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가 8억6,830만 달러(약 1조1,400억 원)를 조달하며 올해 미국 우주 기술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상장(IPO)을 마무리했다.
회사는 주당 45달러로 공모가를 확정해 총 63억2,00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이는 당초 제시했던 희망밴드를 상향 조정한 결과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장 규모는 올해 초 상장한 트라이브 캐피털(Trive Capital) 산하 Karman Holdings 및 Voyager Technologies를 모두 넘어선다.
올해 미국 IPO 시장은 4월 관세 불확실성으로 한차례 움츠러들었다가 2분기 이후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로스 카멜 시첸지아 로스 페런스 카멜 법률사무소 파트너는 “연내 대형주 IPO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중·소형주 IPO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1. 기업 개요 및 기술 역량
2017년에 설립된 파이어플라이는 비용 효율적 발사체 및 우주선을 제작·운용하며, 고체연료 로켓·달 착륙선 등 우주 발사·임무 서비스 전반을 제공한다. 휴스턴 기반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가 지난해 민간 최초로 달 표면에 도달했으나, ‘오디세우스’ 착륙선은 기울어진 상태로 착지했다. 반면 파이어플라이의 ‘블루 고스트(Blue Ghost)’ 착륙선은 올해 3월 안전하게 달 착륙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의 알리 자바헤리 애널리스트는 “파이어플라이는 이미 신속 발사 능력(responsive launch)을 입증했고, 달 착륙 임무로 미 우주군(Space Force)·NASA가 중시하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파이어플라이의 수주 잔고 성장, 생산 확대에 따른 총마진 변화, 상장 후 현금 보유량에 주목할 것” – 알리 자바헤리, 피치북
2. 수주 잔고·재무 지표
올해 3월 31일 기준 회사의 수주 잔고(backlog)는 약 11억 달러이며, 30건 이상의 발사 계약이 체결돼 있다. 다만 회사는 공시에서 “향후 수년간 순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며 초기 대규모 설비투자·연구개발비 지출을 경고했다.
수주 잔고(backlog)란 이미 계약은 체결됐으나 아직 인도되지 않은 제품·서비스 가치를 의미하며, 우주·방산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가늠자 역할을 한다.
3. 지정학적 환경과 업계 재편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쟁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우주·방산 분야가 조명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간 기업 효율성을 활용해 군·민간 우주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미 정부 계약 규모가 220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골든 돔’ 미사일 방어망의 핵심 위성망 관리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머스크와 트럼프 간 불화가 불거지자, 정부는 로켓·위성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파이어플라이를 포함한 신규 사업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4. 지분 구조 변화 및 투자자
2022년 초 미 정부 일부 기관의 압박으로 우크라이나 기업가 맥스 폴리아코프는 보유 지분을 AE 인더스트리얼 파트너스(AE Industrial Partners)로 매각했다. 현재 해당 사모펀드는 파이어플라이 지분 40% 이상을 보유 중이다.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은 지난 5월 5,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3대 고체로켓모터 공급사 가운데 하나로서 전략적 협업 관계를 강화했다. 피치북 자바헤리는 “노스럽의 참여는 미 국가안보 과제와의 전략적 정렬을 보여주며, 미쓰이(Mitsui)의 참여는 아시아 시장 진출 및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5. 공모 주관사 및 향후 과제
골드만삭스·JP모건·제프리스·웰스파고 증권이 총괄 주관사 역할을 맡았다. 오는 목요일(현지시간)부터 나스닥 시장에서 ‘FFLI’(가칭)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보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의 기술력·수익화 모델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발사 빈도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공공·민간 위성 서비스 수주 경쟁력, 국제 회계기준(IFRS) 적용에 따른 비용 인식 차이가 핵심 포인트다.
6. 용어 해설 및 산업적 함의
Responsive Launch: 위성·탑재체 급변 수요에 맞춰 단기간 내 발사가 가능한 역량으로, 국가 안보·재난 대응 체계에서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다.
Solid Rocket Motor(고체로켓모터): 연료와 산화제를 고체 상태로 혼합해 연소하는 로켓 엔진. 액체연료보다 저장·운용이 간편해 군사·응급 발사에 적합하다.
우주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아, 초기엔 순손실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발사빈도가 증가하면 평균 단가가 급락해 총마진율 반등이 나타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이는 전통 제조업 대비 ‘J 커브’ 수익구조로 설명된다.
7. 전망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 미·중 기술패권 경쟁, 방산 예산 확대 기조가 파이어플라이 주가 및 수주 상황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파이어플라이가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록히드마틴 등과 차별화된 중·소형 발사체 시장을 선점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달 착륙선 사업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NASA의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 및 상업 달 운송서비스(CLPS) 후속 계약에서 추가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본 기사에 포함된 기업가치·시장 전망은 공시 자료 및 공개 인터뷰를 토대로 한 것으로,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