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로보택시 협력 위해 루시드에 3억 달러 투자…2026년부터 2만 대 이상 투입

샌프란시스코발 (로이터)—우버(Uber Technologies)가 전기차(EV) 제조사 루시드(Lucid Group)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화한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누로(Nuro)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루시드 ‘그래비티(Gravity)’ SUV 2만 대 이상을 2026년부터 6년에 걸쳐 우버 플랫폼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첫 상용 서비스는 2026년 말 미국 주요 도시 한 곳에서 시작될 예정이며, 향후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자율주행 차량(AV)에 대한 투자 재개 흐름을 보여준다. 한때 업계 전반이 높은 비용·규제 장벽·연방 조사로 주춤했지만, 최근 테슬라의 오스틴 로보택시 시범 운영, 알파벳 산하 웨이모(Waymo)의 서비스 확장 등이 다시금 ‘무인 이동 서비스’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우리는 전통적 EV 기술 리더십을 넘어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이전에 집중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 마크 빈터호프 루시드 임시 CEO

우버, 루시드, 누로가 공동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우버는 수억 달러 규모를 두 회사에 투자하며, 그중 3억 달러가 루시드에 배정된다. 루시드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해당 사실을 별도 공시했다.

공시 직후 루시드 주가26% 급등해 2.95달러를 기록했으나, 연초 대비로는 약 24%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가 루시드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우버가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계기로 평가한다.

우버의 로보택시 전략 변화
우버는 2020년 자체 AV 부문을 매각한 뒤 파트너십 전략으로 전환했다. 지난 4월에는 폭스바겐과 손잡고 ID.버즈(ID.Buzz) 전기 밴을 202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상용화하기로 했으며, 이번 루시드 계약은 그 연장선이다.

상용화 난관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높은 비용·복잡한 규제·안전성 논란으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GM 산하 크루즈(Cruise)는 여러 사고와 조사 끝에 운영을 중단했으며, 아마존이 인수한 주크스(Zoox)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핸들·페달이 없는 로보택시 시험 운행 후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달 텍사스 오스틴에서 약 12대 규모의 ‘모델Y’ 로보택시 제한 운영을 시작했고, CEO 일론 머스크는 “올해 안으로 미국 여러 도시로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정적 1위’로 평가받는 웨이모는 현재 미국 여러 도시에서 약 1,500대 차량을 운영하며, 누적 자율주행 거리 1억 마일(1억6,093만㎞)을 돌파했다.


루시드–누로 공동 시제 차량은 이미 라스베이거스 누로 시험장에서 완전 자율주행으로 주행 중이다. 누로 공동 설립자이자 사장인 데이브 퍼거슨은 “개인용 차량에도 ‘누로 드라이버’를 통합하기 위한 협상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누로는 라스트 마일 배송 로봇으로 출발했으나, 최근 승용·상업용 차량용 자율주행 플랫폼 제공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각 주 정부로부터 운행 허가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루시드는 이날 A급 보통주 10 대 1 리버스 스톡 스플릿(액면병합) 추진 계획도 밝혔다. 액면병합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 가치 희석 우려주가 관리 목적이 있다.


전문가 해설: 로보택시·액면병합이란?
로보택시는 운전자가 없는 무인 택시 서비스를 지칭하며, 인공지능(AI) 및 라이다·레이더·카메라 센서를 통해 자율주행한다.
액면병합(Reverse Stock Split)은 주식 액면가를 높여 유통주식을 줄이는 재무 전략으로, 나스닥 상장 유지 요건(예: 1달러 이상 종가) 충족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기자 관전평
우버가 루시드와 손잡은 배경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이라는 로보택시 핵심 과제를 단숨에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고급 전기 SUV인 그래비티 플랫폼에 누로의 AV 소프트웨어를 얹음으로써, 우버는 차량 조달·운영·데이터 수집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AV 상용화 단계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규제·안전·보험 체계다. 시장의 낙관론과 달리 실제 양산·승객 탑승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는 점에서, 향후 주행 데이터·사고 건수 등 실질 지표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