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오일필드 서비스 기업 우드그룹(John Wood Group)이 두바이 기반 엔지니어링·컨설팅 회사 시다라(Sidara)의 조건부 인수 제안을 공식 수용했다. 이로써 1년 넘게 이어진 다수의 제안과 거절로 점철된 인수 공방은 사실상 종결 수순에 들어갔다.
2025년 8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우드그룹 이사회는 총 2억1,600만 파운드(미화 약 2억9,200만 달러) 규모의 현금·채무 인수 패키지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건부 계약에 따라 시다라는 주당 30펜스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동시에, 우드그룹의 부채 16억 달러를 떠안고 추가로 4억5,000만 달러의 유동성을 투입할 예정이다. 계약 성사는 ▲우드그룹이 연례 감사 지연으로 미공개 상태인 2024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할 것 ▲주요 대출 금융기관이 차입 한도를 유지할 것 등 복수의 선결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한다.
■ 배경: 지연된 실적 발표와 규제 조사
우드그룹은 2025년 4월, 외부 감사 절차 지연을 이유로 연차 보고서 공시를 연기해 한때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어 8월 초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우드그룹 일부 계약 및 회계처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면서, 시다라는 기존 제안 가격을 하향 조정해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이번 제안 가격은 2023년 처음 인수 관심이 제기됐을 당시 우드그룹 시가총액 (약 16억6,000만 파운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당시에는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복수의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 재무 구조 악화와 구조조정 계획
우드그룹 이사회는 성명에서 “현 자본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회사는 2025년 이후 운영에 필요한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밝혔으며, 향후 2025년까지 추가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우드그룹은 북미 송·배전(Transmission & Distribution) 엔지니어링 사업부를 1억1,000만 달러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핵심이 아닌 사업부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축소하겠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 거버넌스 변화: 이사회 의장 교체
이사회 의장 로이 프랭클린(Roy Franklin)은 “인수 여부가 확정되면 회사를 떠나겠다”는 기존 방침에 따라, 2026년 1월 7일 열리는 법원 주주총회(court meeting) 직후 사임할 예정이다. 해당 총회에서 주주들은 시다라 인수안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우드그룹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 이사회 만장일치 견해다.” — 로이 프랭클린 이사회 의장
■ 인수 측 시다라의 전략적 시너지
시다라의 최고경영자 탈랄 샤이르(Talal Shair)는 “이번 거래를 통해 글로벌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존 우드그룹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가 강화돼 종합 에너지·인프라 솔루션 제공 능력이 제고된다”고 강조했다.
■ 용어·배경 설명
‘오일필드 서비스(oilfield services)’는 석유·가스 개발 현장에서 시추·유정 관리·정비 등 전문 기술을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우드그룹은 북해, 중동, 북미 등지에서 플랜트 설계, 에너지 전환 컨설팅까지 수행하는 대표적 영국 기업이다.
‘조건부 인수’란 일정 요건(예: 재무제표 확정, 채권단 동의) 충족 시에만 인수가 최종 확정되는 형태이다. 채권·주주·규제기관 등 이해관계자가 많은 대형 거래에서 흔히 적용된다.
■ 시장 의미와 전망
업계에서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탈탄소 규제 강화로 오일필드 서비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M&A를 통한 기업가치 재평가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번 사례는 부채 부담이 과중한 전통 에너지 서비스 기업이 해외 자본과 손잡아 생존 해법을 모색하는 전형적 유형으로 평가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FCA 조사 결과와 연내 예정된 실적 발표가 인수 성사 과정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다. 만약 재무제표에 추가 손상 차손이 반영되거나 규제 이슈가 확대되면, 거래 조건이 추가 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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