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활용 실태 보고서]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OpenAI) 연구진과 하버드대학교 경제학자 데이비드 데밍(David Deming)이 공동 작성한 전 세계 최초 규모1의 ChatGPT 소비자 메시지 분석 연구가 공개됐다. 이 연구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50만 개의 대화를 프라이버시 보호 기법을 적용해 분석한 것으로, 사용자가 ChatGPT를 통해 어떤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 일상적·비업무 목적 사용 급증
보고서에 따르면 비업무(non-work) 대화 비중은 2024년 6월 53%에서 2025년 6월 73%로 급등했다. 오픈AI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론 채터지(Aaron Chatterji)는 같은 날 링크드인에서 “ChatGPT가 이제 삶의 다양한 영역에 스며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여전히 사람들이 AI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배우는 중이지만, 이번 추세는 가치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엿보게 해 준다.” — 아론 채터지
● 세 가지 광범위 카테고리
연구진은 전체 대화의 75%가 ① 실용적 조언(Practical guidance)·② 정보 탐색(Seeking information)·③ 글쓰기(Writing)라는 세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중 ‘실용적 조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가정교습·튜터링, ‘○○ 하는 법’ 가이드,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 등이 포함됐다.
업무용 메시지에서는 글쓰기 활동 비중이 평균 40%로 가장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글쓰기 대화 중 약 3분의 2가 ‘새로 작성’보다 교정·평가·번역 요청이었다는 사실이다.
● Asking·Doing·Expressing 프레임
연구는 대화를 Asking(질문), Doing(수행), Expressing(표현) 세 축으로도 분류했다. 2025년 7월 기준 전체 메시지 절반은 ‘Asking’에 속해, 사용자들이 ChatGPT를 단순 작업 도구라기보다 ‘조언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업무 관련 대화의 56%가 ‘Doing’으로 분류돼, 실제 업무 과제를 챗봇에 의뢰하는 사례가 많았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2은 텍스트를 생성·요약·번역하는 능력을 보유한다. 특히 글쓰기는 거의 모든 사무직 직무에 필수적인 역량으로, AI가 해당 영역을 지원할 때 생산성 개선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용자 기반 — 성별·소득격차 축소
2025년 7월 기준 ChatGPT는 전 세계 성인 인구의 10%가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초기에는 영어권·남성 사용자가 과반을 차지했으나, 2025년 중반에는 성별 격차가 대폭 축소돼 여성 사용 비율이 성인 인구 구성과 유사해졌다.
또한 저·중소득 국가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5년 5월 기준 최저 소득 국가의 ChatGPT 도입 증가율은 최고 소득 국가 대비 4배를 웃돌았다.
● 경쟁 심화
ChatGPT는 소비자용 베이직·플러스·팀·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며, 기업용 API와 코덱스(Codex)3 같은 소프트웨어 코딩 에이전트를 운영한다. 그러나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 구글 ‘제미니(Gemini)’ 등 경쟁 서비스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2025년 9월 중순에는 제미니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를 탈환하며 ChatGPT를 제쳤다.
● 전문가 시각 — ‘대체’보다 ‘증강’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데이터를 근거로 “소비자용 ChatGPT는 지식을 보완하고 판단력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식집약적 직무에서 AI가 전 과업을 대체하기보다 일부 반복 업무를 맡아 인간 노동자의 고부가가치 활동을 지원하는 양상이 관측된다.
● 용어·배경 설명
① 프라이버시 보호 기법: 사용자의 신원을 익명화(AIonymization)해 연구에 활용하는 기술. 민감 정보 유출 위험을 최소화한다.
② 대규모 언어 모델(LLM): 인터넷 등 거대 말뭉치를 학습해 사람 수준의 언어 이해·생성 능력을 갖춘 AI. 예: GPT-4, Gemini, Claude.
③ 코덱스(Codex): 오픈AI가 2021년 발표한 코드 생성 특화 모델. 자연어 명령으로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수정·리팩터링한다.
● 전망
시장조사업체들은 사용자 기반 확대와 경쟁 심화가 동시 진행되는 현 시점을 AI 플랫폼 경쟁의 ‘2막’으로 평가한다. 기술·가격·프라이버시·규제 등 복합 요소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며, 오픈AI 역시 전문 분야 특화 모델·에이전트 출시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 기업·개발자들은 이번 연구를 참고해 사용자 요구가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맞춤형 멀티모달 서비스와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 마련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