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CFO,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합의로 자본 조달 절차 간소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기술·투자 행사장에서 오픈AI(Open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라 프라이어(Sarah Friar)가 자본 조달 전략과 글로벌 협력 구상을 밝혔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프라이어 CFO는 이번 주 체결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신규 계약이 “자본을 훨씬 덜 복잡한 방식으로 조달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투자 라운드마다 거쳐야 했던 복잡한 구조화 과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 협력 시너지를 통해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재원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이어는 이어 “정부들과의 협업 확대가 미국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강화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보유한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각국 정부와 안전하게 배포·운영하면, 이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과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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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의 핵심: 구조 간소화와 장기 파트너십
이번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클라우드·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오픈AI가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LLM) 연구 및 제품 상용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프라이어는 “3년 이상 걸리는 장기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선 자본 조달의 예측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이 필수적”이라며, 새로운 계약 구조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간 ‘전략적 동맹’ 배경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이후 오픈AI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애저(Azure) 클라우드 독점 파트너 지위를 통해 AI 기능을 자사 제품군(오피스 365, 빙 검색엔진 등)에 통합해 왔다. 이번 계약은 그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양사의 협력은 생성형 AI 분야의 진입 장벽을 크게 높이고, 경쟁사 대비 1~2년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게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소프트 파워’란 무엇인가?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경제력 같은 ‘하드 파워’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문화·가치·정책 등 비강압적 수단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조지프 나이(Joseph Nye) 하버드대 교수 제창.

프라이어는 AI 기술이 교육·보건·공공행정 분야에서 민주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공동 구축하면, 각국 시민에게 직접적인 편익을 제공함과 동시에 미국의 기술 표준이 글로벌 표준이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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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 조달 효율성: 왜 중요한가
스타트업·테크기업의 성장 단계별 자본 조달은 일반적으로 시리즈A→시리즈B→프리IPO→상장 등의 복잡한 라운드를 거친다. 그러나 오픈AI처럼 인프라 집약적 연구개발이 핵심인 기업은 투자 주기가 짧고 규모가 크다. 프라이어는 “복잡한 조건부 청약이나 우선주 구조 대신,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확보하면 연구 속도를 높이고 지분 희석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리야드에서 열린 ‘퓨처 투자 이니셔티브(FII)’
프라이어의 이번 발언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최한 연차행사 FII (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포럼에서 나왔다. 해당 포럼은 글로벌 투자·정책 리더들이 모여 기술·에너지·지속가능성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2025년 행사는 ‘지식경제로의 전환’을 핵심 테마로 잡고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세션에 큰 비중을 두었다.

● 전문가 시각
홍익대학교 AI정책센터 이규철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모델은 단순 투자 이상의 공동 가치 사슬(Co-value chain) 구축 사례”라며, “이 같은 모델이 정착되면 향후 첨단 기술 스타트업이 전통적 IPO 대신 전략적 · 장기 파트너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엘리자베스 레너드 교수는 “단일 기업 의존도가 높아지면 지배구조(Governance)와 서비스 접근성에서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며, AI 거버넌스 감독 기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향후 과제 및 전망
프라이어 CFO는 “자본 조달이 간소화된 만큼, 우리는 연구 윤리와 안전성 확보에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할 수 있다”면서, 다국 간 규제 공조 체계를 통해 AI 안전성·투명성 기준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개발도상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AI는 챗GPT, 달리(DALL·E) 등 대중적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억 명을 웃도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번 계약이 투자 심리를 개선하면서 기업가치 재산정(리밸류에이션) 논의도 함께 진전될 전망이다.

*소프트 파워: 동맹·협력·문화적 매력도를 통해 타국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