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핵심 기업, 버티브의 성장성과 밸류에이션 점검
데이터센터 인프라 선도업체 버티브(뉴욕증권거래소: VRT)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붐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하이오주를 기반으로 한 이 기업은 전력, 열관리(냉각), 및 각종 IT 인프라 장비·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로, 엔비디아(Nvidia)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차세대 고전압 직류(800V HVDC)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군을 개발 중이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제품 로드맵은 AI 워크로드 증가로 인한 전력밀도 상승과 냉각 수요 증대라는 구조적 변화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2025년 11월 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버티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7% 이상 상승했으며, 회사는 2025년 발표된 모든 실적발표(earnings call)에서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가이던스 상향 폭이 영업이익 및 현금흐름 전망의 상향 폭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밸류에이션(2025년 추정 이익 기준 약 47배, 경영진 중간값 가정)에 대한 논쟁이 남아 있다.
올해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 변화를 보면,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2월 제시치 대비 10월까지 누적 10.9% 상향되어 102억 달러로 제시됐다. 반면 조정 영업이익 가이던스 상향 폭은 6.5%에 그쳐 20억6,000만 달러, 자유현금흐름(FCF)은 15.4% 상향되어 15억 달러로 제시되었다. 통상적인 환경에서 버티브는 증익 마진(incremental margin) 30%~35%를 기대한다고 밝혀 왔는데, 2025년 한 해에만 매출 가이던스가 약 10억 달러 상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정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약 1억2,500만 달러 증가에 머물렀다.

왜 증익 마진이 기대에 못 미쳤나: 관세와 공급망 대응 비용
경영진은 관세(tariff)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보전 조치가 2025년 수익성 개선 폭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팰런(David Fallon) CF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년의 한 가지 변수는 관세로부터의 역풍을 굳이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세 환경은 여전히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지만, 2025년에 우리가 증익 마진 30%~35% 범위를 밑돌게 만든 가장 큰 역풍은 아마도 관세였을 것이다.”
월가 컨센서스 역시 2026년에는 정상화된 증익 마진을 전제로 하는 듯하다. 구체적으로 2026년 매출이 약 20억 달러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6억3,8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증익 마진 약 32%에 해당한다. 다만 2026년 관세 환경은 누구도 확언하기 어렵다. 기사 표현을 빌리면, “대통령인 트럼프조차 2026년 관세 환경을 확실히 알 수는 없다”는 정도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중장기 목표와 성장 경로: 2029년 영업이익률 25%
팰런 CFO는 증익 마진이 ‘30%대 초반’만 달성되어도 2029년 영업이익률 25%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가정은 2024~2029년 유기적 매출 CAGR(연평균성장률) 12%~14%이라는 회사 측 목표를 전제로 한다. 주목할 점은, 경영진이 2025년 유기적 매출 성장률을 27%로 예상하고 있어, 보수적인 중장기 CAGR 가정보다 높은 성장의 가시성도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AI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데이터센터 전력밀도와 냉각 부하를 키우고 있고, 이에 따른 전력·냉각 인프라의 구조적 교체·증설이 가속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한편, 버티브의 엔비디아 파트너십은 회사의 기술 로드맵과 상업화 속도를 끌어올릴 핵심 촉매로 주목된다. 특히 800V HVDC 기반 솔루션은 고효율 전력 공급과 배전의 최적화를 통해, 고성능 GPU·액체냉각 등 차세대 데이터센터 아키텍처의 에너지·열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솔루션 출시 계획은 향후 2~3년의 수요 계단을 넘어, 중장기 제품 믹스 고도화를 통해 마진 레버리지를 확보하는 그림과도 맞닿아 있다.
밸류에이션과 투자 포인트: ‘비싸다’ vs ‘성장으로 정당화’
현재 관점에서 버티브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회사 측 가이던스(중간값)를 기준으로 보면 2025년 추정 이익 대비 약 47배 수준으로, 역사적·동종업계 대비도 높은 멀티플이다. 그러나 2025년 수익성이 관세·공급망 대응 비용의 영향을 받았음을 감안하면, 일시적 요인이 희석될 경우 증익 마진의 복원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AI·데이터센터 사이클에 대한 강한 낙관론과 관세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완화될 경우, 2029년에 매출 182억 달러, 조정 영업이익 46억 달러(2025년 예상치의 두 배 이상)라는 가정은 현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성장 궤적을 제시한다. 이 경우, 25% 영업이익률 달성은 마진 구조의 질적 개선과 제품 믹스 고도화, 규모의 경제에 힘입어 현실적인 목표로 보인다.
투자자 유의사항: 변수는 관세와 정책
핵심 리스크는 여전히 관세·정책 환경의 불확실성이다. 경영진이 2026년 관세 역풍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책 변화의 가변성은 업황과 원가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고성장 스토리에 걸맞은 현금창출력(FCF)의 뒷받침이 이어져야 높은 밸류에이션의 내구성을 담보할 수 있다. 2025년 가이던스에서 FCF는 15억 달러로 상향되었으나, 향후 운전자본 효율과 투자 집행의 균형이 관건이 될 것이다.
전문용어 풀이: 기사 이해를 위한 핵심 개념
증익 마진(Incremental Margin): 추가 매출 1달러가 발생할 때, 그 가운데 얼마나 많은 금액이 조정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지를 뜻한다. 예컨대 30% 증익 마진은 매출 1달러 증가 시 영업이익 0.30달러 증가를 의미한다.
자유현금흐름(FCF):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을 제외하고 남는 현금. 배당,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 등 주주환원 여력과 재투자 여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CAGR(연평균성장률): 특정 기간 동안의 연간 평균 성장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복리 효과를 반영한다. 기업의 중장기 성장 계획의 현실성과 실행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HVDC(고전압 직류): 데이터센터에 보다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 아키텍처. 800V급 HVDC는 고전력·고밀도 장비에 적합하며, 손실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요약과 시사점
정리하면, 버티브는 AI 주도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의 정중앙에 위치한 인프라 기업으로,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과 800V HVDC 솔루션 출시(2027년 예정)라는 성장 촉매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들어 매출 가이던스는 연속 상향되었지만 수익성 상향폭은 제한적이었고, 그 원인은 관세와 공급망 비용이었다. 다만 2026년 이후에는 증익 마진이 약 30%대 초반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월가 컨센서스가 존재한다. 중장기적으로는 2029년 영업이익률 25%, 매출 182억 달러, 조정 영업이익 46억 달러의 시나리오가 제시되며, 이는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성장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다만 정책·관세 불확실성은 끝까지 점검해야 할 변수다.
기타 참고: 외부 리서치·공시성 멘션
본 기사 원문은 모틀리 풀(Motley Fool)의 분석을 바탕으로 하며, 2025년 11월 3일 기준 Stock Advisor의 누적 평균 수익률, 및 리 샤마(Lee Samaha)의 보유 종목 현황(언급 종목 무보유)과 모틀리 풀의 엔비디아 보유·추천 사실 등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모틀리 풀은 현 시점에서 톱10 종목 목록에 버티브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