며, 어떤 합의에도 러시아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는 약 4시간에 걸친 회담에 특사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우스텀 루메로프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할 일이 매우 많이 남아 있지만, 오늘 회의는 매우 생산적이고 유익했으며 추가 진전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이 남아 있지만, 오늘은 다시 한 번 매우 생산적이고 유익한 세션이었으며, 추가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회동 후

관련: 트럼프-마이애미 회동과 러시아·우크라 평화안 제안 | 관련: 러시아, 초기 평화안에 신중 반응

용어·배경 해설


돈바스(Donbas)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아우르는 산업지대로, 2014년 이후 분쟁의 핵심 무대가 되어 왔다.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중심의 다자 안보 협의체로, 푸틴 대통령은 2025년 11월 27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인트이막 오르도(통합의 궁)’에서 열린 CST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또한 전쟁연구소(ISW)는 전장 평가와 러시아 정보공간 분석으로 알려진 미국의 싱크탱크다. 특사(Special Envoy)는 특정 현안을 전담하는 대통령 혹은 정부의 고위 외교 사절을 의미한다.

핵심 관전 포인트


첫째, 푸틴 대통령이 수정안의 ‘골격’을 실제 합의의 토대로 인정할지가 분수령이다. 발언상으로는 ‘기초가 될 수 있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전진 배치 철수를 평화 정지선의 조건으로 내걸며 전장 우위를 협상에 투영하고 있다. 둘째, 러시아 내 정보공간(군사 블로거·관영 담론 등)의 타협 불가론이 크렘린의 협상 공간을 제약할 수 있다. 셋째, 미국의 메시지 일관성대내 정치 변수(트럼프, 국무부, 백악관 참모 라인)의 조율이 합의문 언어를 좌우할 수 있다. 이 세 축의 상호작용이 모스크바 라운드의 속도와 깊이를 결정할 것이다.

전망: ‘조건부 낙관’과 ‘현실적 제약’의 병존


수정된 19개 조항대화의 최소 공통분모를 형성하며, 미국이 러시아 입장을 ‘일부’ 반영했다는 신호를 러시아가 확인한 점은 추가 접촉의 동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철수 요구돈바스 완전 통제라는 강경 조건이 유지되는 한, 단기적 휴전과 장기적 영토 지위를 둘러싼 합의는 분리 협상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러시아 국내 여론의 ‘타협 비용’미국 내 정책 신호의 일관성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며, 이번 모스크바 라운드가 ‘프레임 합의’를 넘어서 ‘실질 합의’로 나아가려면 추가 조율상호 안전보장에 관한 문안화가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모스크바 회동의 최대 변수는 푸틴 대통령의 ‘참여와 타협의지’다. 크렘린의 공식 일정 확인, 푸틴의 ‘기초 인정’ 언급, 미·우크라의 ‘섬세한’ 접근이라는 긍정 신호에도 불구하고, 전장 우위 인식영토 목표 고수가 맞물려 단기간 내 종전 선언에는 여전히 깊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향후 며칠간의 접촉과 발언 수위 조절이 합의 문안의 범위실행 로드맵을 가늠할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