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에 결제 기능 통합…‘에이전틱 상거래’ 시대 개막

Investing.com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 결제 시스템 통합은 전자상거래의 근본적 변곡점이며, ‘에이전틱(Agentic) 상거래’라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린다”고 평가했다.

2025년 7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기능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최초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해당 기능이 상용화되면 이용자는 챗 인터페이스를 떠나지 않고도 즉시 결제를 완료할 수 있으며, 판매자는 제휴(affiliate) 수수료와 경우에 따라 결제 처리 수수료를 납부하게 된다.

AI 소비자 분야의 ‘킬러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의 번거로움을 대신 해결해 주는 에이전트다.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서비스를 찾고, 신뢰할 수 있는 리뷰, 가격·프로모션 정보를 비교·제공하며, 복잡한 입력 폼까지 자동으로 작성해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번스타인은 설명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변화가 소매 전자상거래 성장률을 연간 1.5~2.5%p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세계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수조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간 수백억 달러 이상의 부가 매출을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다.


‘에이전틱 상거래’가 바꿀 비즈니스 모델

번스타인은 “Agentic commerce가 새로운 상업 모델을 열어젖히는 동시에 기존 모델을 전면 재편하고, 결국 우리가 온라인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오픈AI가 우버(Uber), 도어대시(DoorDash), 인스타카트(Instacart) 등과 손잡고 선보였던 ‘오퍼레이터(Operator)’ 프로젝트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당시에도 챗 기반 주문·결제 경험이 가능해지면서, 음식 배달·이동 서비스 영역에서 소비자의 피로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제 네트워크의 재편: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번스타인은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스트라이프(Stripe), 페이팔(PayPal) 등 주요 결제 사업자들이 이미 AI 기능을 탑재한 솔루션을 출시하거나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카드 네트워크 및 프로세서인 아디엔(Adyen)과 같은 업체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승자는 카드(특히 Visa·Mastercard)가 될 가능성이 크며,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아니라”고 번스타인은 지적했다. 반면, 디지털 지갑 사업자는 기존 역할을 진화시키지 못할 경우 중간 단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은 과제와 불확실성

다만 번스타인은 ▲오픈AI가 실제로 확보할 트래픽 규모 ▲플랫폼 내 광고·결제·직접 고객 관계에 미칠 파급효과 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용어 해설

  • 에이전틱 상거래(Agentic commerce): AI가 ‘대리인(Agent)’ 역할을 하여 소비자 의사결정을 전방위로 지원·대행하는 상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기업·기관이 발행하는 가상자산으로, 달러 등 실물 자산에 1:1로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결제·송금 수단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카드 네트워크에 비해 열위로 평가됐다.
  •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 스마트폰·PC에서 결제 정보를 저장해 두고 간편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전자 지갑 서비스를 일컫는다. 예: 애플페이, 구글페이

기자 관전평

기자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검색→카트→결제’로 이어지던 전통적 이커머스 흐름이 ‘대화→즉시결제’라는 단일 인터페이스로 축소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는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더 높은 전환율·객단가를 유발해 플랫폼 사업자결제 네트워크 모두에게 새로운 수익 흐름을 열어 줄 전망이다.

또한, AI가 특정 브랜드·판매자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광고비 집행검색엔진 최적화(SEO)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앞으로 마케팅·리테일 업계가 ‘AI 프롬프트 최적화(APO)’에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미 검증된 카드 네트워크결제 프로세서규제·보안·사용자 신뢰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는 대중 수용성·규제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 주류 결제 시장에서 한동안 변방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 2025 Invest.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