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물 WTI 원유(CLZ25)는 목요일 -0.30달러(-0.50%) 하락 마감했고, 12월물 RBOB 휘발유(RBZ25)도 -0.0137달러(-0.71%) 떨어졌다. 장 초반 약달러와 대러시아 제재 기대를 재료로 올랐던 원유와 휘발유 선물 가격은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고, 휘발유는 2주래 최저로 내려섰다.
2025년 11월 21일, 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가 초안한 평화안에 대해 “작업에 동의“한다고 밝힌 이후 압력을 받았다. 아울러 목요일 뉴욕증시가 장중 상승에서 급반전해 하락 마감한 흐름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면서, 리스크오프 환경이 원유 가격을 추가로 짓눌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미국·러시아 공동 초안 평화안에 대해 ‘작업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장 초반에는 달러 약세와 함께, 러시아의 로스네프트 PJSC와 루코일 PJSC에 대한 새 제재가 금요일(21일) 발효 예정이라는 소식이 공급 축소 기대를 자극하며 유가를 끌어올렸다. 해당 제재는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운송·거래를 더 엄격히 제한해 글로벌 공급을 추가로 위축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유가는 결국 평화안 가능성 뉴스에 밀렸다. 평화 합의가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완화·종결될 여지가 생기며, 이는 글로벌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트레이더들은 전쟁 프리미엄의 일부가 단기간에 재평가될 수 있다는 시그널에 빠르게 포지션을 조정했다.
공급 측에서는 러시아의 수출 축소 소식이 가격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했다. 데이터 업체 보르텍사(Vortexa)에 따르면, 11월 1~15일 러시아의 석유제품 선적은 일 170만 배럴로 떨어져 3년 넘게 최저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3개월 동안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 내 연료난을 가중시키고, 원유 수출 역량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말까지 러시아 정유능력의 13~20%가 중단돼 생산이 최대 일 11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추가 제재(러시아 석유기업·인프라·탱커 대상)도 러시아산 수출을 제약하고 있다.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유가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에 더해, 지난주 금요일 이란이 오만만에서 유조선 1척을 나포한 사건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잠재적 군사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군 증강은 에너지 공급 교란 우려를 높였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원유 생산국으로, 해당 지역 불안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수급 전망 업데이트에서도 매물이 나왔다. 지난주 수요일 OPEC은 3분기 글로벌 석유시장 추정을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생산이 예상치를 웃돈 데다 OPEC 자체 증산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OPEC은 3분기 일 50만 배럴 초과공급으로 본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달의 일 40만 배럴 부족 추정에서의 큰 폭 반전이다. 아울러 EIA는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일 1,359만 배럴로 상향(전월 1,353만 배럴)했다.
11월 2일 회의에서 OPEC+는 12월 생산을 일 13만7천 배럴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초과공급 조짐을 고려한 조치다. IEA는 10월 중순 2026년 일 400만 배럴 규모의 사상 최대 공급과잉을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했던 일 220만 배럴 감산의 완전 복원을 시도 중이나, 아직 일 120만 배럴은 되돌려야 한다. 10월 OPEC 원유 생산은 일 5만 배럴 늘어난 2,907만 배럴로, 2년 반 만의 최고를 찍었다.
해상 저장도 눈에 띈다. 보르텍사는 11월 14일로 끝난 주 7일 이상 정박해 있는 유조선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1% 증가한 1억 3만4,100배럴로, 2024년 6월 이후 최고라고 전했다.
EIA 주간 통계에 따르면, 11월 14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5.0%, 휘발유 재고는 -3.7%, 중간유 재고는 -6.9%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2% 감소한 일 1,383만4천 배럴로, 직전주의 사상 최고치 1,386만2천 배럴에서 소폭 후퇴했다.
채굴 활동은 완만하게 회복 중이다. 베이커휴즈 집계로 11월 14일로 끝난 주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전주 대비 +3기 증가한 417기였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치 410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 5년 반 최고치 627기에서 가파르게 감소해 왔다.
용어와 지표 해설
– WTI(서부텍사스산원유) 12월물(CLZ25), RBOB 휘발유 12월물(RBZ25)은 각각 미국 기준 원유·휘발유 선물 계약을 뜻한다.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환경기준에 맞춘 혼합용 휘발유 기초유를 의미한다.
– bpd는 barrels per day(일일 배럴)로, 원유 생산·소비·수출입 규모를 나타내는 표준 단위다.
– OPEC(석유수출국기구), OPEC+(OPEC+비OPEC 주요 산유국 연합),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각각 공급 조정과 통계·전망을 제공하는 핵심 기관이다.
– Vortexa는 선박 위치·화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상 물류와 저장 동향을 추적하는 민간 데이터 업체이며, 베이커휴즈의 시추기 집계는 향후 생산 추세에 선행하는 지표로 주목받는다.
– 리스크오프란 시장이 위험자산에서 벗어나 현금·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심리를 뜻한다.
시장 해석과 시사점
단기적으로 원유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과 수급 균형의 재계산 사이에서 변동성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우크라이나 평화안 관련 헤드라인은 제재 완화→러시아 공급 복귀라는 연쇄 기대를 즉각 자극해, 상방 압력을 희석할 수 있다. 반면 로스네프트·루코일 제재 발효, 러시아 정유능력 손상, 해상 저장 증가 같은 요인들은 실물 흐름의 타이트함을 여전히 시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정책 변수(OPEC+ 증산 복원 속도·미국 제재 강도)와 재고/해상저장 지표, 미국 생산 추세를 교차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기적으로는 OPEC·IEA의 2026년 초과공급 전망이 가격 상단을 제약할 수 있으나, 지정학적 충격이 빈번해진 환경에서 변동성은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 민감도는 제재의 실효성(탱커·보험·환적 등 집행 강도)과 수요 사이드(글로벌 경기, 정제마진)에 의해 달라질 전망이다.
서비스 공지 — 원유부터 커피까지, 일류 상품 분석을 무료로 받아보라는 Barchart의 안내 문구가 함께 게재됐다. [https://www.barchart.com/news/barchart-newsletters/commodity-bulle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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