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워싱턴 D.C.에서 열린 블랙록(BlackRock)의 2026 인프라 서밋 기조 토크에서 회사가 직면한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정말 많은 것들이 잘못된다”고 그는 말했다.
2026년 3월 22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은 텍사스 어빌린(Abilene)에 있는 데이터센터 캠퍼스에서 발생한 심각한 기상 이변이 일시적으로 “시스템을 중단시켰다”고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해당 시설은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의 5천억 달러 규모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플래그십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올트먼은 공급망 문제와 촉박한 마감 압박도 회사가 지속해서 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상황은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더욱 긴박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기록적 자금조달에서 $7,300억의 가치평가를 받았고, 올해 초에는 $1,100억의 펀딩을 발표했는데 그중 $500억은 아마존에서 나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오픈AI는 이전의 대규모 지출 계획을 후퇴시키고 일부 야심적 프로젝트를 보류하는 대신,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직접 건설하기보다 대규모 클라우드 용량을 구매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 선회를 “시장 친화적 재무책임을 보이려는 조치”로 해석한다. Futurum Group의 CEO 다니엘 뉴먼은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무분별한 성장·지출 방식에 대해 반드시 우호적이지 않다”며 “매출 흐름이 지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속도로 나타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피벗이 재정적 건전성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오픈AI는 거대한 연산 자원(칩, 처리능력, 메모리, 에너지 등)을 필요로 하는 AI 모델을 훈련·운영한다. 올트먼을 비롯한 경영진은 수년간 컴퓨트(연산 능력)가 회사의 핵심 병목이라고 강조해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해 왔다. 올트먼은 작년 11월 X(구 트위터)에 “우리는 제품을 속도 제한(rate limit)해야 하며 새로운 기능과 모델 제공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심각한 컴퓨트 제약을 마주하고 있다”고 적었다.

과거의 대규모 인프라 약속은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오픈AI는 엔비디아(Nvidia), AMD, 브로드컴(Broadcom) 등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고, 올트먼은 향후 8년간 약 $1.4조에 해당하는 약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발표는 공공시장에 충격을 주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버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합의는 당시 많은 애널리스트들에게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았다.
올트먼 “Anything at this scale, it’s just like so much stuff goes wrong.”
엔비디아는 2025년 9월 발표에서 수년에 걸쳐 오픈AI에 최대 $1,000억를 투자하기로 했고, 오픈AI는 최소 10기가와트의 엔비디아 시스템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이 파트너십이 “최소 10기가와트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배치할 수 있게 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기가와트(GW)는 전력 사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기사 중 설명을 더하자면 통상 1기가와트는 중형 도시 하나의 전력 소비량과 유사한 규모로 이해된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오픈AI는 IPO 준비를 위해 기대치를 완화하고 보다 신중한 전략을 제시했다. 회사는 2월 투자자들에게 2030년까지 총 컴퓨트 지출 목표를 약 $6,000억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 매출 성장에 보다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또한 12월에는 구글과 앤트로픽(Anthropic) 등 경쟁 심화에 대응해 ChatGPT 개선을 위한 “코드 레드(code red)”를 선언하기도 했다.
운영적 변화와 파트너 의존 확대
현재 오픈AI는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소유하지 않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 소유할 계획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이 전했다. 대신 오라클(Orac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아마존(Amazon) 등 파트너에 크게 의존하면서 가능한 용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공개된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는 오픈AI가 프로젝트 운영을 책임지고, 소프트뱅크가 자금 조달을 담당하며 오라클과 엔비디아가 핵심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는 구조로 발표됐다. 당시 기업들은 4년간 미화 $5,000억를 투입해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건설 실무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대출자 확보 문제로 오픈AI는 직접 개발 비중을 줄이기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어빌린 캠퍼스는 오라클이 임대하고 있으며 오라클은 수십억 달러 수준의 부채를 부담해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 견해와 일정 현실성
버지니아텍의 공학 교수 왈리드 사아드(Walid Saad)는 1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건설하는 데 통상 3년에서 10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지 선정, 허가, 전력 접근, 물리적 구조물 건설, 하드웨어 납품 등의 단계마다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트너의 AI 분석가 아룬 찬드라세카라난은 오픈AI가 “지금 가능한 용량을 제공하는 공급자들로부터 용량을 확보하려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조달 구조와 파트너별 약정
오픈AI가 발표한 최근 펀딩(총 $1,100억)에서 아마존은 자체 AI 칩인 Trainium 기반의 인프라를 통해 약 2기가와트 규모의 용량을 오픈AI에 제공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자금조달 라운드에 $300억을 투자했고,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시스템에서 추론용 3기가와트, 학습용 2기가와트의 전용 용량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작년 11월 분기보고서에서 원래 발표했던 $1,000억 규모의 거래가 실현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정책적 의미와 향후 영향
이번 전략 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금융시장과 기술 생태계에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오픈AI의 비용 구조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IPO를 통한 공개 시장 진입 시점에 시장은 수익성 경로를 엄격히 검증할 것이다. Futurum Group의 뉴먼은 “비용 구조가 크기 때문에 수익성으로 가는 경로가 매 단계마다 면밀히 관찰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오픈AI가 자체 데이터센터 건설 대신 클라우드·파트너 의존을 확대하면, 아마존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 클라우드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의 매출과 협상력은 단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인프라 투자와 요금 정책에 영향을 주어, 장기적으로는 AI 서비스 이용 비용과 기업들의 인프라 전략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셋째,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은 오픈AI 수요에 따른 수익 기회를 얻는 한편, 투자 약정의 불확실성은 주가 및 투자자 신뢰에 단기적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1,000억 규모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시사한 점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현금흐름과 기술 배치 일정에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
넷째, 인프라 구축의 지연과 용량 제약은 오픈AI 제품의 기능 출시 일정과 확장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경쟁사인 구글, 앤트로픽, 메타 등과의 기술·서비스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주어 시장 점유율과 고객 확보 전략을 재조정하게 만들 것이다.
용어 설명(보충)
기가와트( GW ) : 전력의 순간적 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1GW는 통상 대형도시 하나의 전력 소비량과 유사한 규모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용량 산정에 자주 사용된다.
Trainium :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개발한 AI 전용 칩 시리즈 명칭으로, 대규모 AI 모델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지칭한다. Trainium3는 2025년 12월에 발표된 최신 버전이다.
결론적으로, 오픈AI의 최근 전략 선회는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공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재무·운영상의 조정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직접 건설에서 파트너를 통한 용량 확보로의 전환은 단기적 리스크 완화와 함께 클라우드 사업자·칩 제조사와의 관계 재정비를 촉발하며, 투자자들은 향후 오픈AI의 수익화 경로와 비용 통제 능력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