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중앙은행의 미 국채 보유 축소와 달러 탈동조화가 가져올 장기적 파장
2025년 6월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및 달러 자산 보유액이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인 3.22조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질서의 중추인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본 칼럼에서는 이른바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추세가 미국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심층 분석한다.
1. 현황 및 배경
외국 중앙은행은 전통적으로 자국 통화 방어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 국채를 핵심 외환보유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다음과 같은 요인이 복합 작용하면서 보유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 금리 상승 부담: 연방준비제도(Fed)의 반복적 금리 인상으로 미 국채 수익률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 갈등,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긴장으로 달러화 안전자산 지위가 일시적 도전을 받고 있다.
- 다변화 전략: 중국, 러시아, 일부 신흥국이 위안화, 금, 기타 통화로 외환보유를 다변화하면서 탈달러화 움직임 가속.
2. 데이터로 본 탈달러화 추세
연도 | 외국 중앙은행 미 국채 보유액(조 달러) | 전년 대비 증감율(%) |
---|---|---|
2017 | 3.71 | – |
2018 | 3.45 | –7.0 |
2019 | 3.59 | +4.1 |
2020 | 4.05 | +12.8 |
2021 | 4.13 | +2.0 |
2022 | 3.88 | –6.1 |
2023 | 3.54 | –8.8 |
2024 | 3.29 | –7.1 |
2025 | 3.22 | –2.1* |
*2025년 6월 기준
3. 장기적 파급경로
달러화 자산 축소는 단순한 보유 비중 변화가 아니다.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체계에 다음과 같은 중대한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 미국 국채금리 상승 압력
외국 수요 감소는 미국 재정적자의 주요 고객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수요 부족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연방정부의 차입비용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달러 기축통화 지위 약화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매력은 대체가 어려운 글로벌 유동성 공급 기능에 있다. 주요 중앙은행이 보유 다변화를 가속하면 달러 수요가 축소돼 중장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 연준의 정책 자율성 제약
달러화 안정성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 연준의 금리·양적완화 정책 효과가 약화될 여지가 있다. 통화정책이 자산시장과 달러 환율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측 불가능해진다. - 신흥국 금융 불안정성 확대
탈달러화 추세 속에서 신흥국은 외환보유위험 관리 수단으로 금리 높은 미 국채 활용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위기 시 환율 급등·금리 급등 리스크가 상존한다.
4. 대응 시나리오와 리스크
장기적 불확실성 관리 차원에서 미국 정부와 연준, 투자자는 다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주시해야 한다.
시나리오 A: 점진적 다극화
- 여러 통화·자산 간 경쟁 속에서 달러화 비중이 서서히 감소
- 미 국채 수요 일부는 위안·유로·포트폴리오 투자로 대체
- 연준은 외환스왑·스왑라인 확대를 통해 단기 유동성 위기를 방어
시나리오 B: 급격한 탈달러화 충격
- 지정학적 충돌·금융위기 시 외국 중앙은행이 대규모 매도 전환
- 달러 급락·미 국채 매도 폭발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심화
- 연준의 통화정책 효과 제한, 금리 조정 곤란
특히 시나리오 B는 ‘금융전염’을 통해 단기간 내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극단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
5. 전문적 통찰 및 정책 제언
국내외 투자자는 다음 대응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 글로벌 자산배분 강화: 달러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다변화 비중 확대(유로·위안·금·실물자산 등).
- 헤지 수단 확보: 금리 및 환율 변동 헷지 목적의 선물·옵션·통화스왑 활용.
- 미 국채 분산 매입: 달러화 국채 중 신흥시장·유로채·GPIF 등 대체 자산과 균형.
- 정책 리스크 주시: 연준 의사록, G7·G20 외환 협의, 중국 자체 스왑라인 동향 관찰.
정부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 연준·재무부 간 협업을 통해 위기 시 유동성 공급 체계 강화
- 무역·외환 정책 투명성 제고로 지정학 리스크 완화
- 국채 발행 일정 조정 및 외화자산 발행 확대 고려
6. 결론
외국 중앙은행의 미 국채 보유 축소는 단기 시장 변동을 넘어 미국 경제·금융체제의 중장기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달러화 기축통화 지위 유지와 국가 신용비용 관리를 위해서는 다변화된 글로벌 수요 확보와 위험 관리 프레임워크 재설계가 필수적이다. 투자자·정책당국 모두 더 높은 경계심으로 탈달러화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중석 칼럼니스트 · 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